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장전입이 범죄? 30년 전엔 인식 못했을 것
- 전문적, 의도적인 투기 탈세로 보기도 어려워
- 부친의 빚까지 짊어진 장녀.. 가슴 아플 뿐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7년 6월 8일 (목) 오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전여옥 전 의원
◇ 정관용> 방금 들으셨다시피 강경화 외교 장관 후보자가 지금 논란의 핵심입니다. 야당은 지금 강하게 반대하죠. 그런데 여성단체 연합 등의 여성단체, 또 위안부 할머님들 이런 분들은 지지선언을 하고 있는데요. 그리고 전여옥 전 의원 강 장관 후보자 인선 직후부터 최고의 외교장관이 될 것이다 이런 글을 SNS에 남기셨는데 오늘 오후에 또 긴 글을 쓰셨네요. 그래서 전화로 한번 모셔봅니다. 전여옥 전 의원 안녕하세요.
◆ 전여옥>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KBS 기자 하셨었죠?
◆ 전여옥> 네, 그때 이제 강경화 후보자가 영어방송의 프로듀서로 같이 일을 했어요. 80년대 중반. 그런데 이제 옆 부서였기 때문에 한 3년 정도 같이 이제 일한 거나 마찬가지였죠. 서로 왔다 갔다 하고, 같이 커피도 마시고, 일하는 거 구경도 하고 그랬어요.
◇ 정관용> 그래요. 그리고 장관으로 지명되자마자 최고의 외교장관 될 거다 이런 글 쓰셨잖아요. 그 이유는 뭡니까?
◆ 전여옥> 저는 이 정치나 모든 것이 같다고 생각을 해요, 우리의 인생하고요. 그런데 저도 이제 정치를 했습니다마는 요새 국회의원을 비롯해서 우리나라의 고위직에 자기의 힘으로만 오른 여성은 매우 드물어요. 집안이 매우 부유하거나. 아버지, 시아버지 하다못해 사돈의 팔촌이라도 권력층과 인맥이 있는 사람. 그리고 아주 집이 부유한 사람들이 이른바 고속의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와서 고위직에 국회의원도 되고 장관도 되고 그런 여성들이었죠. 다 그렇지는 않습니다마는. 그러나 가사노동은 커녕 물을 손 한번 묻혀보지 않고 고급스러운 옷감, 명품백을 드는 것이 일상이었던 여성들이 사실 많았습니다. 그래서 저도 정치권에서 좀 힘들었었는데요.
이 강경화 후보자는 우리 보통 여성들처럼 일하고 집안일 하고 아이들 숙제 챙기고. 정말 보통 직장맘의 삶을 치열하게 살았습니다. 회사일 끝나고 와서 저녁 짓고 아이들 숙제 봐주고. 저는 이렇게 자력으로 살아온 보통 여성들이 우리나라의 외교 수장이 되는 것이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을 했고요. 또 하나는 일을 아주 잘하는 사람입니다. 품성이 큰 조직을 이끌기에 매우 담대하고 겸손하면서도 성실하고요. 그리고 저는 비 외무고시 출신이라는 것. 외교부에서 10년, 그렇지만 더 많은 시간을 UN이나 세계 곳곳에서 가장 높고 권력이 큰 사람부터 그 소속조차도 불안한 남미까지. 많은 사람들과, 높고 낮은. 두루 경험한 여성이라서 매우 적절하다 이렇게 봅니다.
◇ 정관용> 고속 엘리베이터 탄 신데렐라가 아니기 때문에 최고가 될 거다 이 말이군요?
◆ 전여옥> 그렇게 살아왔으니까. 이미 검증된 것 아니겠습니까?
◇ 정관용> 그런데 청문회에서는 위장전입, 투기, 탈세, 여러 가지 의혹들이 불거졌고 그중에 한두 가지는 본인도 인정하고 사과했습니다. 그 대목은 어떻게 보세요?
◆ 전여옥> 이 위장전입이라는 것은 사실 그 옛날에 아마 거기에 대해서 범죄의식을 갖고 위장전입을 했던 우리나라 사람들 없을 거예요. 특히 30년도 더 전에 말입니다. 그래서 아이를 이제 학교에 적응시키기 위해서 했다는 거는 어느 정도 우리가 이렇게 덮어줄 수 있는 면이라고 하고요. 그다음에 부동산 투기라든가 탈세 같은 것은 사실은 저는 의도적이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왜 그러냐 하면 외국에서 많은 시간을 살았고 그렇다 보면 우리가 여기 있을 때도 세금을 깜박하고 못 낼 때도 많고, 이게 도대체 내야 하는 세금이냐 안 내야 하는 세금이냐 하고 헷갈리는 일도 많고요. 그리고 투기나 이 탈세는 그렇게 어수룩하게 하지 않고요. 투기나 이런 거를 하는 분은 저도 이제 많이 좀 봤는데 전문적입니다, 그분들. 이렇게 여러 가지 일하면서 할 수가 없어요.
