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중구청 A 팀장에게 3억 6천만 원을 건넨 혐의(뇌물) 등으로 임 전 고문을 수사중이라고 9일 밝혔다.
"A 팀장이 임 전 고문에게 계좌로 거액의 돈을 받은 뒤 갚지 않았다"며 서울시가 지난 4월 수사 의뢰한 데 따른 것이다.
경찰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시 측은 앞서 "A 팀장 등 일부 직원들이 골프향응 접대를 받았다"는 제보를 받아 조사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A 팀장의 통장을 입수해 석연찮은 돈이 입금된 사실을 확인했다.
A 팀장은 서울시 조사에서 "평소 알고 지내던 임 전 고문에게 돈을 빌렸을 뿐"이라고 해명했으나 이 돈을 갚았는지는 명확히 소명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검은 거래가 있었던 건 확실한데 업무 연관이 있는지 확인하기에는 조사권에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말했다.
돈이 오가던 때인 2014년 3월 A 팀장은 중구청에서 중·대형 건축물 유지관리를 맡는 도심재생과 소속 팀장이었다. 임 전 고문의 부인인 이부진 사장은 중구 장충동에서 '서울신라호텔'을 운영하며 당시 인근에 '전통한옥호텔' 건립을 추진하고 있었다.
경찰은 임 전 고문과 A 팀장 간에 건네진 돈이 이 사장의 사업과 관련한 대가성이 있었는지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그동안 4차례 반려·보류됐던 전통한옥호텔 사업이 지난해 3월 서울시로부터 승인을 받았다는 점도 함께 주목된다.
다만 서울시 측은 "호텔 사업과 관련한 돈이었는지는 미리 예단하기보다 경찰 수사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잘라 말했다. 경찰 관계자 또한 "중구청 공무원 비리가 있다고 해서 기초적인 부분부터 수사하고 있다. 확인된 건 없다"며 말을 아꼈다.
이에 대해 호텔신라 측은 "임 전 고문이 호텔신라 경영에 전혀 관여할 위치에 있지도 않았고 그럴 상황도 아니었다"며 "한옥호텔 건립과 개인적인 일을 연결시키는 것은 억측에 불과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