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주루사 상황에 대해 취재진이 물어보자 당사자가 직접 해명하게 한 것. 허경민은 3회 1사에서 중전 안타로 출루했으나 후속 박건우의 2루타성 타구를 잡힌 것으로 판단해 1루로 귀루하다 아웃됐다. LG 좌익수 이형종이 슬라이딩을 했지만 잡지 못했다.
허경민은 "1루 쪽 LG 응원석에서 큰 함성이 터져나와서 잡힌 줄 알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김 감독이 "그래도 공이 빠진 것을 봐야지 그랬냐?"고 짐짓 장난스럽게 힐난하자 허경민은 "빠질 줄 알고 3루까지 갈 생각으로 뛰다가 보지 못했다"고 멋쩍게 말했다.
이어 허경민은 김 감독에게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취재진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허경민은 "부모님도 기사를 보시기 때문에 잘 좀 써달라"고 부탁하고 훈련을 재개했다.
그렇다면 안타를 도둑 맞은(?) 박건우는 어떨까. 사실 박건우는 2루타도 충분한 타구를 날렸지만 좌익수 땅볼로 안타가 삭제됐다. 일단 박건우는 "사실 안타가 되지 못해 아쉬운 부분은 있다"고 운을 뗐다.
하지만 곧바로 동기를 두둔했다. 박건우는 "경민이도 열심히 해보려다 벌어진 일"이라면서 "그런데 기사 댓글을 보니 '정신 차리라'는 말이 있었는데 그런 상황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나중에 경민이가 나를 위해 더 잘 해줄 것"이라면서 "경민이가 마음 고생이 적잖았을 텐데 기사를 잘 써달라"고 당부했다.
사실 이런 주루사는 프로야구에서 종종 일어나곤 한다. 다행히 두산은 전날 2-1로 이긴 터라 해프닝으로 넘길 수 있었다. 문제는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허경민이 더욱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만한 해프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