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로, '보행로' 라는 점에서 일단 환영!

짧았던 개장 준비기간, 가장 아쉬워

- 개장 2주 만에 100만 명 돌파
- 서울로, 세상에서 가장 긴 육교
- 콘크리트 밖에 답이 없었을까?
- 17개의 진입로 훌륭해, 화분설치는 아쉬워
- 슈즈트리, 예술성 논할 문제 아니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20:00)
■ 방송일 : 2017년 6월 6일 (화)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고재열 (시사IN 문화팀장)

◇ 정관용> 어서 오십시오. 감사합니다, 매주 이렇게 수고해 주시게 됐네요. 앞으로 이 코너를 어떻게 꾸려가실 작정이십니까?

◆ 고재열> 키워드 혹은 키워드를 둘러싼 논란을 좀 살펴보면서 이게 우리 사회에 던지는 질문이 무엇인가. 지금까지 우리 사회는 힘을 가진 쪽이 관점을 독점해서 그래서 옳고 그름의 논의의 구조를 독점하는 게 문제라고 생각해서요. 이제 그 관점의 폭력을 벗어나고자 하는 생각에서 키워드를 다양하게 접근해 보자, 그런 의도입니다.

◇ 정관용> 키워드에 대해서 다양한 접근, 다양한 시선으로, 시각으로 접근하는 관점들이 있을 수 있다, 그거죠?

◆ 고재열> 그렇습니다.

◇ 정관용> 첫 번째 키워드는 뭘 꼽으셨습니까?

◆ 고재열> 서울로를 꼽았는데요.

◇ 정관용> 서울로? 서울역 고가도로.

◆ 고재열> 그렇죠, 서울로 7017.

◇ 정관용> 그 이유는요?

◆ 고재열> 저희 회사 근처에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자주 걷는데. 걷다 보니까 이거를 왜 이렇게 했을까, 이거는 왜 저렇게 했을까. 이건 이렇게 하니까 좋네, 나쁘네. 이런 생각들이, 여러 가지 생각이 많이 들더라고요. 개장 이후에 또 여러 가지 논란도 있고 그래서 살펴보려고 했습니다.

◇ 정관용> 저는 아직 못 가봤는데 여러 번 가보셨어요?

◆ 고재열> 회사 근처라서 산책 삼아서.

◇ 정관용> 낮에도 가보고 밤에도 가보고.

◆ 고재열> 밤을 좀 권하고 싶습니다.

◇ 정관용> 글쎄요, 주경보다는 야경이 좋다는 얘기가 많더라고요.

◆ 고재열> 그리고 또 주경, 야경 사이에 석양이 있는 그때가 또 좋습니다.

◇ 정관용> 5월 20일 날 개장했던가요? 지금 몇 명이나 찾았어요?

◆ 고재열> 일단은 개장 2주 만에 100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주말에는 평균 10만 명을 넘고 있고요. 주중에도 한 6~7만 명. 그리고 안 왔을 때가, 비 왔을 때가 4만 명이었으니까. 그래서 일단 흥행 면에서는 사실 서울시가 예측치는 이거의 한 3분의 1밖에 안 됐었거든요. 흥행에서는 성공한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주말에 10만 명 이상이면 막 붐비지 않아요? 사람들이 막 뛰어다니는 거 아닙니까?

◆ 고재열> 맞습니다. 그리고 서울로 중간중간에 화분형태의 그런 시설물이 많기 때문에 사실은 좀 붐빌 때 가는 건 저는 좀 권하고 싶지 않습니다.

◇ 정관용> 아무래도 이제 개장 초라서 사람들이 막 몰리는 현상이 있을 거고 조금 지나면 이거보다는 줄어들 수 있겠죠. 일단 가보신 분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 고재열> 좀 나눠서 말씀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일단 일반 시민들의 반응은 그리 나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그분들은 좀 많이 즐기시는 것 같고요. 그리고 이 서울로를 만끽하는 방법을 나름 또 개발하시는 것 같은데요, 전문가들의 반응이 조금 비판적인 부분이 있는 것 같고 그리고 또 저는 이제 개인적으로 박원순 서울시장의 반응이 궁금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여쭤보지는 않았는데 유추하건대 마음에 탐탁하지는 않으신 것 같아요.

47년 만에 찻길에서 보행길로 탈바꿈한 서울역 고가도로 '서울로 7017' 이 개장한 20일 오후 시민들이 산책을 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 정관용> 그래요?

