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인준' 고비 넘자 '보고누락' 암초…여야갈등 고조

與 "보고누락은 은폐, 청문회 열어야" 野 "국익에 도움 안돼, 국면전환용"

지난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전화를 하고 있는 우원식 원내대표 옆으로 김태년 정책위의장과 홍익표 정책위수석부의장이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이낙연 국무총리에 대한 인사청문회로 정국의 긴장감이 맴도는 가운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발사대 추가 반입에 대한 보고 누락을 놓고도 여야가 시각차를 보이며 충돌하는 양상이다.

우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1일 국방부의 보고 누락과 관련해 '국기 문란'으로 규정하고 외교·안보 핵심 인사인 김관진 전 국가안보실장과 한민국 국방부 장관 등을 상대로 국회 청문회를 열겠다며 고삐를 좼다.

당 사드대책특별위원회 심재권 위원장은 이날 오전 긴급대책회의가 끝난 뒤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명백히 중대한 하극상이요 국기문란"이라면서 "이번 '은폐 보고'는 전 정부와 국방부의 몰래, 꼼수 배치의 필연적 결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김태년 정책위의장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새 대통령이 선출되면 김관진 안보실장은 사드와 관련한 모든 내용에 대해서 우선 보고 하는 것이 당연한 의무"라며 "이를 감추고 제대로 인수인계하지 않은 것은 상식적으로 용납이 안 되고 분노스럽다"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홍익표 정책수석부의장은 사드 반입과 관련해 비밀주의와 특정집단의 인사 독점을 군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하면서 "알자회가 핵심보직인 국방정책실장 자리를 포함한 주요 사단장직을 자기들끼리 돌리면서 이런 일 처리는 경악스럽다"고 지적했다.

홍 부의장의 이같은 발언은 사드보고 누락 파문의 중심에 군내 사조직인 '알자회'와 관련이 있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하나회에 이어 등장한 군내 사조직 '알자회'는 생도들끼리 서로 "알고 지내자"는 의미로 조직돼 육사 34기부터 43기까지 기수별로 10여 명씩 가입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반면 야당은 여당의 사드 청문회 제안에 대해 반대입장을 강하게 표명하고, 사드 청문회는 인사청문회로 수세에 몰린 상황을 벗어나기 위한 정부·여당의 국면 전환용 카드라고 비판했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1일 오전 국회에서 현안관련 기자 간담회를 가지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전날 이 총리 임명동의안 표결에 불참한 자유한국당은 민주당이 사드 반입 진상조사를 위한 청문회를 추진한다고 밝힌 데 대해 '하나의 코미디'라고 질타했다.

정우택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청문회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면서 "한미 동맹에 균열이 생길 수 있고 국가 기밀이 공개될 수도 있다. 타당하지 않은 행동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 차원의 배치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진상 규명을 하겠다며 맞불을 놨다.

바른정당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는 "보완이 유지돼야 할 군사 기밀 사항이 왜 공개되고, 국내 정치화되고 편 가르기 되는지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지적했고 조영희 대변인도 "안보가 위중한 상황에서 정부와 여당이 '국방부 길들이기'를 하는 모습은 참으로 염려스럽다"고 비판했다.

전날 이 총리에 대한 임명동의에 협조했던 국민의당도 '즉흥적 청문회'라고 지적했다. 최명길 원내대변인은 "국익을 해할 수 있는 사드 청문회를 여당이 고집한다면 인사청문회에서 제기되는 각종 의혹을 덮으려는 의도를 가진 것으로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정부가 짊어져야 할 책임을 정치권에 떠넘기려는 무책임한 태도"라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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