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춘 해수부장관 후보, 한국당 이성헌과 동거한 사연

YS 비서 시절 1년간 주소 일치, 뉴욕 유학 때 실제 동거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 자유한국당 이성헌 전 의원 (사진=자료사진)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준비 과정에서 자유한국당 이성헌 전 의원과의 동거 사실이 발굴돼 오랜 우정이 새삼 주목된다. 어느덧 세월이 흘러 이제 진영을 달리하는 관계가 됐지만, 과거 학생운동 시절 처음 만난 두 사람은 끈끈한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김 후보자 측이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요청안에는 과거 주소지와 관련된 흥미로운 대목이 등장한다. 김 후보자는 1987년 4월 서울 은평구 불광동의 한 아파트에 전입해 이듬해 3월까지 거주한 것으로 돼 있다. 당시 세대주는 이 전 의원으로 '동거인'이라고 적시돼 있다.

서류 상 동거인이지만, 김 후보자가 불광동 집에 실제로 거주하진 않았다. 그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당시 동가식서가숙(東家食西家宿)하던 시절이라 나는 주소지가 따로 없었다"면서 "우편물을 받아야 해서 주소지만 등록해 놓았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총각이었던 김 후보자는 이집 저집 거처를 옮겨 다녔는데, 상도동 YS 자택에서 주로 잤다고 했다. YS 집을 주소지로 등록할 수는 없었다.

두 사람은 당시 민주통합당 총재였던 YS의 비서로 함께 일했다. 이 전 의원은 "YS가 매일 새벽 6시 조깅을 했는데, 하루도 빠질 수가 없는 김영춘은 멀리서 잘 수도 없는 처지였다"고 회고했다.


먼저 결혼한 이 전 의원이 불광동에 신접을 차렸다. 두 사람은 가끔씩 이 전 의원의 신혼집에서 뭉쳐 통음을 하곤했다. 이듬해 결혼한 김 후보자도 경기 의왕으로 주소지를 옮겼다.

두 사람의 첫 인연은 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83년 연세대 총학생회장에 당선됐던 이 전 의원은 1984년 고려대 총학생회장이 된 김 후보자와 1984년 상반기 학생운동 조직을 함께 이끌었다. 나이는 1958년생인 이 전 의원이 네 살 위다.

한때 주소지만 일치했던 두 사람이 실제로 함께 살았던 적도 있다. 이들은 1998년 미국 콜롬비아 대학교에서 연수를 했는데, 이 시절 뉴욕에서 한 방을 얻어 동거했다고 한다.

두 사람은 YS의 3당 합당 이후 신한국당에서 한솥밥을 먹다가 2000년 한나라당 공천으로 나란히 16대 국회의원이 됐다.

비슷한 방향으로 흐르는 듯 했던 두 사람의 삶의 궤적이 극명하게 나뉘게 된 계기는 김 후보자의 탈당이었다. 김 후보자는 2003년 당시 '독수리 5형제'라고 불렸던 김부겸 행정자치부 장관 후보자 등과 함께 한나라당을 탈당했다.

이후 김 전 후보는 열린우리당 등 민주당 계보에서 의정활동을 이어갔고, 이 전 의원은 한나라당을 거쳐 새누리당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당선을 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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