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년등과-금수저혼맥-40대 정계입문 수순
- 법원만 똑바로 했어도 검찰이 이렇게 추락하진 않아
- 차관급 예우 받는 검사장이 50여명? 너무 많아
- 선망하는 직업 ‘검사’ 국민들은 왜 싫어할까?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20:00)
■ 방송일 : 2017년 6월 6일 (화)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최강욱 (변호사)
◇ 정관용> 검찰개혁 어떻게 할 것인가. 어제에 이어서 권력과 검찰이라는 제목의 책을 들고 오신 최강욱 변호사와의 이야기 계속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부제가 괴물의 탄생과 진화라고 붙었었죠. 검찰을 괴물로 칭한 건데요. 어제는 검찰이 왜 괴물이 되었는지, 그 역사적 배경부터 이야기를 들어봤는데. 이제는 좀 더 구체적으로 검찰이 어떻게 힘을 쓰는 건지 좀 낱낱하게 세세한 이야기를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최강욱 변호사 어서 오십시오.
◆ 최강욱> 안녕하세요.
◇ 정관용> 이틀 연속 감사드립니다.
◆ 최강욱> 제가 감사합니다.
◇ 정관용> 스폰서 검사 이런 거 우리 많이 들어봤어요. 그다음에 무슨 누구 사단, 누구 사단. 김기춘 라인. 옛날 신직수 라인 이런 얘기도 많이 들어봤어요. 그런 게 뭐예요?
◆ 최강욱> 그게 저희 이제 부제 중의 하나가 그 많은 우병우는 누가 다 만들었을까, 이런 제목을 썼었는데요. 검찰이 소위 권력의 핵심으로 진출해서 권력자의 총애를 받고 그다음에 그 힘을 바탕으로 해서 사회 각 곳곳에 촉수를 뻗치는 원조를 저는 신직수 씨라고 봤습니다. 신직수라는.
◇ 정관용> 언제 적이었죠?
◆ 최강욱> 5. 16 쿠데타 직후에 신직수 씨가 박정희 대통령한테 발탁이 돼서 30대에 검찰총장을 하고요.
◇ 정관용> 30대에?
◆ 최강욱> 그다음에 법무부 장관을 거쳐서 중앙정보부장까지 맡게 됩니다. 그런데 신직수 씨가 쭉 재임하는 기간 동안에 소위 본인의 그 실무를 맡기는 가장 믿을 만한 실무자로 발탁한 사람이 김기춘 씨고요. 그다음 김기춘 씨가 중앙정보부에 있던 상황에서 그 박정희 대통령 시해사건을 맡게 됩니다. 그러면 그다음에 벌어지는 일은 전두환 씨가 보안사령관으로서 당시 계엄사 합동수사본부장이 돼서 중앙정보부를 수사하지 않습니까? 중앙정보부장이 암살범이 됐으니까. 중앙정보부에 있었던 검사인 수사국장인 김기춘 씨로서는 위기가 닥친 거죠. 그때 소위 TK에서 황태자라고 막 크기 시작했던 박철언 씨를 찾아가게 됩니다. 검찰 후배를 찾아가서 구명운동을 하게 되고 거기에 살아남게 되죠. 그다음에 5공 때 6공 때 박철언 씨의 그 기세등등한 위세가 있었고 그 박철언 씨가 한참 활개칠 때, 그러니까 전성기 때 움직이던 조직이 월계수회라는 조직이 있었고요.
◇ 정관용> 기억 납니다.
◆ 최강욱> 그 월계수회를 바라보면서 고시 공부를 하던 사람이 우병우 씨죠. 저희 대학 다닐 때인데 그런데 그렇게 쭉 이어지는 과정. 그다음에 소년등과라고 표현을 하죠.
◇ 정관용> 법대 재학 중에 사법시험 패스하는 거.