◆ 고재열> 왜냐하면 서울로에서 이 박원순 시장이 사진을 많이 찍지 않으시더라고요. 검색해 보시면 아시겠지만 몇 장 안 나와요. 그래서 본인이 정말 마음에 들고 그리고 서울로는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여러 가지 아이템들이 많기 때문에 많은 다양한 것들이 됐을 텐데. 그리고 우리가 집에서도 뭔가를 인테리어 가꾸거나 그러면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고 자랑하고 싶고 그렇지 않습니까? 그런데 서울로에 이렇게 잘 등장하지 않으시는 걸 보니까 뭔가 본인이 생각하기에도 조금 미흡한 부분이 있지 않을까.

◇ 정관용> 개선할 점이 있다? 고재열 기자의 평가는요.

◆ 고재열> 저는 이제 이거를 평가할 위치는 아니지만 좀 그런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그러니까 우리 조상들이 정자, 정자를 두고 평가를 할 때 그런 얘기를 하더라고요. 그러니까 정자를 평가할 때 정자의 생김새나 무슨 이제 그런 디자인이나 그런 것들보다 정자는 일단 어디에 위치 했느냐.

◇ 정관용> 위치.

◆ 고재열> 위치, 장소가 가장 크다. 물론 이제 지역에 따라서 밖에서 그 정자를 바라볼 때 기가 막힌 위치냐. 아니면 정자에서 풍경을 볼 때 기가 막힌 위치이냐, 그 관점은 달라지겠지만 어쨌든 위치를 가장 중요시한다고 하는데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저는 서울로를 보행로로 만든 거에 대해서는 엄청난 점수를 주고 싶어요. 그러니까 지금 14일 동안에 100만 명이 서울역을 중심으로 서쪽과 동쪽을 왔다 갔다 하지 않았습니까?

◇ 정관용> 걸어서 왔다 갔다.

◆ 고재열> 그런데 이 서울로가 없기 전에 그 2주 동안 몇 명이나 그러면 원래대로라면 그 길을 왔다 갔다 했을까, 걸어서. 제가 예전에 걸어보려고 시도를 해서 알거든요. 정말 지금 서울로 양쪽 끝에 지점을 가기에는 길이 엄청나게 복잡합니다. 그거는 길을 잘못 들면 1시간이 걸려요, 지금은 10분이면 걸어갈 수 있는 길을.

◇ 정관용> 그러니까 횡단보도 일일이 찾아야 되고 지하도로 들어갔다가 이런 식의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되는 거죠?

◆ 고재열> 그래서 완벽하게 그러니까 서울로 이쪽과 저쪽은. 그러니까 이쪽은 큰 도로, 아주 넓은 도로 그다음 광장 그리고 역사 건물 그다음에 기찻길 이런 걸 통해서 완벽하게 분리됐던 곳이에요. 그것을 연결했다는 것에서 저는 일단 점수는 주고 싶습니다.

◇ 정관용> 걸어서 연결되어 있다.

◆ 고재열> 그런데 또 하나 이 서울시의 초대 총괄건축가를 하셨던 승효상 건축가, 승효상 선생님이 있는데 예전에 광화문광장, 광화문광장에 대해서 좀 혹평을 했을 때 표현을 어떤 표현을 썼었냐 하면요. 세상에서 가장 넓은 중앙분리대라는 표현을 썼어요.

◇ 정관용> 기억납니다. 저희 프로그램에서도 그런 말씀을 하셨어요.

◆ 고재열> 그런데 이제 승효상 선생님이 서울로에 대해서 일정 정도 책임이 있으실 텐데 냉정하게 표현하자면 사실은 서울로도 세상에서 가장 긴 육교죠.

◇ 정관용> 육교죠, 육교. 걸어서 건너는 육교.

◆ 고재열> 그 육교에 화분을 좀 갖다 놓은 거죠. 그래서 그 상상력의 어떤 범주를 크게 이렇게 벗어나지 못했던 게 아쉬움이 있습니다.

◇ 정관용> 그냥 육교가 아닌 뭐가 그럼 가능했을까요. 어차피 도보로 걸어서 하게끔 만드는 것 이상의 뭐가 가능했을까요.

