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자정. 정유라(21) 씨가 머물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서울 강남구 신사동 미승빌딩 6층 불이 환하게 켜져있다. (사진=김기용기자) 검찰 구속을 피한 정유라(21) 씨가 강남구 빌딩에서 이틀째 두문불출하고 있다. 조만간 귀국할 정 씨의 두 살배기 아들도 이곳에서 함께 지낼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일 새벽,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영장이 기각되자 정 씨는 곧장 서울 강남구 미승빌딩으로 거처를 옮겼다.
이 건물은 정 씨의 어머니 최순실(61) 씨의 주민등록상 주소지다. 법원이 특검의 추징보전 청구를 받아들여 현재 건물 매매는 정지된 상태다.
구속영장 기각 이후 정유라(21) 씨가 머물고 있는 서울 강남구 신사동 미승빌딩 입구 (사진=김기용기자) 정 씨는 이 건물 6~7층에 거처를 마련하고 검찰이 다시 영장을 청구할 경우를 대비해 변호인들과 대응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 건물 관계자들 중 평소 정 씨나 최 씨를 봤다는 사람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 건물에서 일하는 종업원은 "수년간 일하면서 정 씨를 본 건 그저께가 처음이었다"면서 "(정 씨가 머무는 것으로 추정되는) 6~7층은 올라갈 생각도 해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종업원 역시 "이곳에서 일하면서 오늘 처음 6~7층에 불이 켜진 것을 봤다"고 전했다.
2층으로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가 멈춰있다. 이 건물(미승빌딩) 2층은 4년 전부터 공실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김기용기자) 정 씨가 머물고 있는 미승빌딩은 지하2층에 지상7층 규모로 현재 1층에는 음식점이, 3층에는 마사지가게가 들어와 있다. 지상 2층은 4년 전부터 계속 공실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 씨는 외부와 철저히 단절한 채 당분간 건물 안에서만 지낼 것으로 보인다.
건물(미승빌딩)은 4층부터 잠겨 있었다. 빨래대가 4층 계단 입구 앞에 설치돼 있다. (사진=김기용기자) 정 씨가 들어온 지난 3일부터 건물 엘리베이터는 마사지가게가 있는 3층만 이동할 뿐 다른 층 버튼은 아예 눌리지 않는다.
에스컬레이터는 작동하지 않았고, 계단을 이용해도 4층부터는 출입문이 빨래대로 가로막혀있어 올라갈 수 없다. 지하 주차장 입구도 철문으로 굳게 닫혀있는 상태다.
굳게 닫혀있는 외부 지하주차장 철문 (사진=김기용기자) 정 씨가 머물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건물 6~7층은 자정이 넘는 시간까지 천장 조명이 켜져 있었다.
한편, 영장이 기각되면서 정 씨가 아들을 돌볼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자 조만간 정 씨의 두 살 난 아들도 엄마 품으로 돌아올 것으로 보인다.
이경재 변호사는 "비행기표를 구하는 대로 덴마크에 있는 정 씨의 아들이 보모와 함께 귀국해 이곳에서 지낼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