◆ 최강욱> 이번에 이제 문제가 된 우병우 씨 같은 경우에도 4학년 때 합격을 했는데 호적이 좀 늦게 돼서 최연소 합격을 해서 마치 3학년들 나이에 합격한 것처럼 알려져 있고. 돈봉투 사건의 주역이었던 법무부 전 검찰국장 안태근 국장 같은 경우에도 3학년 때 합격한 사람. 그다음에 진경준 검사장 주식 가지고 친구한테 뇌물을 받았다, 거기도 3학년 때 합격한 사람. 김기춘 씨도 그 옛날에 재학 중에 합격한 사람이고. 그러니까 이런 사람들이 어떻게 보면 우리 사회의 학벌주의 그다음에 과거부터 쭉 내려오던 무슨 과거 제도에 대한 환상, 이런 것들을 기반으로 해서 나야말로 엘리트 중에 엘리트다라고 스스로 자부하면서. 그다음에 본인이 권력과 가까운 데 따라서 소위 기수, 같은 기수보다도 항상 한두 칸 앞서는 그런 인사를 통해서 뒤따라 오는 사람들에게 몸으로 보여줬단 말입니다. 그러니까 권력자의 눈에 들고. 그가 주문하는 것을 그 입맛에 맞게 딱 해냈을 때 어떤 보상이 돌아오는지를 그대로 다 보여줬고. 그것이 중간에 어떤 10년간의 민주정부 사회에서는 약간 정리가 됐다가 다시 한 번 이명박 정권, 박근혜 정권을 거치면서 또 유감없이 보여줬었거든요. BBK 사건의 주임검사를 비롯한 여러 사람들이 그 뒤에 계속 승승장구하는 모습. 이거는 보통 일반적으로 어떤 그 공조직에서는 어떤 자리를 거치면 그다음에 가야 하는 자리 이런 것들이 대개 정해져 있지 않습니까? 그중에 이제 그 자리에서 조금 좋은 자리,그러니까 선호하는 자리, 그렇지 않은 자리들이 있을 수 있는데 아주 표가 나게 좋은 자리를 주는 형식으로. 그러니까 동기들은 전부 지방으로 내려가는데 혼자만 유일하게 서울중앙지검에 딱 남는다든가, 그것도 아주 핵심적인 자리에, 이런 식으로 딱 보여주니까. 자동적으로 이제 검사로서 살아남는 길은 내지는 검사로서 출세하는 길은 무엇인가, 이런 것들이.
◇ 정관용> 정치권력의 입맛에 맞게 적극적으로 활동해 주는 것.
◆ 최강욱> 일종의 유전자처럼 박혀버린 거죠. 그러니까 검사로서 내가 출세하려면 어린 최대한 빨리 시험에 합격을 하고 그다음에 우수한 성적으로 가능하면 검찰에 진입해서 그다음에 결혼할 때도 상대가 재력을 가지고 있거나 권력을 가진 사람의 사위가 돼서 그러면 그 이너서클에 진입할 수 있는 통로가 어떻게 보면 쉽게 확보되고. 그리고 그런 인맥들을 통해서 과거에 끌어주고 밀어주고 하는 관계를 통해서 권력자에게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고. 그런 과정들을 통해서 동기들보다 항상 한두 발자국씩 앞서 나가고. 그러면 그 뒤에 오는 대가는 40대에 장관을 끝내고 그다음부터는 정치인으로서 또 국회의원을 3선, 4선씩 하고. 김기춘 씨가 유감없이 보여줬죠, 그거를. 다 보여주고 그걸로 이제 다 끝났나 했더니 다시 70대에 대통령 비서실장이 돼서 청와대에서 핵심이 되는 그리고 이제 이걸 현대사에 쭉 반추를 해 보자면 유신시절에 신직수 씨의 지위가 세월이 흐르다 보니 그 자리를 신직수 씨 밑에 있었던 김기춘 씨가 그 자리를 메우고 그 다음에 자라나고 있었던 우병우 씨가 김기춘 씨 자리를 메우고. 이런 모습으로 역사가 반복돼 왔다. 그러니까 이런 것들이 검찰 입장에서도 굉장히 불행한 일이고 결국은 우병우라는 한 사람을 통해서 검찰이 그간에 보여줘 왔던 온갖 괴물 같은 모습들이 다 드러나버린 꼴이 됐다, 그런 말씀을 좀 책을 통해 드리고 싶었습니다.
◇ 정관용> 검찰에 검사가 지금 총 몇 명입니까?
◆ 최강욱> 2000명이 좀 넘습니다.
◇ 정관용> 2000명이 좀 넘는 중에 그냥 얼핏 잡아서 1900명 정도의 검사들은 이런 걸 싫어하지 않을까요.
◆ 최강욱> 그렇죠.
◇ 정관용> 그렇죠?
