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수석보좌관 회의는 대통령의 지시사항을 전달하는 게 아니라 함께 공유하고 토론을 통해 결정하는 자리"라며 이같이 밝혔다.
과거 박근혜 정부에서 이뤄졌던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대통령이 지시를 내리면 참석한 수석들이 수첩에 받아적는 일방적 소통을 지양하고, 모두가 함께 집단 지성을 모아 국정을 운영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 번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참여정부 시절 대통령 비서실장과 민정수석으로 회의에 참석한 경험을 바탕으로 정확한 정보전달과 반대의견 피력 등을 자유롭게 해달라고 수차례 강조했다.
첫 회의에 참석한 임종석 비서실장이 "대통령 지시사항에 다른 의견을 말씀드려도 되냐"고 묻자, 문 대통령은 "그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대통령 지시에 이견을 제기하는 것은 해도되냐는 문제가 아니라 반드시 해야할 의무"라고 못박았다.
또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격의없는 토론이 이뤄지지 않으면 다시는 그렇게 못하게 된다"며 "잘못된 방향에 대해 한번은 바로 잡을 수 있는 최초의 계기가 여기인데, 다들 입을 닫아버리면 잘못된 지시가 나가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회의자리에는 미리 정해진 결론도 발언 순서도 없다"며 "(여러분들은) 대통령의 참모가 아니라 국민의 참모라는 생각으로 자유롭게 말씀을 해달라"고 거듭 주문했다.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부터 참모들간 적극적인 소통으로 혹시나 잘못된 대통령의 판단을 사전에 걸러달라는 얘기다.
앞서 박근혜 정부 시절에는 수석비서관 회의가 대통령이 지시하고 참모들이 받아적는 방식으로 운영돼, 중요 이슈에 대한 대통령의 일방적인 지시를 국민들에게 소통없이 전달한다는 비판이 거세게 일었다.
또 "이제부터는 받아쓰기를 할 필요도 없다"며 "앞으로 노트북 회의를 하자"고 강조했다.
수석비서관과 보좌관뿐 아니라 각 수석실 산하 비서관들도 회의에 참석시켜 전문성을 높이자는 제안도 내놨다.
문 대통령은 "보고 안건을 논의하다 보면 수석들이 다 파악하지 못하는 게 있을 수 있다"며 "주무 비서관들도 회의에 참석시켜 논의가 깊이 들어가면 직접 설명할 수 있도록 하자"고 주문했다.
또 "정부 부처 칸막이처럼 청와대 내부도 안보라인, 정책라인 간 칸막이들이 생겨날 수 있다"며 "정무적인 판단이 필요하다 싶으면 함께 올려 다같이 공유하고 논의하자"고 강조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일주일에 두 차례씩 열리는 수석보좌관 회의 중 월요일 회의를 오후에 열어 실무자들이 일요일에도 출근해 준비하는 수고도 덜어내자고 제안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