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에 흉기 휘두른 조현병 男 입원 거부…보완책 시급

경찰 "치료 시급한데 입원 어려워 구속"…정신보건법 개정 부작용 우려

조현병을 앓고 있는 30대 남성이 무고한 시민을 상대로 흉기를 휘둘렀지만 어찌된 일인지 입원 치료조차 거부됐다.

강제 입원 조건을 강화한 새 정신보건법 시행을 앞두고 정신질환자의 범죄 증가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26일 충북 청주청원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22일 청주의 한 편의점에서 A(32)씨가 갑자기 40대 여주인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2년 전부터 조현병으로 치료를 받아온 A씨가 아무런 이유없이 휘두른 흉기에 자칫 생명을 잃을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다.

A씨는 지난해 7월에도 편의점에 들어가 강도 행각을 벌이다 붙잡혔지만 정신병력 등이 인정돼 기소유예 처분을 받아 풀려난 전력까지 있었다.

경찰은 추가 범죄의 우려가 있다고 보고 A씨를 우선 정신병원에 입원 치료를 시키는 것이 시급하다고 판단했지만 병원으로부터 거부당했다.

오는 30일부터 정신건강복지법이 개정되면서 강제 입원 조건이 까다로워지자 병원들이 입원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법 개정으로 응급 입원을 시키더라도 사흘 후에는 무조건 퇴원해야 하는 데다 본인이 동의하거나 2인 이상 전문의 소견이 있어야 한다.

경찰 관계자는 "입원 수속을 진행하려했지만 병원에서 거부를 당해 하는 수 없이 구속영장을 신청할 수밖에 없었다"며 "치료 감호소에 수감돼 치료를 받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조현병 환자들은 하루 빨리 치료가 시급한데 입원이 어렵다니 답답할 노릇"이라며 "조현병 환자들의 범죄는 늘고 있는 상황에서 당장 대책도 없이 법만 바뀌었다"고 하소연했다.

경찰과 의료계에서는 가뜩이나 정신질환자 범죄가 증가하고 있는 마당에 강제치료마저 어려워져 심각한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도내에서 정신질환자가 저지른 살인, 강도 등 5대 범죄는 166건에 달해 3년 전보다 무려 50% 가량 급증했다.

도내 한 병원 정신과 의사는 "아직 제대로 된 가이드라인도 없어 병원에서도 입원을 시켜야 할지 말아야 할지 우왕좌왕하는 상황"이라며 "당장 입원해있던 환자들도 나가겠다고 하는 판인데 30일부터는 이를 막기도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털어놨다.

새 정신건강복지법 시행으로 인해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범죄로 이어지는 정신질환자들이 없도록 보완책 마련이 시급해보인다.

추천기사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