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급인 김 위원장의 경우 국회 의결과 무관하게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지만, 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한 후보자를 임명하게 되면 정치적 부담을 지게 된다. 오는 7일 예정된 인사청문 심사경과 보고서 채택 여부가 주목되는 이유다.
일단 여권은 4일 '적격' 입장을 공론화했다. "청문회에서 납득할 만한 수준의 해명을 했다"는 것이 청와대의 입장이다. 위장전입의 경우 부인의 지방전근을 위한 것이었고, 논문 자기표절 의혹은 해당 기관의 요청을 받아 이뤄진 것이라는 김 후보자의 해명을 수용한 결과다.
이에 따라 전병헌 정무수석 등 청와대 정무라인은 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을 위해 주말 사이 야권에 대한 협조 요청에 나섰다. 최대한 야권을 설득하며 '협치(協治)'의 모양새를 갖추겠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도 청와대를 지원 사격하고 있다. 제윤경 원내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야당이 '반대를 위한 반대'는 멈추고, 김 후보자의 청문경과 보고서 채택에 함께 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 원내대변인 역시 "무차별적으로 제기됐던 의혹은 명백히 해소됐다"며 '적격' 입장을 강조했다.
그러나 3개 야당은 일제히 '부적격' 입장을 냈다. 특히 자유한국당의 경우 만약 문재인 대통령이 김 후보자 임명을 강행할 경우 국회 일정을 보이콧하겠다며 강경한 방침을 드러냈다.
한국당 김선동 원내수석부대표는 "김 후보자는 공정거래위원장 자격 측면에서 상당히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며 "정부·여당이 임명을 밀어붙이면 정말 곤란하다"고 강조했다. 한국당은 위장전입, 다운계약서 작성 등 부동산과 관련된 사안을 임무 관련성과 연관 지어 '부적격' 사유로 들고 있다.
당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김 후보자의 임명을 강행한다면 야당으로서는 국회 보이콧까지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당도 김 후보자가 문 대통령이 제시한 '5대 비리' 인사 배제 원칙에 위배되는 인물이라는 '부적격' 입장을 재확인했다. 김유정 대변인은 논평에서 "청문회 결과 김 후보자에게 제기된 다운계약서, 논문표절, 위장전입, 부인부정취업 문제 등 각종 의혹들이 모두 개운하게 해소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민의당은 부적격 입장을 취하면서도 회의 자체에는 참석할 가능성이 높다.
바른정당 역시 부인 부당채용 등 해소되지 않은 의혹이 남아 있다는 입장이다. 교사 채용 요건에 적힌 토익 1점이 문제가 아니라, 자격 점수 미달로 탈락할 수 있는 상황에서 경쟁자 2명을 제치고 채용된 점을 문제 삼고 있다.
한국당의 경우 청문경과보고서 채택에 반대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5일 각각 의원총회가 예정돼 있어 논의 결과에 따라 ‘부적격’ 의견을 명시한 채 보고서를 채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김 후보자 보고서 채택을 심의하는 국회 정무위원회의 경우 24명 정원 중 민주당 의원이 10명으로 과반에 못 미치기 때문에 야권이 반대하면 보고서 채택을 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