◆ 고재열> 일단은 그 이제 육교라는 그런 한계는 있는데 육교가 도보로 걸을 때 우리가 편안한 느낌이 드는가요, 아니면 불편한가요. 왜냐하면 차들이 밑에 지나가잖아요. 조금 마음이 불안하죠. 그러면 여기에 이 10만 명이 지나다니는 길이라면 그것을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그런 장치가 궁리를 하셨어야 될 것 같지 않습니까, 그렇죠? 왜냐하면 밑에 엄청난 이 전기를 통해서 가는 기찻길이 있고. 그리고 엄청나게 넓은 찻길이 있어서 이게 뉴욕의 하이라인하고 결정적인 차이가 그거거든요. 그러니까 뉴욕의 하이라인은 건물과 같이 수평으로 걷기 때문에 그 높이에서는 건물들을 마치 건물이 옆에서 호위하는 것처럼 그 느낌으로 갈 수가 있는데 서울로는 육교기 때문에 그런 양쪽에 기찻길, 찻길 그 위태로움을 보고 가야 해요. 그래서 그것을 어떤 상쇄할 만한 아이디어가 있어야 하는데.

◇ 정관용> 추가적 아이디어가.

◆ 고재열> 그렇죠, 그거를 이제 비니 마스라는 네덜란드 건축가는 거기에 이제 화분을 수목원식으로 수목을 하는 걸로 그걸 극복하려고 했는데 제가 생각했을 때는 극복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 정관용> 바로 그게 전문가들도 많이 지적하고 일반 시민도 지적하는 왜 그 고가도로 양쪽에 흙을 그냥 아예 쌓아서 나무를 심든지 할 수도 있었을 텐데 왜 하나하나 화분형태를 했을까, 걷기도 불편하고. 그거 어떻게 생각하세요.

◆ 고재열> 일단 비니 마스의 아이디어 중에 저는 이제 아주 이 평가해 주고 싶은 부분은 그거였어요, 그러니까 기존에 서울역 고가에서 양쪽에 다양한 아주 여러 개의 진입로를 둬서 마치 우리가 신경세포 뉴런을 보면 양쪽에 다양한 가지가 나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저쪽에서도 어디서든 접근할 수 있고.

◇ 정관용> 진입로가 몇 군데가 있어요?

◆ 고재열> 총 17군데.

20일 오후 보행길로 탈바꿈한 서울역 고가도로 '서울로 7017' 의 조명이 환하게 빛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 정관용> 17군데?

◆ 고재열> 애초 설계에는 더 있었던 것 같기도 한데 제가 확인해 보지 못했지만. 어쨌든 상당히 많은 진입로를 둬서 그러면 이제 고가에 이쪽과 저쪽이 소통을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 정관용> 그리고 진입로를 17개나 뒀다는 얘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꼭 다 가라는 얘기가 아니라 나는 1번으로 들어가서 15번으로 나갈 수도 있고.

◆ 고재열> 다양한 변주도 가능하고.

◇ 정관용> 8번으로 들어와서 12번으로 나갈 수도 있고. 그런 거 아니겠습니까?

◆ 고재열> 그렇죠, 어떤 이제 경우의 수도 무한대로 되고요. 하여튼 그 부분은 상당히 제가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는데 그 처음에 기획단계에서부터 왜 저기에 그런 화분형태 놓고 수목을 놓을까. 왜냐하면 저렇게 하면 화분형태로 기를 수 있는 나무의 크기라는 게.

◇ 정관용> 제한돼 있죠.

◆ 고재열> 제한돼 있고.

◇ 정관용> 그렇죠.

◆ 고재열> 그리고 그렇게 놓은들. 밖의 위태로움을 우리가 다 봐야 하는데 마음이 편안해질 수 있을 것인가? 저는 그렇게는 힘들 것 같았고요. 그리고 기찻길 같은 경우는 지금 이제 철망 같은 형태로 좀 해 놨거든요. 그러니까 그런 길들을 아까 말씀하셨듯이 수목으로 그냥 수목길을 만들어서 차라리 우리가 그 기찻길과 도로, 차를 굳이 확인해야 될 이유가 별로 없지 않습니까? 그래서 그냥 거기에 그런 숲길을 차라리 구현하는 것들이 더 나았을 수도 있다. 그리고.

◇ 정관용> 그런데 이 설계자가 굳이 화분형태를 고집한 무슨 이유가 있나요?

◆ 고재열> 그리고 거기에 이제 나무의 배치도 우리 가나다순으로 아마 했을 겁니다. 그래서 이제 거기에 어떤 수목, 일종의 도심수목원 그런 걸 구현하려고 했던 것 같은데.

◇ 정관용> 공부가 되는 곳, 이렇게?

◆ 고재열> 그렇죠. 그런데 그것에 대해서 조금 서로 커뮤니케이션을 해서 여기가 그리고 직접 만약에 그 설계자가 계속 이 길을 걸어봤다면 저는 그렇게 하지는 않았을 것 같아요. 좀 이렇게 우리 현장에서 걸어보면서 그 느낌을 받았다라면 수목을 우리가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좀 안 생기는구나, 그 부분을 감안했을 텐데. 그리고 전체적으로는 이게 서울로가 콘크리트로 전부 다 돼 있어요.