◆ 최강욱> 그런 검사들이 싫어한다기보다도 검사로서의 본분에 대해서 그 검사라는 게 또 굉장히 힘든 직업입니다, 사실은. 수사 일선에. 지금 2000명의 검사 중에 약 500명 정도 되는 검사들은 고검 내지는 행정부서에 있어서 실제 수사를 하지 않고 한 1500명 정도가 이제 수사부서에 있는데 그중에서도 실제 밤샘조사를 하고 대면조사를 하는 사람들은 또 간부 검사들을 빼고 나면 평검사급이잖아요. 사실상 굉장히 고생을 합니다. 고생을 하는데 외부에 나가서 이제 본인이 누리는 사회적인 지위는 또 그 척 내에서 누리는 것과는 완전히 다르잖아요.
◇ 정관용> 아주 어린 나이인데도 영감님이라고 불렸었죠. 지금도 그렇게 불리나요?
◆ 최강욱> 지금은 많이 그래도 없어진 것 같은데 여전히 연세 드신 분들은 영감님이라는 호칭을 부르는 것 같고요. 또 내부적으로 자기네들끼리 농담 삼아서 평검사들끼리 영감이라고 부르고 부장검사 이상이 되면 서로 대감이라고 부르고.
◇ 정관용> 그래요?
◆ 최강욱> 이런 짓을 하는 걸 본 적이 있습니다, 제가.
◇ 정관용> 최근까지도요?
◆ 최강욱> 반농담처럼 하고는 있는데. 그러니까 예를 들면 정관용 부장검사님 하고 생신 축하드립니다 이렇게 해야 하는데 좀 친근한 사이면 정 대감님, 생신 축하합니다, 이런 식의 표현을 쓰기도 하죠.
◇ 정관용> 제가 아까 1900명은 이런 거 싫어하지 않을까지라고 말한 게 결국에 권력 핵심에 자기들끼리 끼리끼리 끌어주고 밀어주고 하는 거 한 100여 명. 그런 사람들에 좌지우지돼 온 전체 검찰. 나머지 1900명의 검사들이 그 100명을 좀 어떻게 이러면 안 됩니다, 이럴 수 없었던 거예요? 못하는 겁니까?
◆ 최강욱> 그게 참 어떻게 보면 비극인데요. 1900명의 검사들이 나는 저 100명의 자리에 절대 가지 않겠다, 이렇게 생각하는 게 아니란 말이죠. 나도 저 자리에 가고 싶다라는 생각이 있는 거고요. 그래도 나름 다 예전 어르신들 말씀으로 논두렁 정기라도 받고 태어나야지 검사가 돼서 어떻다 하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자기 스스로 자기가 못났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단 말이에요. 그런데 저 사람은 저 자리에서 승승장구하고 있고. 같은 검사라도 서울중앙지검 검사와 제주지검 검사의 위상이 다를 수밖에 없고요. 다루는 사건의 질이 다르니까. 같은 서울중앙지검 검사라도 특수1부장과 공판부장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는 말이죠. 그러면 검사로서 아까 이제 굉장히 힘든 일을 반복하고 있다라고 말씀을 드렸는데 그 힘든 일이라고 하는 것이 간부검사로 올라가면서부터는 점점 결재권자로 바뀌게 되고 그럼 그 결재권자가 어떤 역할을 하느냐에 따라서 자기의 힘이 더 커지기도 하고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되기도 하죠. 그러면 기왕에 그 조직에 입문한 바에는 뭔가 자기도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고 그런 의미 있는, 할 수 있는 자리에 가려고 원한단 말입니다. 그런데 그런 자리에 가려면 일단 윗사람들의 말을 그 윗사람이라고 하는 사람들 역시 그보다 더 윗사람 눈에 들어야지 좋은 자리에 갈 수 있는 것이고 검찰은 또 자기가 근무할 적에 근무연이 있었던 사람을 발탁해서 데려다 쓰는 경우가 많이 있거든요. 그러니까 예전에 지방에 있을 때 내가 모셨던 부장검사가 서울중앙지검에 특수부장으로 간다. 그러면 자기가 특수부로 발탁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지는 거예요.
◇ 정관용> 그렇죠, 그렇죠.
