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건설자재 전문기업이자 국내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인 대림 C&S는 지난 2016년 3월 코스피에 상장하면서 '우리사주조합'을 설립했다. 우리사주는 회사 직원들이 자사 주식을 구입·보유할 수 있게 해 직원들의 근로 의욕을 향상시키고 주인 의식을 고취하기 위한 제도다.
한 내부 제보자 A 씨는 대림 C&S 측이 을의 지위에 있는 직원들을 상대로 우리사주를 사실상 강매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A 씨에 따르면 회사에서 약 10년 씩 근무한 팀장급 직원들을 대상으로 이들이 회사의 요구를 쉽게 거절하지 못한다는 점을 이용해 '회사 분위기'를 운운하며 원치 않는 주식을 사게끔 유도했다는 것.
직원들이 산 주식의 액수는 상당했다. 팀장 이상급 직원들은 개인당 4250주 씩을 사고 1억 1700만원의 대출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그 결과 회사 내부에서 모두 90명이 넘는 직원들이 모두 같은 주식량인 4250주 씩을 구매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주가는 직원들의 우려대로 상장 이후 계속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했고 1년이 지난 현재 상장가의 2/3 수준으로 떨어졌다. 대출까지 받으며 주식을 샀지만 떨어진 주가 만큼의 손해는 고스란히 직원들의 부담으로 돌아왔다.
직원들은 1년 동안 주식의 매입‧매도도 불가해 손실을 그대로 안고 가야했다. 우리사주는 원래 취지상 직원들에게 혜택을 주기 위한 제도지만 직원들은 순식간에 빚을 떠안게 된 셈이다.
A 씨는 "더 큰 문제는 주가가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회사 측이 당초 얘기했던 것과 다르게 말을 바꿨다는 점"이라고 주장했다. 대림C&S 측은 IPO(기업공개) 당시 직원들에게 억 대의 대출에 대한 연대보증을 약속하며 대출 기간 총 3년에 2년 동안은 이자만 갚고 이후 1년 동안 원금 분할 상환을 조건으로 내걸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1년이 흘러 우리사주 주식의 매입·매도가 가능해지자 회사는 직원들에게 신규 계약서를 내밀었다. 당초 이야기됐던 3년 대출 기간은 온데 간데 없었고, 회사의 보증도 사라졌다.
1년 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대출 기간이 만료됐으니 전부 개인 대출로 전환하고, 주식 손실분에 대해서만 회사에서 재대출을 해주겠다고 밝혔다. 지난 1년 동안 사용한 대출금은 주식을 팔든 각자 알아서 돈을 마련해 상환하라는 것이다.
신규 계약 내용에는 서명을 못 하겠다고 반대한 직원도 있었지만 약 한 달 후인 지난 8일 회사 측은 모든 직원들로부터 신규 계약 서명을 받아냈다. 이렇게 대출을 받은 직원들 중에는 차마 가족에게도 이야기를 못 꺼낸 사람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내년 5월 초가 되면 최소 4000만원 이상을 일시 상환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직원들은 애사심으로 회사를 믿고 주식을 산 건데 상황에 따라 회사가 말을 바꾸면서 신뢰가 다 깨졌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림 측은 "처음 1년 동안 대출 이자에 대해서 회사에서 지원해준 것도 직원들을 위한 혜택"이라며 "주식 구매 결정은 결국 개인의 몫이지 않냐. 강매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3년 대출이 가능하다고 말한 적이 없고, 처음부터 1년 대출이라고 말했다"며 "주식이라는 게 올라가기도 하고 떨어지는 것 아니냐, 주식이 올랐으면 이런 말을 했겠느냐"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