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호의 질주가 16강에서 멈췄다. 조별리그 2연승으로 승승장구했지만, 잉글랜드전 패배와 함께 조 2위로 16강에 오른 뒤 포르투갈에 패해 탈락했다.
실력 차가 드러났다.
신태용 감독도 30일 포르투갈과 16강에서 1-3으로 패한 뒤 "선수들과 코칭스태프가 하나가 돼 열심히 했지만, 실력 차를 분명히 느꼈다"고 털어놨다.
사실 20세 이하(U-20) 대표팀 23명 가운데 프로 소속은 9명(FC바르셀로나 유스 소속 이승우 제외). 하지만 소속팀에서 주전으로 뛰는 선수는 한찬희(전남) 정도에 불과하다. 나머지 대학생들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대학 1~2학년으로 주전 자리를 꿰찬 선수는 몇 없다.
반면 한국에게 패배를 떠안긴 잉글랜드, 포르투갈은 달랐다.
잉글랜드는 이미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선수들도 꽤 있었다. 포르투갈 역시 자국 리그 명문 구단 소속으로 대표팀을 꾸렸다. 확실한 주전은 아니라도 대부분 경기에 꾸준히 출전하는 선수들이다.
신태용 감독은 "우리 선수들은 K리그에서조차 명단에 오르지 못하고, 대학에서도 뛰지 못한 선수들이라 경기력이 뒤진다고 생각한다. 더 좋은 성적을 내려면 어린 선수들이 리그에서도 많이 뛰어야 한다"면서 "가지고 있는 기량은 높다. 다만 경기에서 보이지 않는 실수를 하는 등 꾸준이 경기에 나가지 못했던 부분이 드러났다. 그런 점을 보완해야 한국 축구가 쭉쭉 뻗어나갈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선수들도 경험 부족에서 오는 실력 차를 인정했다.
이승우는 "우리 팀에 있는 선수 중 경기를 뛰는 이는 나와 (한)찬희 형, 대학 선수 정도"라면서 "포르투갈, 아르헨티나, 잉글랜드는 자국 1부리그, 아니면 2부리그에서 엄청 많은 경기를 뛴 선수들이다. 경험이 우리보다 좋았고, 경기를 이끌어 가는 것이 우리보다 앞섰다"고 설명했다.
백승호 역시 "세계 최고의 또래 선수들과 내 실력을 시험해보고 싶었다"면서 "내 실력이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많이 알았다. 팀에 돌아가 경기 감각이나 체력 등 여러 면에서 다시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결국 선수는 경기에 뛰어야 한다. 모든 감독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생각이기도 하다. FC바르셀로나 소속 이승우, 백승호도 마찬가지다.
신태용 감독은 "세계 최고의 클럽 유스에 있지만, 경기에 출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잠재력은 있지만, 경기에 뛰지 못하면 잠재력이 나오지 않는다. 좋은 유스에 있어도 경기에 뛰지 못하면 퇴보한다"면서 "더 성장하려면 FC바르셀로나를 고집할 필요는 없다. 조금 처지는 팀이라도 뛰어야 한국 축구도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