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찬희는 2017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 출전한 21명의 선수 또래에서 ‘에이스’로 활약했던 선수다. 어린 나이지만 소속팀 전남에서 일찌감치 주전 자리를 꿰찼을 정도로 뛰어난 기량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한찬희는 안방에서 열리는 U-20 월드컵을 앞두고 좀처럼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았다. 그러는 사이 이진현(성균관대), 이승모(포항) 등 미드필드에서 활약할 대체 선수의 활약이 두드러지는 악재까지 겹쳤다. 결국 한찬희는 대회 개막과 함께 동료들의 활약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아쉬운 상황을 맞았다.
그런 한찬희에게도 기회가 찾아왔다. 기니, 아르헨티나와 조별예선에서 모두 승리하며 일찌감치 1차 목표였던 16강 진출을 확정한 신태용 감독은 잉글랜드와 조별예선 최종전에 전혀 새로운 전술과 선수 구성의 활용을 예고했다.
이유는 분명했다. 전형적인 4-4-2 전술을 쓰는 잉글랜드를 상대로 신태용 감독은 ‘새로운 그림’을 그린다는 복안을 공개했다. 하지만 목표는 분명하다. 잉글랜드전도 승리해 조별예선 3승과 조 1위로 16강 진출이다.
신태용 감독은 잉글랜드전을 하루 앞두고 열린 공식 훈련에 한찬희를 선수단 대표로 내세웠다. 2경기 동안 벤치에만 앉았던 한찬희의 사실상 출격 예고다.
이어 “감독님께서도 16강 진출을 확정하며 감독님도 고비를 넘겼다고 말씀하셨지만 앞으로 남은 경기가 더 중요하다. 한 경기 한 경기 채워간다는 생각으로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신태용 감독은 지금까지 짧은 패스를 쉴 새 없이 주고받는 경기 방식으로 기니,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귀중한 승리를 챙겼다. 하지만 전형적인 4-4-2 전술로 선 굵은 축구를 구사하는 잉글랜드를 상대로는 전에 없던 새로운 경기를 선보인다는 각오다.
한찬희는 “잉글랜드는 덩치가 크지만 발이 느리고 뒷공간이 약하다.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노리면 좋을 것 같다”면서 “나는 상대 뒷공간을 노리는 스루패스나 공간을 보는 능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경기에 나가게 된다면 상대 약점을 노리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분명한 자신감을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