◇ 정관용> 바닥이?

◆ 고재열> 그래서 정말 육교인 거죠. 그런데 꼭 이래야만 됐을까. 이를테면 이제 우리 조상들은 마사토 많이 이용하지 않습니까? 그럼 도심에 있는 시민들한테 그런 질감을 주는 것도 좀 좋을 것 같고 그랬을 텐데. 왜 콘트리트밖에 답이 없었을까.

◇ 정관용> 글쎄요, 일부는 마사토로 하고 일부는 잔디를 좀 심을 수도 있고.

◆ 고재열> 잔디는 조금 제 생각에는 관리하기 힘들고. 너무 워낙 인원이 많으니까.

◇ 정관용> 제일 첫 번째 논쟁점이 왜 꼭 화분이어야 하느냐, 제 기억에 그거고. 두 번째는 우리 처음 시작할 때도 얘기했습니다마는 낮보다 밤이 좋다는 얘기가 나오는 게 햇빛이 뜨거운데 낮에는 해 가리는 데가 별로 없더라, 그거는 어떻게 보세요?

◆ 고재열> 그거는 이제 또 해를 그러니까 사실은 문제이면서 꼭 해결해야 되는 문제가 있고. 문제이면서 극복해야 될 문제들이 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해를 가리려면 가릴 수도 있어요. 그리고 거기에 이제 가림막 시설물로 몇 개는 시범적으로 설치를 해 놨는데 저는 우리가 길에 갈 때는 하늘 보려고 가는 거 아닙니까? 그리고.

시사인 고재열 기자 (사진=시사자키 제작팀)
◇ 정관용> 하긴 또 그러네요.

◆ 고재열> 그러니까 거기서 거기를 굳이 그러면 거기다가 우리가 터널을 만들어놨어야지.

◇ 정관용> 지붕을 다 씌우면 이상하죠.

◆ 고재열> 그렇죠. 그래서 그것은 우리가 극복해야 될 문제인 것 같고요. 그리고 나중에 또 얘기가 나올 수 있지만 옆에 지금 사고, 자살 사고가 있지 않습니까?

◇ 정관용> 맞아요, 펜스가 처져 있는데도.

◆ 고재열> 그런데 그 펜스가 두 종류인데 기찻길 쪽으로는 높게 철망이 돼 있는데 다른 방향으로는 1m 40cm 정도의 투명 펜스예요. 그런데 가장 결정적인 문제는 투명 펜스 앞쪽에 중간에 바가 있어요. 그래서 그 바를 딛고 넘어가기가 쉬워요. 그러니까 그 구조의 어떤 문제가 있는데. 지금 서울시에서 바는 바꾼다고 했거든요. 그런데 또 그런 문제도 있는 것 같아요. 다 그렇다면 우리가 다른 육교나 그런 데도 사실은 그런 위험은 또 있는.

◇ 정관용> 한강 다리들도 대체로 140cm 정도 되는 거 아니에요?

◆ 고재열> 그래서 이제 그것도 그러면 그 뒤에 더 높여야 되느냐. 그 부분에서는 좀 더. 그리고 여기가 인파가 많지 않습니까? 물론 이제 그분이 그런 사고를 할 때는 그런 사람이 좀 부족했을 수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이제 이거는 어떤 서로 붙들어대야 하는 지점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 정관용> 또 하나 서울로 7017 개장과 관련해서 뜨거운 논란이 됐던 게 신발.


◆ 고재열> 신발이죠. 그런데.

◇ 정관용> 신발 몇 켤레로 어떻게 했다고요?

◆ 고재열> 그 아마 3만 켤레였을 겁니다.

◇ 정관용> 버려진 신발이라고 그랬죠?

◆ 고재열> 그런데 이제 저는 그 문제 관련해서 우리가 흔히 말하는 논점이 잘못 잡힌 것 같아요.

◇ 정관용> 뭐예요?

◆ 고재열> 그게 흉물이니까 예술이냐, 아니냐. 이런 논점으로 돼 있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사실은 예술가의 예술에 대해서 우리가 그 사람이 예술을 구현했는데 이게 예술이 아니다라고 하는 그런 논쟁으로 가는 거는 그건 아닌 것 같고요. 제가 봤을 때 이게 문제는 그 예술가의 예술이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라 서울로를 개장할 때 그 작품을 왜 거기에 놓았느냐, 말았느냐 거기에 논쟁이 발생한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서울로 비엔날레에 작품을 초대한 게 아니잖아요.

