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딥마인드 알파고는 25일 중국 저장성 우전에서 열린 ‘바둑의 미래 서밋’ 3번기 제2국에서 155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두며 2연승을 장식했다.
이날 경기는 지난 23일 진행된 제1국에 비하면 상당히 이른 시기에 경기가 종료됐다. 1국의 경우 289수를 뒀다.
경기 양상도 제1국과는 다른 모습을 띄었다. 1국에서 두터운 바둑으로 우위를 점했던 알파고는 2국에서는 날카로운 수를 수차례 선보이며 커제 9단을 압도했다.
커제 9단은 경기 초반 자존심을 접고 '흉내 바둑'을 두거나, 우상귀 정석에서 알파고에게 한 칸 씌움을 당하면서 급격히 불리해지자 만회를 위해 하변에서 싸움을 거는 식으로 알파고 공략을 시도했지만, 무용지물이었다.
두터운 세 형성에만 강할 거라는 전문가들의 예측과는 달리 알파고는 전투에서도 빈틈을 보이지 않고, 커제 9단을 끌고다녔다.
이날 대국을 지켜본 국내 프로기사들은 커제가 알파고의 손바닥에 있었다고 평가했다.최철한 9단은 제2국에서 승부를 가른 것이 알파고의 흑 119수라며 "인간이 상상할 수 없는 수"라고 언급했다.
한국바둑방송(K-Baduk)에서 해설을 진행한 백대현 9단은 “오늘 알파고는 굉장히 거칠게 커제 9단을 몰아부쳤다”며 "알파고가 세를 형성하는 두터운 바둑은 잘해도 전투는 어떨지 모르겠다는 이야기들이 있었는데, 전투도 잘한다는 걸 보여줬다"고 평했다.
TV조선에서 해설을 맡은 이세돌 9단은 “커제 9단답지 않았다. 백 바둑에서는 유연하고 발 빠른 스타일인데, (오늘 대국에서는) 굳어 있는 모습이었다”고 평했다.
이어 "커제 9단이 평소와 다른 행마로 바둑을 어지럽히고자 했지만, 그렇게 흔드는 바둑이 인간에게는 통해도 인공지능에는 통하지 않는 것 같다"며 “3국에서는 알파고를 의식하지 않고 자신의 바둑을 두었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2연승으로 우승을 확정한 알파고는 다음 날 페어 대결과 단체전을 펼친 뒤 모레 커제 9단과 마지막 대결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