◆ 최강욱> 그러면 그런 과정들을 쭉 겪다보면 본인의 능력이 부족해서 그런 자리에서 밀리는 게 아니라 자리를 거쳐가다 보면 어떤 사람은 큰 사건을 쭉 경험하게 되고 요직에 있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스스로 커간다는 느낌을 받는 사람이 있을 것이고. 어떤 사람은 한직을 전전하다가 스스로 짜부러진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고. 그걸 바라보는 후배들이 있을 것이고. 그러니까 마음속으로 검찰이 이렇게 정치화되고 정치검사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이런 것들을 매우 치욕으로 생각하지만 그 근본적인 문제가 어디서 비롯됐느냐에 대해서 잘 생각하지 않는단 말이죠. 그러니까 그거를 사람의 문제로 자꾸 돌리려고 한단 말입니다. 그렇게 권력을 탐하고 아부하려는 사람들이 저 자리에 가서 있었기 때문에 우리 조직이 문제다라고만 생각을 했지 왜 검찰조직이 오늘날 이렇게 됐을까. 그걸 구체적으로 한 번만 생각해 보면 알거든요. 대한민국의 검사가 사람들이 선망하는 직업이 됐지만 일반적인 검사의 모습을 얼마나 사람들이 싫어하는가에 대해서 이제는 자각할 때가 됐잖아요. 그러면 외국에 예를 들면 미국의 검사, 일본의 검사, 독일의 검사 이런 사람들도 우리나라하고 똑같은 취급을 받을까. 전혀 그렇지 않단 말입니다. 왜 그럴까를 생각해 봐야죠. 그러면 거기는 인성검사를 해서 전혀 권력욕이 없고 그냥 법에만 충실한 무미건조한 사람들을 뽑아놨기 때문에 그렇고 우리는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그런 것이냐.
◇ 정관용> 아니죠.
◆ 최강욱> 그게 아니죠. 그거는.
◇ 정관용> 제도의 문제고 시스템의 문제죠.
◆ 최강욱> 제도적으로 너무나 많은 막강한 권한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그 권력을 가진 사람이, 절대권력을 가진 사람이 절대 부패하고 있는 그런 현상이 드러나는 거죠.
◇ 정관용> 방금 미국, 일본, 독일 이런 말씀을 하셨는데 간단히 말하면 한국의 검사는, 검찰은 미국, 일본, 독일에 비해서 권력이 제일 세죠?
◆ 최강욱> 엄청나게 많습니다.
◇ 정관용> 대신에 인기는 제일 낮죠?
◆ 최강욱> 신망은.
◇ 정관용> 미국이나 일본의 독일의 검사들은 한국 검찰보다 힘이 적죠. 그러나 스타 검사들이 항상 있죠.
◆ 최강욱> 많습니다.
◇ 정관용> 그거네요.
◆ 최강욱> 바로 그겁니다. 그러니까 본인의 역할이 사회적으로 그 법이라는 도구와 잣대를 통해서 국민들이 바라는 것은 세상을 살다보면 모두가 다 법을 지킬 수 있고 모두가 다 정의롭게 살 수 있는 건 아니지만 누군가는 그런 걸 감시하고 올바른 잣대로 길을 제시하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이런 바람은 어느 사회나 다 있는 거잖아요. 그런데 우리나라의 검찰은 세계 역사상 유례가 없는 세계 어떤 나라에도 유례가 없는 막강한 권한을 손에 탁 틀어쥐고 정치권과 결탁해서 그런 핵심에 있는 걸 굉장히 즐기면서 참여정부 때 검찰의 모습은 왜 우리를 핵심에서 자꾸 밀어내려고 하느냐. 그러니 우리가 당신을 물어뜯겠다, 이제 이런 모습을 보인 것밖에 안 되는 거거든요, 결국. 그러니까 세계적으로 어느 나라 대통령 선거에서 검찰개혁이 공약이 되는 나라가 어디 있었습니까? 최근에 프랑스 대통령 선거도 있었고.
◇ 정관용> 그렇네요.
◆ 최강욱> 미국도 그랬었고. 그다음에 러시아도. 아무 데도 그런 데가 없거든요. 세상에 검찰개혁을 공약으로 내세우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공약으로 내세워도 매번 안 되고. 그러니까 이 모습은 과거 구시대를 지탱하던 두 기둥. 군부정권의 군과 검찰. 그 구시대의 뿌리가 그만큼 깊다라는 얘기고요. 그 깊은 뿌리를 우리가 민주화 이후에도 법적, 제도적으로 완성해내지 못했기 때문에 결국 계속 신음하고 있다.
◇ 정관용> 맞습니다. 이 책이 한겨레 김의겸 기자, 또 검사 출신의 금태섭 의원, 판사 출신의 이정렬 전 변호사. 또 김선수 변호사, 이런 분들과 이제 우리 최 변호사가 1:1로 대담을 한 거잖아요. 검사 출신인 금태섭 의원의 자기가 직접 경험해 본 검찰. 대담에서 제일 인상 깊거나 기억에 남는 그 얘기는 또 뭐가 있었습니까, 혹시?
