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1일 개봉한 '원더 우먼'은 약 21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 자리에 우뚝 섰다. '캐리비안의 해적: 죽은 자는 말이 없다'를 제친 것이다. 함께 개봉한 한국 영화 '대립군'은 13만6천 명 가량의 관객을 모아 박스오피스 2위를 기록했다.
최근 개봉한 DC코믹스 영화들은 마블코믹스 영화들에 비해 부진한 성적을 면치 못했다. 이런 가운데 '원더 우먼'이 새로운 구원 투수로 떠올랐다.
'원더 우먼'은 아마존 데미스키라 왕국의 공주 '다이애나 프린스'(갤 가돗 분)가 세계를 구하기 위해 1차 세계 대전에 뛰어들면서 히어로로 성장하는 이야기다.
국내 뿐만 아니라 미국 현지에서도 '원더 우먼'은 높은 평점을 받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인 영화 평점사이트인 '로튼토마토'에서는 95%가 넘는 신선도를 기록했다.
여성 히어로 단독 주연인 점도 눈길을 끈다. 보통 히어로물은 남성 히어로들 중심으로 서사를 이끌어나가기 때문이다. 여성 히어로들도 있지만 남성 히어로에 비하면 그 수가 현저히 적다. 액션이 주가 되는 히어로물에서 원더 우먼 역의 갤 가돗은 충분히 역동성 넘치는 액션을 소화해냈다는 평가다.
과연 '원더 우먼'의 흥행이 DC코믹스 영화들의 침체된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지 기대가 쏠리고 있다.
'대립군'은 임진왜란 당시 세자 광해와 대립군이 나라를 지키고자 했던 이야기를 담았다. '대립군'의 액션은 유쾌하기보다는 현실적이다. 드라마 장르가 더 강해, 이 시대 지도자에 대한 묵직한 메시지를 던진다.
'캐리비안의 해적: 죽은 자는 말이 없다'는 200만 관객을 향해 질주 중이다. 비록 '원더 우먼'에 선두는 내줬지만 여전히 하루 동안 1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모았다.
가장 흥행 뒷심이 거센 영화는 다큐멘터리 '노무현입니다'다.
영화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꼴찌 후보에서 대선 후보가 되기까지의 여정을 그려냈다. 노무현의 측근이었던 사람들이 '인간 노무현'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도 흥미롭다.
저예산으로 제작됐음에도 현재 80만 관객을 돌파해 100만 관객 달성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서거 8주기에 맞춰 개봉해, 노무현 전 대통령을 향한 향수와 그리움을 충족시킨다는 평가다.
'원더 우먼'과 '캐리비안의 해적: 죽은 자는 말이 없다'가 흥행력을 잃지 않는다면 박스오피스는 당분간 외국 블록버스터 영화와 한국 영화들이 번갈아가며 상위권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