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수량 반토막…한반도는 '가뭄 상시 지역'

[가뭄대책 문제점 ①] 2000년 이전 가뭄 발생 빈도 연간 0.36회…최근 15년 간 0.67회로 급증

최근 5년 동안 가뭄피해가 이어지면서 관개시설과 수리시설의 전면 개편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가뭄이 온난화현상 때문에 앞으로 더욱 자주 발생하고, 결국에는 농업 자체가 붕괴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CBS노컷뉴스는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가뭄종합대책의 허와 실을 집중 보도한다[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 강수량 반토막…한반도는 '가뭄 상시 지역'
② 물그릇도 지역 편중…국지성 가뭄에 속수무책
③ 가뭄은 예견된 인재…보수정권 9년 뭐했나


(사진=자료사진)
◇ 올해 가뭄, 2015년 보다 심각

지난 2015년 가뭄피해가 났을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이 가뭄 현장을 방문해 살수차 호스로 논에 물을 대는 모습이 전해졌다. 그만큼 가뭄피해가 심각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2015년 가뭄은 인천과 경기, 강원, 충북, 경북 등 5개 시.도, 39개 시군에 걸쳐 7358ha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특히, 인천 강화와 강원 철원, 경북 영주 등 일부 산간지역에서 밭작물 피해가 컸다.

그런데, 올해는 충남 서산과 태안, 홍성, 예산, 경기 안성, 화성 등 보다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다. 또한, 올해 강수량도 2015년 보다 10% 이상 줄어들면서 가뭄피해가 충남 남부지역과 전북 지역 등으로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 계속되는 최악의 가뭄…6월 이후가 더 걱정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5월부터 1년 동안 내린 우리나라 누적 강수량은 1053㎜로 예년 평균치인 1308㎜와 비교해 81%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서울과 경기지역의 누적 강수량이 775㎜로 예년의 58%에 머물며 가장 적게 내렸다. 이어, 충남이 847㎜(66%), 전북 933㎜(72%), 강원은 1058㎜(78%)에 머물렀다.


이 같은 강수량 감소는 특히 올해 들어서 더욱 심각해졌다. 27일 현재 전국의 올해 누적 강수량은 161㎜로 평년의 56%에 지나지 않는다.

이렇다 보니, 27일 기준 전국 저수지의 평균 저수율은 61%로 평년의 75%와 비교해 81% 수준에 머물러 있다.

지역별 저수율은 경기지역이 39%가 가장 낮고, 충남이 47%, 인천 53%, 충북 55%, 강원 58%, 전남 62%, 경북 94% 등이다.

농식품부는 24일 현재 모내기가 42% 정도 마무리된 상태로 이번 가뭄에도 불구하고 모내기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6월 이후에도 가뭄이 이어질 경우 저수지의 저수율이 떨어지면서 벼농사는 물론 과수와 야채 등 밭작물 피해가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렇다면 이처럼 가뭄이 반복되는 원인은 무엇일까?

◇ IPCC, 한반도 상시 가뭄발생 지역으로 분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한반도의 연평균 기온이 오는 2050년에는 지금 보다 2℃~4℃ 정도 상승해 아열대 기후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이처럼 기온이 높아지면서 한반도의 가뭄 발생빈도는 지난 1904~2000년까지 연간 평균 0.36회씩 모두 35회가 발생한 반면, 2000~2015년에는 연간 평균 0.67회씩 모두 10회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특히, 자동차 배기가스와 화석연료 사용에 따른 대기환경 악화로 가뭄발생 빈도는 가파르게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충청남도는 최근 가뭄피해가 서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집중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화력발전소의 영향이 크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충남도 관계자는 "우리나라 화력발전소 가운데 절반이 충남과 경기도 지역에 몰려 있다"며 "화력발전소에서 내뿜는 뜨거운 열기 때문에 구름이 머물지 않으면서 비가 내리지 않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가뭄 발생 요인은 여러 가지가 제기되고 있지만 분명한 것은 가뭄발생 빈도가 굉장히 빨라지고 있다는 사실이다"며 "기후적인 요인은 어쩔 수 없다고 해도 이제부터는 사전 대응이 중요해 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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