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청 인사 놓고 기싸움…가랑비에 옷젖나?

당추천 10여명 불수용, 인수위 파견 전문위원은 당과 상의없이…당 '울그락 불그락'

문재인 대통령 (사진=사진공동취재단/자료사진)
대선 승리의 기쁨도 잠시, 청와대와 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 사이에 미묘한 기싸움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당이 중심이 돼 선거를 치른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인사와 정책은 (당과) 함께 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16일 국회 당 대표실을 찾은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과 환담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대선 직후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를 예방한 자리에서도 '민주당 정부'임을 강조하면서 당과의 소통을 강조했다.

하지만 인사(人事) 문제를 놓고는 당청간에 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서 불협화음이 하나씩 둘씩 나타나고 있다.

지난 10일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청와대에 파견 갔던 당직자 6명이 지난 23일자로 당에 복귀했다.

파견기간이 끝나서 이뤄진 당연한 복귀 절차지만 청와대에서 당직자를 데려갈 때도 아무 말이 없더니, 복귀시킬 때도 당과 전혀 상의 없이 이뤄지자 당에서 볼멘 소리가 나오고있다.


(사진=추미애 대표 페이스북 화면 캡처)
추미애 대표도 25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청와대가 임의로 뽑아간 당직자를 당에 일방적으로 돌려보냈다는 것을 보고를 받고 알았다"며 불편한 심경을 내비쳤다.

추 대표가 공개적으로 청와대에 편치 않은 심경을 내비친 것은 단순히 당직자 6명의 파견과 복귀 때문만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앞서 지난 15일 중앙위원회에서 의결된 당헌 당규 개정에 따라 국장급 10여명을 청와대 행정관으로 추천했으나 수용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으로서는 그동안 당에서 정권교체를 위해서 오랫동안 헌신해온 능력있는 당직자를 기용함으로써 당청간 소통 창구 역할을 하게하고 국정에 대한 경험을 쌓게 한다는 취지에서 당직자들을 추천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이다.

반면 인수위원회 역할을 하고 있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 당 전문위원을 파견한 것은 당과 상의없이 픽업(pick up)한 경우다.

청와대가 당과 사전 논의없이 전문위원들을 국정기획위에 데려가다 보니 24일 열린 비공개최고위원회에서 이춘석 사무총장이 문제를 제기했고 최고위원들도 문제가 있다 데 공감했다.

이에 대해 국정기획위 부위원장을 겸하고 있는 김태년 정책위부의장이 청와대가 서둘러 인수위를 꾸리다보니 미처 챙기지 못한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며 양해를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당직자는 "청와대의 세밀하지 못한 일처리에 문제가 있다"며 "당직자들이 청와대의 인사를 두고 울그락 불그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사와 관련해 당청간에 이견이나 불협화음이 나타날 때다마 추 대표가 욕심을 부리는 것으로 비쳐지고 있는데 대한 억울함도 숨기지 않았다.

한편에서는 당이 너무 서두르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청와대 구성이 아직 끝나지 않으며 당청간 인사교류의 길이 곧 열릴 것이라는 전망과 맥이 닿아 있다.

특히 장관 보좌관 자리와 정부 산하기관에서 생기는 인사 수요까지 감안하면 당직자들이 갈 자리는 충분하다는 것이다.

과거 정권에 참여했던 한 인사는 "오히려 너무 많이 빠져나가 능력있는 당직자를 당에서 찾아보기 어렵게 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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