◇ 정관용> 전문적 또 의도적 투기, 탈세라고 볼 수 없다, 그리고 또 지금 논란이 되는 게 남편과 재산을 따로 분리해서 관리했다. 그 이유는 친정 부모님을 내가 모셔야 됐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가 다 알다시피 강경화 후보자의 아버님이 옛날에 정말 유명하셨던 강찬선 아나운서 아니십니까?
◆ 전여옥> 저도 알고 있습니다.
◆ 전여옥> 이렇게 묻겠습니다. 정 앵커님 방송도 많이 하시면 돈 엄청 버는 줄로 사람들이 알죠?
◇ 정관용> 일부 그렇게 오해하는 사람도 있어요.
◆ 전여옥> 바로 그거예요. 방송국에 있는 사람들이 겉만 화려하지요. 월급 받는 월급쟁이들입니다. 방송국이라는 데 있으면서 정말 곱고 어떻게 보면 옛날 아나운서들은 더 선비처럼 살다 보니까 지금처럼 아나테이너도 없던 시절이니까. 어떻게 보면 속아서 사기 당하기 딱 좋은 그런 스타일이 많습니다. 그리고 전직 아나운서나 전직 기자들도 사기 당하는 선배들도 많이 봤어요. PD들도 그렇고. 그분은 그렇게 부유하게 한 분이 아니고요. 그리고 아버님이 그렇게 빚을 졌다는 것도 저는 이번에 청문회에서 저는 처음 알았습니다. 그런데 친정 아버지의 빚을 갚는 짐까지 짊어졌다는 게 가슴이 아팠고 저 역시 맏딸로서 아버님이 사업하시다가 진 빚을 감춘 적이 있습니다.
◇ 정관용> 전여옥 전 의원도 그런 경험이 있으세요?
◆ 전여옥> 맏딸들, 우리 대한민국에서 맏이들. 남녀 할 것 없이 등이 휘어지는 사람들입니다, 사실. (웃음) 그리고 이 남편하고 경제가 분리됐다는 것이 사실 이해가 되지 않지만 내가 이런 사생활은 언급하지 않으려고 했고. 그리고 제가 뭐 이렇게 강경화 후보자하고 뭐 이렇게 이해 관계가 있는 사람이 전혀 아닙니다. 그런데 너무 거짓말쟁이로서 치부되는 게 안타까워서 그런데. 제가 함께 근무했던 80년대 중반에도 이미 그렇게 했어요. 독특한 부부였다고 볼 수 있는데 옆 부서에 있다 보니까 식사를 하면서 이제 이런 저런 사는 얘기하잖아요. 그런데 저한테 그러더라고요. 자기 부부는 생활비를 정확히 반반씩 낸다. 그때도 드문 일이었어요.
그래서 제가 그러냐고 했더니 집안에 가전제품을 사도 서로 의논해서 반반씩 지불을 한대요. 한번은 남편 되시는 분이 오디오를 참 좋아하는데 아주 비싼 오디오는 아니지만 어쨌든 그걸 사는데 반반씩 냈다고 그러더라고요. 제가 그거 남편이 좋아하는 거면 남편이 다 내야지 왜 그러냐. 반반씩 내냐고 또 그랬어요, 제가. ‘같이 집에서 음악은 같이 듣는데 어쩔 수 없어’ 그러더라고요. (웃음) 그래서 제가 그때 남편이 좀 더 안정적으로 수입도 많은 편이면 좀 그 수입 비율대로 생활비를 내는 것이 합리적이지 않냐. 이런 제가 농담까지 했는데 이제 강 후보자는 기억도 못하겠죠. 그런데 그때부터 그렇게 했고. 또 외국에서 생활을 하다 보니까 각각 가계를 꾸리게 된 거죠. 그래서 그 부분은 절대로 거짓말을 하거나 그런 게 아닙니다. 그리고 그렇게 뭐 복잡한 사람이 아니고 어떻게 보면 심플한 것, 아주 심플하게 사는 사람이죠.
◇ 정관용> 거짓말쟁이 아니다. 열심히 일하고 그리고 부모 봉양도 실제로 했고 아이들 건사하며 살아온 보통여자다, 이 말씀.
◆ 전여옥> 그렇죠. 그리고 이제 물론 미국식의 사고방식이니까 그런 것 아니냐 하겠지만. 그전에 진짜 또 토종 한국인으로서 아버지 빚까지 갚았던 거죠. 미국에서는 부모가 신용불량자돼도 모른 척 하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기다려 봅시다. 여기까지 말씀 들을게요. 고맙습니다.
◆ 전여옥> 네.
◇ 정관용> 전여옥 전 의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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