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그릇도 지역 편중…국지성 가뭄에 속수무책

[가뭄대책 문제점 ②] 가뭄 상습 발생 충남, 저수지 898개 vs 경북 영천 지역만 1000여개

최근 5년 동안 가뭄피해가 이어지면서 관개시설과 수리시설의 전면 개편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가뭄이 온난화현상 때문에 앞으로 더욱 자주 발생하고, 결국에는 농업 자체가 붕괴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CBS노컷뉴스는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가뭄종합대책의 허와 실을집중 보도한다[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 강수량 반토막…한반도는 '가뭄 상시 지역'
② 물그릇도 지역 편중…국지성 가뭄에 속수무책
③ 가뭄은 예견된 인재…보수정권 9년 뭐했나


(사진=자료사진)
◇ 수리시설, 지역별 편차 커…강수량 적은 충남, 경기지역은 저수지도 부족

지난 2010년 이후 발생하고 있는 가뭄의 특징은 경기와 충남, 충북, 강원 등 중북부 서해안과 내륙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이들 지역의 강수량이 영·호남 지역에 비해 적다는 게 직접적인 원인이다. 여기에 관개시설과 수리시설 등이 턱없이 부족해서 용수공급에 한계가 있다는 간접적인 요인도 작용하고 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5월 현재 전국의 저수지는 모두 1만7310개로 경북이 전체의 31.6%인 5469개로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전남 3206개(18.5%), 경남 3180개(18.4%), 전북 2248개(13.0%), 충남 898개(5.2%), 경기도 351개(2.0%), 강원도 318개(1.8%) 등이다.

◇ 2010년 이후 가뭄 '국지적' 발생…관개 수리시설 부족한 시·군지역 집중

그런데 가뭄이 같은 도 단위 지역에서도 시·군에 따라 국지성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띤다.

지난 2015년 가뭄 당시 경기도는 강화도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강원도의 경우도 철원과 포천 등 서북부지역에서 특히 심했다.

올해 가뭄도 경기 안성과 화성, 평택지역에서 유독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충남도 서산과 태안, 홍성, 보령, 예산지역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다.

경기와 충남 전 지역에 걸쳐 비가 내리지 않았는데 이들 지역에서만 가뭄피해가 심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 원인 역시 수리시설에 찾을 수 있다.

올해 가뭄피해가 특히 심한 경기도 안성의 경우 정부가 예산을 투입해 마둔저수지의 물그릇을 키웠지만, 비가 내리지 않으면서 저수율이 10% 이하로 떨어졌다.

안성은 한강과 금강 등 주요 하천과 멀리 떨어져 있어 용수공급도 어려운 지역으로, 앞으로 비가 내리지 않으면 논과 밭에 물을 공급할 뾰족한 방법이 없다는 점에서 심각한 피해가 우려된다.

한경대 남원호 교수는 "2010년 이후에 가뭄은 국소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이는 겨울가뭄이 심해지면서 봄에 저수지에 물이 차지 않은 상태에서 영농철 물을 빼다 보니까 용수공급 부족에 따른 가뭄피해가 반복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남 교수는 "안성의 마둔저수지의 경우 보통때는 겨울철에 저수율이 100%로 시작했다면 지난 겨울에는 50%에 불과했다"고 전했다.

이에 반해, 경북 영천지역은 저수지가 1000여개로 충남 전체 보다도 많다. 따라서 영천과 주변지역은 가뭄피해 걱정을 하지 않는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물그릇이 작은 저수지라도 많이 있는 지역은 가뭄이 들어도 큰 피해가 없는데, 저수지가 부족한데다 다른 곳에서 물마저 끌어 올 수 없는 지역은 가뭄피해가 크다"고 말했다.

그는 또, "2015년에 가뭄피해를 입었던 경기 강화가 올해는 아무 탈이 나지 않은 것은 한강에서 물을 끌어다 저수지에 공급할 수 있는 관개시설을 설치했기 때문이다"며 "해당 지방자치단체에서도 하늘에서 비 올 때만 기다리지 말고 수리시설과 관개시설을 갖추는 게 시급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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