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피해자인 박옥선(94)·이옥선(91)·이용수(90) 할머니는 8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 후보자에 대한 지지를 공식 선언했다.
이용수 할머니는 지난 2일 강 후보자가 피해 할머니들이 함께 사는 경기도 광주 나눔의 집을 개인 자격으로 찾은 점을 언급하며 "위로를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상황에 대해 "너무 서럽고 외롭고 한데 그 귀한 손님이 와서 눈물 흘리고 쓰다듬고 위로해주고 하니까 아픈 할머니들도 함께 울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그분이 여자다 보니까 못할 말이 없었다. 비밀로 있던 것도 다 얘기했다"며 "강경화가 장관이 돼서 '위안부' 문제를 해결했으면 한다"고 지지를 나타냈다.
이어 "너무 고맙고 한데 드릴 게 없어서 배지를 달아드렸다. 그런데 청문회 보니까 '배지 왜 달았노. 왜 할머니한테 찾아갔노'라고 하더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강 후보자는 지난 7일 이옥선 할머니가 달아준 위안부 소녀 형상의 배지를 달고 인사청문회에 출석했다.
강 후보자에 대한 지지는 이뿐만이 아니다. 강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여성단체들은 "인사검증 과정에서 성차별적 이중 잣대를 용납할 수 없다"며 지지 입장을 밝혔다.
국가공무원노조 외교부지부도 이례적으로 논평을 내고 강 후보자가 국가를 위해 봉사할 기회를 주자고 주장했다.
강 후보자에 대한 세간의 뜨거운 관심과 지지와는 달리, 야당의 입장은 냉랭하기만 하다.
정우택 당 대표 권한대행은 "이대로 강 후보자가 외교부 장관에 임명되면 대한민국은 투기, 위장전입, 논문 표절, 세금탈루를 한 장관을 갖게 된다"고 주장했다.
또 "설령 강 후보자가 외교부 장관이 된다고 해도 얼굴 마담일 뿐"이라고 평가 절하했다.
국민의당 역시 강 후보에 부적격 입장을 고수중이다.
국민의당은 이날 오전 의원총회를 열고, 강 후보자의 인사청문 보고서 채택을 거부하기로 입장을 최종 결정했다.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은 8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외교적 능력과 경륜을 뒤집어 씌울 수 있는 의혹이 너무 많이 생겼다"며 강 후보자의 자질을 평가 절하했다.
강 후보자에 대한 각계의 지지가 이어지면서 임명 반대 입장을 폈던 정당에는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특히 국민의당은 이날 하루 당 홈페이지가 마비되는 등 몸살을 앓았다.
국민의당이 강 후보자의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을 거부하기로 당론을 정하자 국민의당 홈페이지 국민광장란은 '국민의당 지지를 철회한다'는 글로 도배됐다.
그러나 이같은 외부의 비난 여론에도 당이 입장을 번복할 가능성은 현재로선 낮아보인다.
국민의당 핵심 관계자는 "외부 단체가 입장을 표명한다고 해서 공당이 의원총회를 통해 결정한 의견이 쉽게 번복될 가능성은 낮다"며 강 후보자에 대한 입장 변화 가능성이 적다는 뜻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