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세계 최초' 수중기지국으로 재난·국방·자원 관리

호서대와 기지국 기반 수중통신망 기술 공개…2020년 실험망 구축 적용

수중 통신망 구조도 (자료=SKT 제공)
30일 오전 10시 0.5m 파고의 인천 남항 서쪽 10km 해상에 뜬 배에 "Welcome"이라는 문자가 도착했다. 이는 배로부터 약 800m, 수심 약 25m 깊이의 바닷속에서 LTE를 타고 온 것이다. 이어 배에서는 "So do I"라는 답문을 바닷속으로 보냈다. 이후 배에서는 수중 촬영한 컬러 사진 3장을 다시 배로 보냈다. 이 모든 게 20초 간격으로 원활하게 진행됐다.

SK텔레콤은 호서대학교와 손잡고 LTE 방식을 활용한 안정적이면서도 연속적인 바닷속 통신 기술 실험을 성공적으로 시연했다. 이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추진중인 '바닷속 통신 기지국'을 만들기 위한 수중 통신기술이다.

이날 양측은 문자 송수신에 이어 바닷속 수온과 염도, 산성도(pH) 및 조류 속도 등 10여가지의 해상 정보를 측정, 이를 음파(3~70KHz)에 LTE(OFDM 변조) 주파수를 얹어 연속으로 주고 받는 것도 선보였다.

서해 중에서도 인천 앞바다는 특히 바닷물의 혼탁도가 심하고 수심이 얕아 수중 통신에 부적합한 환경으로 꼽힌다. 이같은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SK텔레콤과 호서대는 현재 연구개발중인 수중 통신망의 안정적인 성능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양측이 시연한 '기지국 기반 수중 통신기술'은 크게 수중 센서-수중 기지국-해상 통신 부표로 구성된다.

과정은 이렇다. 수중에서의 정보를 육상으로 연계할 수 있는 다양한 센서에서 여러 해상 정보를 수집한 뒤 수중기지국에 집적된다. 이후 해상 통신 부표로 전달된 각종 데이터는 위성과 LTE 등 통신망을 거쳐 지상으로 전송되는 방식이다. 이에 '분산형 수중 관측 제어망 기술'이라고도 불린다.

'바닷속 통신 고속도로'에 비유되는 수중 기지국은 물 속에서는 음파를 공기중에서는 전파를 이용해 데이터를 전송한다.


수중 기지국을 설치해 지름 20~30km 지역 내에서 수중 정보를 수집하는 센서와 통신하면, 간섭을 최소화해 전력 소모를 크게 낮출 수 있다. 기존 음파를 활용한 1:1 통신과 비교하면, 범용성이 훨씬 넓고 저전력·체계적 운용이 가능한 것이다.

또 LTE 방식의 수중 기지국은 일본처럼 바닷속에 일일이 유선통신망을 까는 것보다 훨씬 적은 비용으로 구축, 운용할 수 있다. 이는 곧 변동성이 심한 수중 통신 환경을 극복할뿐더러 송수신 시간도 30%에서 최대 50% 가량 절약할 수 있다. 수중 기지국의 장점은 장시간, 또 실시간 수중 관측이 가능케한다.

이 기술은 SK텔레콤과 호서대를 주축으로 '세계 최초'로 연구개발중이다. SK텔레콤은 수중망 설계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 2015년부터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부설 선박해양플랜트 연구소·한국원자력연구원·경북대·인하대·중앙대·상명대·한양대 등과 공동으로 참여해 왔다.

지구의 70%가 바다이지만, 바다에 따라 조류, 온도, 수심 등이 모두 다른데다 흐름도 늘 변하는 만큼 수중채널의 변화에 따라 통신 방식을 변경할 수 있는 통신시스템 개발이 시급했다. 또 통신망을 확장하더라도 다양한 수중 환경에 쓰일 수 있는 단일한 통신시스템 설치가 필요한 상황을 간파한 것이다.

범용성만큼 수중통신기술의 활용도 역시 다양하다. 기지국 주변 수중 소음 센서를 이용, 잠수함 등을 탐지하고 식별하는 국방용으로 쓰일 수 있다.

또 기지국 주변에서 바다물의 해류, 수온, 염도, 조류 속도, PH(수소이온농도) 등의 빅데이터를 확보해 해양자원도 빠르게 분석할 수 있다. 이는 수자원 보호 및 해양 환경 연구 등에서도 획기적인 계기가 될 전망이다.

해양 선박 사고가 나더라도 수중 기지국을 사고 위치에 설치해 잠수부나 수중 로봇과의 통신에 활용할 수 있다.

쓰나미나 지진 등의 조기 경보는 물론 재난 발생시에도 바닷속에서 긴급 메시지나 현장 사진 등을 전송하면서 재빨리 대응할 수 있다. 수중 통신기술이 4차 산업혁명의 수중 확대를 위한 핵심 요소로 손꼽히는 이유다.

SK텔레콤은 수집중인 수중 실측 데이터를 기반으로 바닷속 수중 기지국 건설을 위한 해저 망 설계기술 연구 현황도 공개했다.

수중 통신망 설계 기술은 바닷속 해저 기지국의 위치 및 커버리지 등을 정하는 것으로, 해저 통신망 사업의 핵심이다. 이번 연구는 특히, 바닷속에서 LTE 기반의 변조방식(OFDM)을 활용, 향후 육상망 연계를 더욱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기반을 닦았다는 평가다.

연구책임자인 고학림 호서대 교수는 "이번 시연을 통해 수중기지국에 집적된 각종 데이터가 수중 통신을 통해 해상부표 전달에 성공, 수중 기지국 테스트베드 조성을 위한 핵심 연구 단계를 넘어섰다"고 자부했다.

SK텔레콤과 호서대는 오는 10월까지 기지국~해상부이간 통신망 구축을 목표로 서해안에 실험망 구축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또 내년부터는 수중기지국과 수중센서간 통신시스템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다. 2020~2021년까지 실험망 최종 완성이 목표다.

SK텔레콤 박진효 네트워크기술원장은 "SK텔레콤은 현재 재난망, 철도망, 해상망 및 수중망에 대한 독립적 설계 및 연동 설계 기술 능력을 국내 유일하게 보유하고 있다"면서 "센싱 기반의 IoT 망 설계최적화 경험을 최대한 활용해 수중 통신망의 최적 설계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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