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발전하기 위해서" 신태용이 외쳤던 공격 축구

U-20 대표팀.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2016년 1월30일. 신태용 감독은 23세 이하(U-20) 대표팀을 이끌고 2016년 리우 올림픽 출전권을 따낸 뒤 일본과 만났다. 올림픽 예선을 겸한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결승이었다.

당시 신태용호는 먼저 2골을 넣었다. 지키기만 하면 우승이었다. 하지만 신태용 감독은 "공격 앞으로"를 외쳤고, 결국 2-3 역전패라는 뼈아픈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신태용 감독은 U-20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기니, 아르헨티나를 연파하고 16강을 확정한 뒤 "카타르에서 U-23 챔피언십도, 올림픽도 해봤다"면서 "몸에 축적됐다. 훈련과 경기를 통해 내 스스로 터득해가는 상황이다. 그러면서 더 이성적으로 바뀌고 있는 것 같다"고 웃었다. 경험이 쌓였다는 의미였다.

30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포르투갈과 16강전.

신태용 감독은 이번에도 "공격 앞으로"를 외쳤다. 조영욱과 하승운을 투톱에 세우고, 이승우와 백승호를 좌우에 배치했다. 조별리그에서 쓰지 않았던 포메이션으로 사실상 4명의 공격수가 포르투갈 골문을 정조준했다.


중원은 수가 적었고, 수비진은 무너졌다. 전반 10분 샤다스의 선제골, 전반 27분 브루노 코스타의 추가골 모두 공격 후 침투 패스 한 방에 수비가 무너졌다. 후반 24분 샤다스에게 내준 3번째 골도 포르투갈의 역습이었다.

토너먼트는 지면 탈락이다. 그런데 신태용 감독은 안정보다 모험을 택했다. 이미 아픈 경험이 있음에도 수비보다는 공격이었다.

도대체 왜 모험을 했을까.

신태용 감독은 먼저 "내가 이런 말을 하면 분명 욕을 먹을 거라 생각한다"고 운을 띄운 뒤 "홈에서 하는 경기였고, 팬들을 위해 꼭 이기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처음부터 공격적으로 상대를 압박해 들어갔다. 수비 조직력에서 실수가 조금 아쉽다"고 말했다.

흔히 수비 위주의 점유율 축구를 하다가 1골을 넣고 이기기보다는 정면 승부를 해야 한국 축구도 성장한다는 생각이었다.

신태용 감독은 "세계대회에서 꼭 성적을 내려고 수비 축구를 하고, 수비를 구축해 점유율 7-3으로 가면서 1-0으로 이길 수도 있다. 물론 이기면 좋다"면서 "하지만 한국 축구가 더 성장하려면 포르투갈 등 강호와 대등하게 붙는 것이 더 발전하는 길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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