◆ 최강욱> 검사들 스스로 본인들이 우리가 생각할 때는 금태섭이라는 사람이 검사 출신이고. 검찰에서 수사 자유대로 받는 법이라는 글을 기고했다가 지금 박해받고 잘린 사람으로 인식이 돼 있잖아요. 그러면 금태섭이라는 사람 또 그 십상시 문건 사건의 피해자 됐던 조응천 의원 역시 검사 출신이잖아요. 이런 분들이 국회로 진입을 해서 다 지금 법사회에 포진해 있단 말입니다. 과거에는 야당 의원으로. 그러면 우리가 생각할 때는 야, 검찰이 떨겠구나. 그렇게 생각할 거 아니에요, 검사들에 대해서 비판적인 시각을 가진 사람이 검찰조직의 피해자들이. 야당 의원이 됐으니. 그런데 그렇지 않다는 거예요.
◇ 정관용> 왜요? 같은 검사 출신이라?
◆ 최강욱> 같은 검사 출신이니까 너희들은 그래도 사정을 다 알지 않느냐. 그리고 우리가 일하는 것에 비춰서 오해받는 경우가 굉장히 많지 않느냐. 이런 생각을 하고. 이 사람들한테 와서 설명을 하면 다른 일반 정치인들이나 그냥 법원 출신의 어떤 국회의원들, 공무원 출신의 국회의원들보다 훨씬 더 우리 사정을 이해할 것이다라고 해서 전혀 긴장하거나 쫄지 않는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이거는 꼭 금태섭 의원이나 조웅천 의원 같은 분이 검찰의 논리에 딱 순응할 것이다라는 기대가 있어서라기 보다는 검찰이 가지고 있는 그만큼의 자신감 내지는 끼리끼리 갖고 있는 어떤 자부심이 있는 거죠. 그러니까 외부에서 볼 때는 이 사람들이 이번에 돈봉투 회식사건이 나왔을 때도 언론보도가 처음 나왔을 때 검사들이 첫 반응이 뭔지 아셨습니까? 아니, 뭐 그런 걸 갖고 그래.
◇ 정관용> 그냥 관행인데.
◆ 최강욱> 큰 사건 끝났는데 다 술한잔 마시고 선후배 간에 그럴 수 있는 거지. 이랬었거든요.
◇ 정관용> 맞아요.
◆ 최강욱> 그러니까 그런 것들이 어떻게 보면 일반인들과 다른 위치에서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면서 자신의 약점을 보여주거나 누구의 시선에 의해서, 비판적인 시각에 의해서 긴장할 수 있는 기회가 없다보니 스스로도 풀어져버릴 거예요.
◇ 정관용> 알겠어요. 끼리끼리의 정도가 정말 엄청나군요.
◆ 최강욱> 생각보다 심하죠.
◇ 정관용> 검찰에서 박해당해 쫓겨나 야당의원이 된 사람조차도 너도 우리 검사인데, 이렇게 된다?
◆ 최강욱> 그렇죠.
◇ 정관용> 그다음 이정렬 판사는, 전 판사는 뭐라고 얘기하던가요? 판사가 본 검찰. 기억에 남는 건.
◆ 최강욱> 그게 좀 인상 깊고 재미있으실 겁니다. 그러니가 기자가 본 검찰은 과거 어떤 큰 사건마다 있었던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많이 담겨 있고요. 판사가 본 검찰이 일단 이정렬 사무장의 한계는 뭐냐 하면 이 친구가 법원에서 그렇게 고분고분한 판사가 아니다 보니 형사 사건을 잘 맡기지 않았어요. 법원은 또 그런 문제가 있거든요. 그러니까 형사사건을 자기가 맡아본 적은 없다. 그런데 과거에 영장전담 판사를 했었거든요. 그런데 그때 보면 검사들이 노골적으로 판사를 압박하는 경우가 예전에는 많았죠. 영장을 청구해 놓고 판사님, 잘 부탁합니다. 중요한 사건입니다, 이런 식으로 하는 경우가 굉장히 흔했고. 영장을 만약에 기각한다라거나 하면 전화를 해서 항의하고. 기자들한테 브리핑을 하면서 가만두지 않겠다. 법원에다가 다시 청구한다 이렇게 하고. 그다음에 법원의 윗사람들도 그런 판사들을 다독이고 좀 조용히 가자, 이런 경우가 있었다는 거죠. 그러니까 제도적으로 현재 우리가 검찰의 막강한 권한을 합법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최고 권한을 가진 데는 법원입니다.
