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인즈 잡을까 말까' 장고 거듭하는 오리온

'남느냐, 떠나느냐' 애런 헤인즈는 2015-2016시즌 고양 오리온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견인했지만 지난 시즌 4강에서 탈락하면서 2연패 달성은 무산됐다. 다음 시즌 전력 구성이 크게 변하는 만큼 오리온이 헤인즈와 재계약을 할지 미지수다.(자료사진=KBL)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이 '장수 외인' 애런 헤인즈(36 · 199cm)와 재계약을 목하 고민 중이다. 다음 시즌 주축들이 바뀌는 만큼 새 외인을 뽑을 가능성이 적잖지만 헤인즈의 기량을 감안하면 포기하기도 쉽지 않다.

오리온 관계자는 30일 "내일까지 한국농구연맹(KBL)에 헤인즈와 재계약 여부를 알려줘야 하는데 아직까지 최종 결정이 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난 시즌 KBL에서 뛴 외국인 선수의 재계약 마감 기한은 31일까지다.

일단 구단 내에서는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자'는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리온은 지난 시즌 뒤 주축인 이승현(197cm)과 장재석(203cm)가 군 입대로 빠진다. 여기에 농구를 알고 한다는 포워드 김동욱(194cm)도 서울 삼성으로 이적했다. 팀 컬러가 크게 변할 수 있는 부분이다.

헤인즈의 가치는 득점력에 있다. 정확한 미들슛에 상대적으로 가벼운 몸으로 돌파까지 즐긴다. KBL 통산 득점이 20점이 넘는 이유다. 2015-2016시즌 25.2점을 올린 헤인즈는 지난 시즌에도 23.9점을 기록했다. 여기에 승부처 클러치 능력도 리그 정상급이다.


헤인즈는 최근 두 시즌 연속 부상으로 정규리그를 온전히 소화하지 못했다.(자료사진=KBL)
하지만 골밑 장악 능력은 다른 외인들에 비해 떨어진다. 몸싸움에서 쉽게 밀리는 까닭이다. 때문에 국내 빅맨이 골밑에서 버텨줘야 헤인즈의 득점력이 살아난다. 사실 오리온에는 이승현이라는 걸출한 수비형 빅맨이 궂은 일을 해줬기에 헤인즈가 마음 놓고 공격할 수 있었다. 이전 서울 SK에는 최부경(200cm)이 있었다.

이런 가운데 오리온은 다음 시즌 이승현에 장재석까지 없다. 송창무(205cm)와 민성주(201cm)를 영입했지만 골밑 수비가 이전 시즌에 비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헤인즈가 마음껏 공격을 할 만큼 국내 빅맨들이 버텨줄지 미지수다. 힘 좋은 장신 외인을 뽑자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최근 노쇠화 기미를 보이고 있다고 해도 리그 최고의 득점원인 헤인즈를 포기하기도 아깝다. 헤인즈는 지난 시즌 득점 2위를 차지했다. 1위인 전주 KCC 안드레 에밋(191cm)이 정규리그의 절반도 안 되는 25경기만 뛰고 28.8점을 올린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헤인즈가 1위다. 헤인즈는 부상 공백에도 41경기를 뛰었다.

헤인즈의 경기를 풀어가는 능력도 포기하기 어렵다. 헤인즈는 지난 시즌 평균 4.6도움으로 9위에 올랐다. 팀내 1위다. 상대 더블팀 마크 속에 동료의 기회를 찾아내는 능력이 탁월하다. 김동욱이 빠진 가운데 헤인즈의 리딩 능력은 오리온에 필요한 부분이다.

일단 오리온은 경쟁팀들의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예컨대 삼성 리카르도 라틀리프(199cm)가 KBL을 떠날 경우다. 구단 관계자는 "만약 라틀리프가 KBL에 없으면 헤인즈의 골밑 부담도 크게 줄어 재계약 쪽으로 가닥이 잡힐 수도 있다"고 귀띔했다.

오리온은 30일까지 신중하게 검토를 한 뒤 결론을 낼 예정이다. 단신 외인인 오데리언 바셋(185cm)과는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한 상황. 과연 오리온이 헤인즈를 품고 갈지, 새 외인을 찾을지 지켜볼 일이다. 물론 오리온이 헤인즈를 놓을 경우 선택할 팀들은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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