◇ 정관용> 그렇죠, 그렇죠.

◆ 고재열> 그러니까 미술행사를 하다가 거기에 놓은 게 아니라 개장을 하는데 시설물을 하나 뒀어요. 그러면 일반 시민들이 받아들이실 때는 개장에 좀 어마어마한 거 하나 마치 제2롯데월드 할 때 롯데에서 러버덕을 석촌호수에 설치해서 엄청난 어떤 인증샷 효과를 보지 않았습니까? 그런 것처럼 개장 이벤트로 활용하기 위해서 이걸 했겠구나라고 사람들은 생각하실 수가 있죠, 첫 번째는. 그다음 두 번째, 놓인 위치의 문제인데 슈즈트리의 가장 높은 부분을 서울로와 맞닿게 해 놨어요. 어떠한 불편함이 있냐 하면 그건 아마 시민들에게 이거는 신발, 버려진 신발로 만들었다라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 그렇게 붙여놨을 텐데 수백 켤레의 버려진 신발이 자기 코앞에 있으면 일반 사람들 대부분 어떤 느낌을 받을까요.

구 서울역사 쪽에서 바라본 서울역고가와 슈즈트리(사진=김광일 기자)
◇ 정관용> 냄새가 나죠.

◆ 고재열> 냄새도 나고 이렇게 흉하다, 그러게 슈즈트리를 반대 방향으로 놓고 사람들이 이렇게 봤다면 또 다른 느낌을 들었을 텐데. 하여튼 그런 부분도 있고. 또 세 번째 또 저런 문제가 있습니다. 이거는 이제 서울로에 재능기부를 했던 디자이너도 연결된 분인데 오준식. 그러니까 슈즈트리를 만든 작가가 황지해 작가고 그다음에 서울로 7017이라는 이름을 네이밍한 이제 디자이너도 오준식 디자이너인데 이분 둘 다 다 재능기부를 했어요. 그런데 이분들이 다 시비가 걸리면서 논란이 되면서 오히려 재능기부를 하고도 욕을 먹는 상황이 돼버렸거든요. 그러니까 여기에 이제 박원순 서울시장님이 재능기부를 이끌어내는 데 예전 시민사회단체 활동을 할 때부터 재능이 많으신데. 이게 적합한 방법인지 그런 것에 대해서도 조금 더 또 고민도 필요한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조금 지나치게 튀었다, 이렇게 말할 수 있겠네요. 슈즈트리.

◆ 고재열> 그렇죠. 왜냐하면 그러면 이제 시민들이 봤을 때는 개장이벤트로 봤고 1억 3000만 원이 들었다는데 왜 나를 불편하게 하느냐. 그렇게 받아들일 수 있어서. 그러면 예술가도 난감하고 그다음에 그래서 이거는 서울시가 왜 그것을 그런 식으로 배치를 했느냐 그렇게 생각을.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밖에 서울로에 아쉬운 점이 있다면요?

◆ 고재열> 저는 제가 지금 준비한 내용 중에. 그리고 제가 가장 아쉬웠던 건 과정의 문제인데 사실은 서울로는 준비 과정이 가장 아름다울 수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일종의 가버넌스 형태로 민간이 서울로라는 것을 어떻게 의미 있게 우리가 개장을 할 것인가 해서 준비하고 있었고. 서울로 양쪽에 그런 지역에 대해서 조사작업도 벌이고 그러면서 차분차분 이 서울로가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고 어떤 길에 대야 할까.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데 갑자기 속도가 너무 빨라졌어요.

◇ 정관용> 마지막에?

◆ 고재열> 이게 서울로가 2017년 5월이 아니라 만약에 10월만 됐어도 2018년으로 갔어도 그런 준비기간이 반영돼서 진행이 되었을 텐데 그렇게 안 됐던 부분이 좀 아쉬웠습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일단 걸어서 진입로가 다양하게 열려 있는 그래서 서로를 연결시키는 기본적인 콘셉트를 칭찬해 주셨지만 보완해야 할 것들이 여러 군데 보이더라, 이 말씀이고요. 방금 고재열 기자와 방송하는 걸 듣다가 박원순 시장 측에서 박원순 시장이 서울로를 아주 좋아하고 사진도 많이 찍으셨대요.
서울시로부터 전화가 왔었다는 얘기까지 전해 드리면서 고재열 기자, 다음 주에 또 뵐게요. 고맙습니다.

◆ 고재열>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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