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타 실종' 히메네스가 살아나야 LG도 깨어난다

LG 히메네스 (사진 제공=LG 트윈스)
LG 트윈스는 10개 구단 가운데 장타력이 가장 떨어지는 팀이다. 2017시즌 장타율(0.374)과 팀 홈런(27개) 부문에서 리그 최하위다.

홈구장 잠실구장은 홈플레이트와 담장 사이가 멀고 외야는 넓다. 같은 지붕을 쓰고있는 두산은 지난 시즌만큼 타선이 폭발하지 않고 있음에도 홈런 48개로 리그 공동 2위에 올라있다. LG는 2루타도 많지 않다. 61개로 10개 구단 중 가장 적다.

안타 하나로 주자와 타자의 추가 진루를 이끌어낼 수 있는 장타가 부족하다보니 어느 팀보다 득점권 타율이 중요하다. 득점권에서 집중력이 떨어지면 득점 생산 능력도 떨어지고 자연스럽게 슬럼프가 온다.

시즌 초반에 그랬다. LG는 개막 6연승을 질주한 뒤 5연패 늪에 빠졌다. 이 기간 팀 타율은 0.212, 평균 득점 2.2점에 그쳤다.

이때도 히메네스의 침묵이 LG의 고민거리였다. 히메네스는 시즌 초반 5연패 기간에 타율 0.125(16타수 2안타)에 그치며 4번타자의 면모를 보여주지 못했다.


요즘도 그렇다. LG는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1-3으로 패하면서 올시즌 팀 최다인 6연패 수렁에 빠졌다. 히메네스는 이 기간 타율 0.200(20타수 4안타)를 기록했고 솔로홈런 1개로 1타점을 올린 게 전부다.

히메네스가 26일 문학 SK 와이번스전에서 때린 솔로홈런은 그가 최근 15경기에서 기록한 유일한 타점이다. LG는 히메네스를 하위타순으로 내리는 등 타격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여러 시도를 해봤지만 효과는 없었다.

히메네스는 요즘 강한 타구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30일 경기에서도 맥없이 때린 타구는 승부처 병살타가 됐다. 퍼올리는 스윙에 걸린 공은 멀리 나가지 못하고 높이 치솟기만 했다.

히메네스의 장타 실종 때문에 요즘 LG 타선은 '고구마'가 됐다. 히메네스는 4월에 장타율 0.516을 기록했지만 5월 들어 0.357로 뚝 떨어졌다.

그렇다고 해서 히메네스를 2군으로 보내 조정 기간을 두기도 여의치 않다. LG는 지난 29일 정성훈, 유강남, 이형종, 임훈 등 득점권 타율이 크게 떨어진 4명이 재충전의 시간을 보내도록 2군으로 내려보냈지만 히메네스는 예외였다. 히메네스의 안정된 3루 수비를 포기하기는 어렵기 때문이었다.

4번타자가 4번타자다워야 연패 탈출의 길이 보일 것이다. LG는 지난달 14일 kt 위즈와의 홈경기에서 5-2로 승리해 5연패를 끊었다. 2-2 동점이던 6회말 만루 기회에서 히메네스가 싹쓸이 2루타를 때려 승리의 주역이 됐다. 요즘 LG가 다시 보고 싶어하는 장면이다. 히메네스가 깨어나야 LG도 깨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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