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식 돌아왔지만 여전히 병상에
- 가해자는 감형? "법이 원망스럽다"
- 꿈 펼치기도 전에…가슴 아픈 모정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모야모야병 여대생 어머니 (익명)
◆ 어머니> 네.
◇ 김현정> 1년 전에 딸이 의식 잃고 병원에 입원해 있다가 막 의식이 깨어났을 때 그때 저하고 인터뷰하셨었어요. 그때 우리가 기뻐하면서 '이제는 눈도 좀 깜빡입니다. 알아듣는 것 같습니다.' 그러셨었는데…지금 상태는 어떤 겁니까?
◆ 어머니> 그때는 거의 가망이 없었는데 지금은 말도 좀 하고 엄마, 아빠도 알아보고 친구들도 알아보고 그렇습니다.
◇ 김현정> 퇴원은 아직 못한 겁니까?
◆ 어머니> 네, 얘가 지금 뇌병변장애 1급을 우리 애가 받았거든요. 그래서 지금도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요.
◇ 김현정> 지금 들으시는 분들 중에 그게 무슨 사건이야, 나는 기억 안 나는데 하는 분들이 혹시 계실지 모르겠어요. 조금 어려우시더라도 그 당시 사건의 정황을 잠깐 좀 설명해 주실 수 있으세요?
◆ 어머니> 네, 저희 애가 2016년 6월 5일 날, 밤 12시까지 알바를 하는데 알바가 끝났다고 저한테 전화가 와서 제가 마중 나간다 했더니 그냥 괜찮다고 했거든요.
◇ 김현정> '나 혼자 가겠어요, 엄마.' 이런 거죠.
◆ 어머니> 그런데 전화를 끊고 한 3분도 안 됐는데 애가 엄청나게 숨이 차면서 현관으로 뛰어들어왔었거든요. 몸을 뒹굴뒹굴 구르면서 의식을 잃었던 것 같아요.
◇ 김현정> 알고 보니 개그맨. 방송국 공채 출신의 개그맨 Y씨. Y씨가 강도짓을 하려고 한 거예요? 나중에 다 밝혀지고 났을 때 정황이.
◆ 어머니> 그게 처음에 제가 알기로는 진술에서는 돈을 뺏으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하는데 이번에 칼은 댔지만 돈을 뺏지를 않았다, 이것 때문에 감형이 됐다고 하는데… 저는 이해를 못하겠습니다.
◇ 김현정> 바로 그 부분이에요. 1심에서는 칼을 들이대고 돈을 뺏으려고 했다. 그야말로 강도짓 하려했다 해서 형량을 6년 선고가 됐다가 최근에 4년이나 감형이 됐어요. 2년. 그런데 그 이유가 뭔가 하니 칼을 들이대기는 했지만 돈을 뺏으려는 의도가 없었다. 이게 맞습니까? 이렇게 선고가 내린 게 맞아요?
◆ 어머니> 저도 그렇게 들었는데, 저는 말도 안 되는 게 만약에 그때 제 딸이 칼에 찔렸거나 그렇게 했어야 했던 건지. 법이 무슨 법이 그런지… 저는 지금도 생각해도 원망스럽고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 김현정> '법이 무슨 법이 그런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럼 거기서 찔렸어야지만 이 사람이 강도짓을 하려던 게 인정받는 건가. 이게 어떻게 되는 건가.' 그 말씀이에요.
◆ 어머니> 그리고 그 사람이 돈을 뺏으려는 의도가 없었다면 도대체 그러면 다른 목적이 무엇이 있었는지…
◇ 김현정> 왜 흉기를 들이댄 건지?
◆ 어머니> 네.
◇ 김현정> 그 사람은 뭐라고 얘기를 해요? 왜 들이댔다고 그래요?
◆ 어머니> 제가 그때 한번 가서 봤었는데, 자기가 하지 않는 데 대해서는 억울하고 그날 술이 너무 많이 취해서 기억이 안 난다고… 말 같지도 않은 인간 같지도 않은 말을 하더라고요. 기억이 안 난다고.
◇ 김현정> 기억이 안 난다? 반성이나 사과는 해 왔습니까, 개별적으로?
◆ 어머니> 아니, 가해자 측에서는 저희한테 찾아오거나 반성을 한다거나 이런 쪽으로 한 번도 오지 않았습니다.
◇ 김현정> 한 번도요?
◆ 어머니> 네.
◇ 김현정> 아니, 그러니까 돈을 뺏으러 했느냐 아니냐 술에 취했느냐 아니냐를 떠나서 지금 한 사람의 인생이 이렇게 됐는데, 개별적으로라도 인간적으로라도 사과해 오는 게 한 번도 없었어요?
◆ 어머니> 네, 그쪽의 가해자 측에서는 오지도 않고 연락도 없어요.
◆ 어머니> 사실 방송이니까 말을 좀 독하게 하지는 못하지만 술에 취해서 그렇게 하면 범죄를 저지르고도 다 무마가 되는지. 저희한테는 아무런 미안한 마음이라든지 사과의 마음이라든지 찾아오거나 이런 것 한 번도 없었으면서…
◇ 김현정> 지금 누워 있는 딸도 혹시 이 징역 2년, 그러니까 감형이 됐다는 소식을 들었나요?
◆ 어머니> 네, 어제 뉴스가 나서 보고 듣기는 했지만 조금 시간이 지나면 얘가 잊어버립니다.
◇ 김현정> 잊어버려요? 들어도 잊어버려요?
◆ 어머니> 네. 사건 전 기억은 갖고 있는데 사건 이후로… 좀 2시간 지나면 잊어버리는 것도 있고. 아침 밥을 먹었는지 지금 점심인지 날짜 감각도 없고 그래요.
◇ 김현정> 더 안타까우시겠어요. 화를 내야 하는 우리 딸이 화도 못 내고 있는 게?
◆ 어머니> 네… 지금 21살의 나이에 병원에서 이렇게 누워 있고 남들 위해서 기저귀도 차고 있고 그런 것도 보고 있으면, 이 어린 나이에 앞으로 우리 얘가 너무 불쌍하고. 어쨌든 자기의 꿈도 펼쳐보지도 못하고 가슴이 진짜 많이 아픕니다.
◇ 김현정> 참 이래저래 마음이 너무 많이 아픈 인터뷰인데요. 1년 전에 인터뷰하실 때 그러셨어요. '딸이 건강 되찾으면 얘가 곱창 좋아하니까 손잡고 곱창 먹으러 가고 싶어요.' 아직 못 가셨네요.
◆ 어머니> 얘가 사실 곱창을 같이 먹으러 못 가도 시켜라도 주려고 했는데요. 그날 사건 이후로 지금은 곱창을 못 먹어요. 곱창은 씹는 걸 한참 씹어야 되거든요. 씹다 보면 좀 남으면 뱉어야 해서, 좋아해도 못 먹습니다.
◇ 김현정> 이게 그러면 꿈이 하나 다시 생겼네요. 이제 훌훌 털고 일어나서 곱창 먹으러 가서 한 그릇 실컷 먹는 거. 이게 소원이 되셔야겠네요. 가해자가 자신의 죄에 걸맞은, 제대로 된 처벌받기를 저희도 관심 가지고 지켜보겠습니다. 오늘 어려운 인터뷰 고맙습니다.
◆ 어머니>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모야모야병 여대생 사건의 어머니 만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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