◇ 정관용> 거기밖에 없죠.
◆ 최강욱> 그렇지 않습니까? 그러면 법원만 똑바로 했어도 오늘날 검찰이 이렇게 망가지지 않았을 것이다.
◇ 정관용> 법원이 검찰보다 위에 있어야 하는데 반대군요, 지금?
◆ 최강욱> 지금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도 특이한 현상이 항상 국민들이 보시기에 검찰청과 법원은 같은 데 있습니다. 그렇죠? 그러니까 제가 시민들한테 대중강연을 할 때 가서 여쭤보면 검사들이 사법부 소속인가요, 행정부 소속인가요. 이렇게 여쭤보면 행정부 소속이라고 답하시는 분들이 상당히 많아요. 그러니까 검사는 분명히 법무부 소속의 외청인 검찰청 소속으로 돼 있고요. 법무부라는 건 행정 각부 중 하나기 때문에 당연히 행정관료거든요. 그런데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법원이 같은 자리에 그런 공간을 점유하고 있어야 할 이유가 없어요. 오히려 더 떨어져 있으면 떨어져 있어야 되는 거죠. 그런데 같이 있는 걸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고요. 더 기가 막힌 건 지금 차관급 예우를 받는 검사장 숫자가 다른 행정 각 부에도 많아야 2명인데 지금 이건 일개 청에 불과한데 50명이 넘지 않습니까? 그러면 그 더 웃기는 건 법무부 차관이 대검 차관보다 서열이 밑이에요. 그런 이런 일들이 왜 벌어지느냐. 검찰과 법원이 동격이다라고 이분들이 스스로 전제를 하고 법원의 차관급 예우를 받는 고등법원 부장판사가 몇 명인데 우리도 그 숫자만큼 맞춰줘야 할 거 아니냐,이렇게 하고 있단 말이에요. 그런데 그거를 검찰의 권력에 짓눌려서 브레이크를 못 건다는 말이죠. 정치 권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야, 그런 게 말이 되냐, 이렇게 하면서 통제를 하거나 아니면 행정부 내부에서 소위 행정안전부 같은 데서 자리를 정하고 있으니까. 아니, 검찰이 너무 많다, 지나치게. 이렇게 했어야 되는데 그게 안 되는 겁니다. 검찰이 너무 막강합니까.
◇ 정관용> 그렇죠. 사법고시를 붙어서 검사가 되면 첫 출발이 3급 공무원 대우죠.
◆ 최강욱> 대우를 받는다고 하죠.
◇ 정관용> 그렇죠? 행정고시 해서 일반 정부부처에 가면 5급으로 시작하잖아요. 그러니까 벌써 거기서부터 출발부터 다른 거예요.
◆ 최강욱> 그게 정말 극명하게 드러나는 거죠.
◇ 정관용> 그렇죠.
◆ 최강욱> 법무부의 탈검찰을 잠깐 말씀드렸는데 법무부의 전문직들을 행정고시로 뽑거든요. 법무행정직도 있고 교정직도 있고 출입국 관리직도 있고 다 있습니다. 그런데 그분들의 담당국장이 다 검사입니다. 그건 무슨 말씀이냐면 행정고시를 합격해서 입부한 다른 공무원들은 차관, 장관까지 되지 않습니까? 행정고시를 합격해서 법무부에 가 있는 법무부 전문직 행정공무원들은 국장도 못한단 말입니다. 이걸 검사들이 다 하고 있고요.
◇ 정관용> 공수처 신설 또 검경수사권 분리 또 법무부의 탈검찰화, 이런 과제들에다 오늘 또 하나 말씀하신 이제 법원과 검찰청 떼어놓읍시다. 그것까지 포함시켜야 하네요. 이틀 연속 검찰의 이 어떻게 우리 사회에서 괴물이 되어왔는지의 과정 또 검찰권력이 전 세계적으로 왜 한국만 문제가 되는지, 뭘 바꿔야 할 것인지 소상한 말씀 잘 들었습니다. 최강욱 변호사, 고맙습니다.
◆ 최강욱> 감사합니다.
[CBS 시사자키 홈페이지 바로 가기]
[CBS 시사자키 페이스북 페이지 바로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