윤석열, 노태강…'미운 오리새끼들'의 화려한 부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발탁에 이어 '참 나쁜 사람' 노태강은 문체부 2차관

(사진=자료사진)
박근혜 전 대통령으로부터 '참 나쁜 사람'으로 찍혀 강제 퇴직 당했던 노태강(57) 전 문화체육관광부 체육국장이 제2차관으로 전격 발탁되며 권토중래했다.

지난달 19일 대구지검 평검사였던 윤석열 검사가 서울중앙지검장에 '깜짝' 발탁된 데 이어, 지난 정권 핍박받았던 인사가 새 정부 출범과 동시에 화려하게 부활한 셈이다.

박근혜 정부 임기 초반인 지난 2013년 4월 '비선실세' 최순실씨는 경북 상주에서 열린 전국승마대회에서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딸 정유라가 우승을 놓치자 편파 판정 의혹을 제기했다.

상주경찰서는 이례적으로 승마대회 심판진 전원을 소환해 강도높은 조사를 벌였고, 동시에 문체부는 대통령비서실의 지시를 받아 대한승마협회에 대한 대대적인 감사에 착수했다.

당시 문체부 체육국장이었던 노 차관과 진재수 체육정책과장은 감사 과정에서 박 전 대통령의 의도와 달리 정유라 편파판정 내용을 빼고 승마계 파벌 싸움이 담긴 감사 보고서를 청와대에 제출했다.


이에 진노한 박 전 대통령은 당시 유진룡 문체부 장관에게 "참 나쁜사람이라고 하더라"며 사실상 문책을 강요했다.

노 차관은 같은 해 10월 국립중앙박물관장으로 좌천됐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지난해 초 국립중앙박물관과 갈등을 빚는 과정에서 "이 사람이 아직도 있어요?"라며 집요한 사퇴 압력을 가했고, 결국 노 차관은 같은 해 5월 공직에서 아예 물러났다.

노 차관은 지난해 말 국회 국정조사특위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당시 대통령의 사퇴 압박은 공무원으로서 견디기 힘들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현재 구속기소된 박 전 대통령은 뇌물 수수 혐의 말고도 직권남용과 강요 혐의를 받고 있는데, 노 차관에 대한 사퇴 압박도 포함됐다.

승마협회 보고서를 작성한 진재수 전 과장도 한국예술종합학교로 좌천됐다가 결국 옷을 벗었다.

진 전 과장은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근무하면서 지인에게 "난 유배온 사람"이라는 처참한 심정을 밝히기도 했다.(관련기사 : [단독] 朴대통령 '아주 나쁜 사람' 지목한 진재수 "난 유배왔다")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은 올해 1월 25일 헌법재판소의 박 전 대통령 탄핵심판 9차 변론에 나와 "박 대통령에게 '과장, 국장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은 장관이니 부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인사 지시를 하는 것은 무리가 따를 것이기 때문에 장관에게 맡겨달라'고 제안을 했지만 박 대통령은 오히려 역정을 내면서 인사 조치를 하라는 지시를 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의 대표적인 본보기 사퇴 대상자였던 노 차관이 문체부 2차관으로 화려하게 복귀한 배경에는 체육·문화 정책 업무에 대한 전문성을 인정받은 것 외에 지난 정권의 잘못된 권력행사에 대한 명예회복 성격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 정권 초반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 수사팀장을 맡았던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의 경우와 같은 맥락이다.

윤 지검장은 좌천성 인사로 지방을 전전하다 새정부 출범과 동시에 검사장으로 화려하게 복귀하며 명예를 회복했다.

또 윤 지검장과 함께 국정원 댓글사건 수사에 호흡을 맞췄던 박형철 당시 수사검사도 청와대 민정수석실 반부패비서관으로 임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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