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TV프로덕션5 PD 38명은 31일 성명을 내어 "고대영 사장님, 이제 명예롭게 퇴진하십시오"라고 말했다.
이들은 "사장님께서도 잘 아시다시피 다양한 채널과 플랫폼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고, 그 경쟁 속에서 KBS는 현기증이 날 정도로 빠르게 영향력을 잃어가고 있다. 불행히도 이 거대한 추락의 근원에는 사장님이 계시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KBS는 시대와 함께 호흡하지 못했다. 국민으로부터 탄핵당한 박근혜 정권과 다르지 않다. 국민들의 관심사와 그들의 목소리를 담아내지 못했다. 무능한, 부정한 정권에 대한 비판은커녕 정권의 신호에 민첩히 발 맞췄다. 그래서 외면당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박근혜 정권과 일심동체였던 고대영 체제의 KBS는 아무리 화장을 새로 한들, 적폐 세력이란 꼬리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그렇다고 사장님께서 과연 과거의 행적에 대해 철저히 반성하실 수 있습니까? 자신의 수족들을 다 처내고 환골탈태 하실 수 있습니까? 사장님께서는 아무것도 하지 못할 것이고 아무것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KBS는 완전히 다시 시작해야 한다. 지난 정권의 공범이라는 꼬리표를 떼어내야 한다"며 "사장님 물러나십시오. 그것이 지금 KBS가 직면한 위기에서 사장님이 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며, 고대영 사장님이 할 수 있는 가장 큰 KBS 개혁"이라고 전했다.
지난 29일에는 TV프로덕션3 PD들 49명이 연명 성명을 내어 고대영 사장의 지시를 거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사상 최악의 헌정 유린 사태에서 그 어떤 역할도 하지 못했던, 이제는 욕먹는 일마저도 없이 그저 무관심의 대상으로 전락한 KBS. 이 이름 앞에 우리는 '공영방송'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기가 심히, 매우 심히 민망하고 불편하다. 그 불편함을 사장님께서 지난 절반의 임기 동안 충분히 가중시켜 주셨다. 그러니, 이제 그만 물러나시라는 이야기"이라고 전했다.
이들은 "정권 바뀌었으니 나가라는 거냐? 너희들이 그렇게 외쳐대던 정권으로부터 언론독립이 고작 이런 거냐? 라고 굳이 물으신다면, 맞다. 정권 바뀌었으니 나가시라는 거 맞다. 최악의 헌정 유린 정부가 낙점한 고대영 사장이 자리를 지키는 것이 정치독립은 아닙니다. 오히려 공영방송의 독립에 대한 전면 부정"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세계사적으로 유례없이 평화적인 방법으로 대통령을 탄핵하고 정권을 바꿔낸 국민들의 열망이 언론 개혁을 염원하고 있으니 가장 큰 개혁대상인 KBS 현 사장이 물러나는 건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라며 "그러니 사장님! 용기를 내세요! 물러나세요! 지금! 당장!"이라고 글을 맺었다.
앞서 TV프로덕션4 PD 36명도 25일 성명에서 앞으로 고대영 사장의 지시를 거부한다는 뜻을 표명했다.
이들은 "KBS의 수장인 고대영 사장은 유죄다. 정권의 잘못을 은폐하고 국민들의 관심을 다른 곳에 돌리려 했다. 국민의 말을 귀담아듣지 않았다. 정권에 대한 충성과 자기만족뿐이었다. 블랙리스트는 늘어나고 적폐가 쌓여갔다. 간부들은 반공영방송적인 행태에 적극적으로 일조 또는 방조했다. 우리는 그 옆에서 스스로 검열하며 침묵했다. 모두가 공범"이라고 자성했다.
이들은 "우리는 앞으로 오랜 시간 침묵의 대가를 치를 것이다. 국민의 신뢰를 손쉽게 되돌리기엔 너무나 늦었다. 잃는 것은 쉬웠지만 되찾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며 "권력을 감시할 것이고 안전한 사회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소외받는 이웃들을 지킬 것이다. 창의적인 프로그램을 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고대영 사장 당신이 가장 먼저 책임을 져야 한다. 당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 사퇴하라. 그것이 시청자에 대한 사죄이자 후배들을 위해 당신이 할 수 있는 유일한 배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