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출범 4주만에 열리는 이날 인사청문회는 정국의 판도를 좌우하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자유한국당을 필두로 한 야당은 철저한 검증을 통해 한 두 사람은 반드시 낙마시키겠다는 입장인 반면 청와대와 여당은 단 한사람이라도 낙마할 경우 문재인 정부 초기 국정운영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며 총력 방어에 나선 모양새다.
◇ 아킬레스건 강경화…파상공세 넘을까?
이날 인사청문 대상자 가운데 가장 약한 고리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다. 여성·비고시출신·유엔전문가라는 장점들은 제기된 '의혹 더미'에 이미 덮힌 상태다.
청문회에서 본인의 개인기와 능력으로 각종 의혹을 해명하고 '저 정도면 임명해도 된다'는 신뢰를 국민들에게 줘야 한다. 강 후보자를 적극 엄호해온 청와대도 여당인 민주당도 청문회 중계를 보면서 가슴을 졸일 수 밖에 없는 처지다.
위장전입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생긴 거짓말 논란이 가장 뜨거운 논란거리다. 위장전입지가 친척집이 아닌 원어민 교사들 숙소로 이용되던 아파트였지만 강 후보자의 딸 외에도 10여명 이상의 위장전입 흔적이 발견되면서 강 후보자가 어떤 해명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두 딸이 거제도에 땅을 매입하고 건물을 짓는 과정에서 생긴 증여세 탈루 의혹, 봉천동 빌라 세 채 매매 과정에서 소득세 탈루 의혹 등에 대해서도 야당의 공세가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 흙수저 김동연…어머니 명의로 투기 의혹
김동연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이명박 정부 인수위원으로 참여하고, 박근혜 정부에서도 국무조정실장을 하는 등 앞선 세 정부에 직간접적으로 발을 담갔다.
또 30여년간 공직에 있으면서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하면서 마땅한 검증 포인트가 없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국회 부의장을 맡고 있는 심재철 의원(자유한국당)이 어머니의 명의를 이용해 판교의 한 아파트에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15평짜리 아파트에 전세살던 어머니가 판교 아파트를 분양 받아 10년만에 팔았는데 모든 비용을 제하고 남은 1억 7천만원이 김 후보자 부부에게 대여된 점을 수상히 여긴 것이다.
현역병 입대를 회피하기 위해 시력검사 결과를 조작했다는 의혹과 택시기사와 시비가 붙어 입건돼 기소유예 판정을 받은 부분 등 젊었을 때의 행적도 파헤쳐질 것으로 보인다.
◇ 김이수 헌재소장 후보자…시민군 가담 시민에 사형 선고 용납될까?
김이수 헌재 소장 후보자는 통진당 해산 심판 사건때 유일하게 반대 의견을 낸 전력으로 인해 자유한국당이 '정체성'을 문제 삼으며 공격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소수 의견을 낸 것만 갖고는 공세를 이어가기 어려운 만큼 5·18 당시 버스 운전사에게 사형 판결을 내린 점, 아들의 아파트 투기 의혹 등도 중점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김이수 후보자가 헌법재판관이 되기 위해 이미 인사청문회를 치렀고, 이 때도 군법무관으로 있으면서 5.18 관련 재판에 배석판사로 참여했다는 사실이 드러난 바 있다.
특히 김 후보자가 호남 출신이어서 국민의당이 강하게 공격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 "고위공직자로 임명돼선 안돼" vs "국정운영에 협조해 달라"
한국당은 현충일 휴일임에도 6일 오전 정우택 당대표 권한대행 주재로 인사청문회 대책 회의를 갖고 청문회 전략 전략을 짜며 전의를 다졌다.
정 원내대표는 "이 분들이 고위 공직자로 임명돼서는 안 된다는 생각은 분명하다"며 "그 전과는 다르게, 어느 청문회보다도 날카로운 검증이 있을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속이 타들어 가는 더불어민주당은 야권에 협조를 당부했다. 하루 속히 장관 등 국무위원 구성이 완료가 되어야 문재인 정부가 제대로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백혜련 대변인은 "인사청문회가 줄줄이 이어진다"며 "문재인 정부가 안정적 국정운영과 나라를 나라답게 바꿀 수 있는 개혁을 추진 할 수 있도록, 국정운영의 파트너인 야당의 적극적이고 전향적인 협조를 부탁한다"고 자세를 낮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