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감독이 패배를 인정했다. '죽음의 조'라 불렸던 A조를 2승1패 2위로 통과했지만, 16강에서 주저앉았다. 분명한 실력 차이였다.
신태용 감독은 30일 포르투갈과 16강에서 1-3으로 패한 뒤 "많이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비록 1-3으로 졌지만, 그래도 우리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줬다"면서 "전반 역습 두 방에 2골을 내준 것이 패인이다. 운이 좋은 날에는 수비수 몸에 맞아도 상대에게 찬스가 되지 않는 각도로 간다. 그런데 오늘은 수비수 맞고 상대에게 찬스로 이어졌다. 전반 아쉬운 실점을 해 위축됐다. 마지막까지 보여준 투혼은 높이 평가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신태용 감독은 포르투갈을 상대로 4-4-2 포메이션을 꺼내들었다. 조별리그 3경기에서 한 번도 선보이지 않았던 전술.
신태용 감독은 "상대는 분명 우리가 4-3-3으로 나올 거라 예상했을 것"이라면서 "포르투갈 투 스토퍼가 제공권은 좋지만, 빠져들어가는 데 취약하다. 조영욱 혼자 빠져들어가기보다 하승운이 협공하면 좋은 기회를 잡겠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측면 수비수들이 포르투갈의 공격을 막지 못했다. 전반 내준 2골 모두 측면에서 무방비 상태로 올라온 크로스가 골로 연결됐다.
신태용 감독은 "7번(디오고 곤살베스)이 이제까지 왼쪽 윙 포워드로 경기했는데 오늘은 오른쪽으로 갔다. 그런 것은 개의치 않는다. 우리도 백승호, 이승우가 왼쪽, 오른쪽 다 설 수 있다"면서 "다만 크로스가 넘어올 때 양쪽 풀백이 흔들렸던 부분이 패인이었다"고 분석했다.
포르투갈은 U-20 월드컵 2회 우승을 차지한 전통의 강호다. 11번 U-20 월드컵에 진출해 10번 토너먼트에 올랐다.
특히 주축 선수 대부분이 이미 포르투갈 리그에서 활약 중이다. 2골을 넣은 샤다스는 브라가에서 뛰고 있다. 벤피카, 스포르팅 리스본, FC포르투 등 포르투갈 리그 명문에서 활약 중인 선수들이 주축이다.
신태용 감독은 "사실 본선 상대 멤버를 봤을 때 아르헨티나, 잉글랜드, 포르투갈은 모두 프로에서 뛰는 선수들이었다"면서 "포르투갈은 벤피카나 포르투, 리스본 등 내로라하는 명문에서 1군 또는 2군에서 뛰는 선수들이 왔다. 앞서 잉글랜드도 프리미어리그에서 경기를 뛰는 선수들이 많았다. 실력 차이를 분명히 느꼈다"고 강조했다.
반면 한국은 대다수 선수들이 소속팀에서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당연히 경기력이 밀릴 수밖에 없다.
신태용 감독은 "우리 선수들인 K리그에서도 명단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대학에서도 뛰지 못하는 선수들이라 경기력이 밀린다. 더 좋은 성적을 내려면 어린 선수들이 리그에서 많이 뛰어야 한다"면서 "오로지 성적만 내라고 한다. 성적이 하루 아침에 뚝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가진 기량은 높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경기에서 보이지 않는 실수를 하는 모습을 보면 꾸준히 경기에 나가지 못했던 부분이 드러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