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피해자가족모임'과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이하 가피모 등)은 31일 서울 종로구 환경보건시민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변호사가 2015년 하반기부터 2016년 초까지 홈플러스의 소송대리인으로 선임된 기록이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대법원 사건정보 기록'을 제시하며 이 변호사가 김원회 전 홈플러스 그로서리매입 본부장의 대리인으로 올라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 변호사가 김 전 본부장의 공소장부본을 발송한 기록도 공개했다.
이들 기록을 보면, 이 변호사는 2015년 하반기 혹은 2016년 초 홈플러스가 검찰 수사를 받던 단계에서 소송대리인으로 선임된 것으로 보인다는 게 가피모 등의 주장이다. 이 변호사는 지난해 7월 6일에야 소송대리인에서 사임했다.
앞서 이 변호사는 과거 변호사 시절, 가습기 살균제 제조사인 '옥시 변호를 맡았다'는 의혹에 대해 "관여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해명한 바 있다. 하지만 또 다른 가습기 살균제 제조기업인 홈플러스를 변호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명확한 해명을 안 한 이유 역시 추궁받고 있다.
환경보건시민센터 최예용 소장은 "이 변호사가 '옥시는 안했다' 하더라도 '홈플러스는 변호를 했다'고 제대로 얘기해야 했다"며 비판했다. 강찬호 가피모 대표 역시 "이 변호사가 옥시를 변호하거나 홈플러스를 변호하거나 가해기업이라는 건 다 아는 사실이다"며 "명확한 해명을 하고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는 게 도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변호사가 변론을 맡은 것으로 알려진 홈플러스는 폐섬유화를 일으키는 물질인 PHMG가 첨가된 '가습기청정제'를 지난 2005년부터 7년간 30만 개를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환경보건학회와 한국환경독성보건학회에 따르면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했다고 응답한 1228명 중 286명이 홈플러스 가습기청정제를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