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정작 해운대구는 이 같은 민원을 사실상 한 달 넘게 묵살해 빈축을 사고 있다.
마무리 공사가 한창인 구남로 명품거리 해운대전통시장 입구.
도로에 있는 배수구 뚜껑을 열어보니 각종 부유물과 함께 시멘트로 추정되는 물질이 이미 굳어진 채 자리를 잡고 있었다.
이 때문에 배수구의 깊이는 불과 수십㎝에 불과한 상황이었다.
인근 시장 상인들은 구남로 명품거리 조성공사를 시작한 뒤 이처럼 시장 안팎의 배수로 깊이가 얕아졌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배수로 곳곳이 막혀 침수도 발생하고 있다고 상인들은 한목소리로 주장했다.
실제로 지난달 초 시장 입구에 있는 한 상가 건물에서 배수가 제대로 되지 않아 상가 앞이 물바다로 변했다고 시장 상인들은 전했다.
또 상인들은 명품거리 조성과정에서 시장 입구에 인도를 만들다 보니 골목 안쪽으로 경사가 생겨 비가 오면 물이 고이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상인들은 장마철 등 비가 많이 오게 되면 침수가 뻔한 상황이라며 불만을 쏟아냈다.
상인 A씨는 "구남로 공사를 진행하기 전에는 경사가 없었는데, 구청이 시장 입구에 인도를 조성하며 시장 쪽으로 심산 경사와 턱이 생겼고 이 때문에 물이 빠져나가지 못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비가 많이 온 적이 없어 큰 문제가 없었지만, 장마철 등에 많은 비가 오게 되면 가게가 침수될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시장 상인회에 따르면 실제로 침수가 발생한 상가 측이 구청과 시공사에 문제를 제기했지만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반응만 돌아왔다.
며칠 동안 시달리던 상인은 결국 사비 수십만 원을 들여 하수관을 직접 정비했다.
또 경사 문제 역시 상인회 차원에서 수차례 민원을 제기했지만,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게 상인들의 주장이다.
상인 B씨는 "멀쩡하던 가게 앞에 물이 차오르기 시작해 배수에 문제가 생긴 것 같다고 구청과 시공사에 민원을 제기했지만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말만 돌아왔다"며 "더는 불편을 겪기 싫어 사비로 하수관 공사를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B씨는 "공사 이후 배수관 깊이가 눈에 띄게 얕아져 배수에 문제가 생길 게 뻔하지만 해운대구는 이 같은 주장을 여전히 묵살하고 있다"며 "곧 장마철이 다가오는 상황에서 큰 물난리가 나지 않을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해운대구는 경사 문제는 배수시설을 재정비해 해결할 계획이며 그 밖의 배수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해운대구 관계자는 "시장 입구 경사 때문에 침수를 우려하는 의견은 이미 접하고 있다. 조만간 집수정을 설치해 문제를 해결할 계획"이라며 "그 밖의 배수 시설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지만, 한 번 더 현장을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설명에도 해운대구가 공을 들인 구남로 명품거리 조성 사업의 준공에만 급급해 지역민의 불편이나 민원은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은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