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철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배구대표팀은 4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핀란드와 열린 2017 국제배구연맹(FIVB) 월드리그 국제남자배구대회 2그룹 1주차 A조 경기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세트 스코어 3-2(24-26 25-21 25-23 22-25 15-13)로 이겼다.
서울라운드 3경기 중 2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김호철호는 2승1패(승점 4)를 기록해 목표로 삼은 2그룹 잔류 가능성을 한층 끌어올렸다.
김 감독은 안방에서 2승을 거둔 원동력을 선수들의 단결력으로 꼽았다. 그는 "개인이 아닌 우리를 만든 것이 큰 효과를 봤다"며 "우리는 믿은 사람도 기댈 사람도 없다. 스스로 해결하지 않으면 안된다. 너희끼리 뭉쳐서 해결해야 한다고 선수들에게 말한 것이 자극제가 되지 않았나 싶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경기에서 김 감독의 용병술도 빛났다. 선발로 내세운 송희채와 이민규가 흔들리자 노재욱과 박주형을 조기 투입하는 강수를 뒀다. 이는 결국 승리로 이어지는 신의 한 수가 됐다. 이에 김 감독은 "(이)민규의 토스가 좋을 때는 볼 배분율도 탁월하지만 한두 번 안 풀리다 보면 움츠러드는 경향이 있다. 그러면 공격수들도 자신감이 떨어진다"라며 "(노)재욱이는 자기 마음대로 하는 스타일이라 투입했는데 다행히 공격수들도 덩달아 나아졌다"고 진단했다.
특희 송희채를 대신한 박주형은 양 팀 통틀어 최다인 24득점을 몰아치며 김 감독의 판단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해냈다. 김 감독은 "원래 강타 능력이 뛰어난 선수가 아니라 경기 전 연타와 틀어서 때리는 부분을 강조했는데 잘 해줬다"면서 "블로킹이 정비되기 전 볼 처리하는 능력도 좋았다"라고 칭찬했다.
서울라운드를 마친 한국은 이제 일본으로 건너가 오는 8일부터 2주차 경기에 돌입한다. 안방에서 만족할만한 성적을 거뒀지만 김 감독은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그는 "첫날 경기를 보고 연습 때와는 다른 선수들의 모습에 나도 놀랐다"면서도 "하지만 이 기세가 언제까지 갈지 모르겠다. 2승을 했다고 너무 기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