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4대강 사업 때 남발된 훈·포장도 감사

정책 감사에 훈·포장 근거도 포함…공무원부터 지역노인회까지 1100여명 무차별 서훈

문재인 대통령이 5월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로텐더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4대강 사업' 정책 집행 과정 전반에 대한 감사를 지시한 가운데, 당시 안전행정부(현 행정자치부)가 무차별적으로 남발한 훈·포장에 대한 정책감사도 시작된다.


지난 2011년 10월 이명박 정부는 4대강이 완공 단계에 접어들자 국토해양부(현 국토교통부·해양수산부) 공무원과 한국수자원공사 인사들 630여명에게 훈장과 포장, 표창 등을 무더기로 수여했다.

또 담합 혐의로 처벌된 토목건설업체 관계자는 물론 4대강 사업에 찬성한 대학교수, 종교계, 언론사, 심지어 4대강 홍보에 나선 지역 노인회까지 총 1157명에게 훈장과 포장 등을 남발했다.(관련기사 CBS노컷뉴스 13. 10. 20 '4대강 비리 건설사·감리업체 임직원 등 593명도 훈·포장' 등)

특히 금탑산업훈장과 청조근정훈장 등 4대강 사업 관련자 훈포장 제작 비용에만 국민 혈세 1억원이 투입되기도 했다.(관련기사 CBS노컷뉴스 13. 10. 14 '부실 공사 4대강 사업 공로자 훈포장에 국민혈세 1억여원 투입' 등)

김수현 사회수석은 지난 22일 "4대강 사업 정책결정 및 집행 과정에 대한 정책감사 과정에서 정부 정책의 정합성, 통일성, 균형성에서 얻어야할 교훈을 찾겠다"며 "명백한 불법행위가 발견되면 그에 상응하는 후속조치는 불가피하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수석은 "(당시) 정부가 왜 그렇게 조급하게 졸속으로 대규모 국책 사업을 시행했는지에 대한 확인은 필요하다"며 환경부과 국토부 정책 집행 과정을 정조준했다.

이런 가운데 4대강 사업 집행 부처뿐 아니라 이를 홍보하고 독려한 안행부의 훈포장 남발 과정까지로 정책 감사 대상이 확대된 셈이다.

금탑산업훈장 사진. (사진=대한민국 상훈 홈페이지 캡처)
청와대 관계자는 "사업이 마무리되기 전 중간 과정에 훈포장을 수여한 것이 적합했는지는 그것도 (정책 집행) 과정이니까 당연히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며 "훈포장이 수여된 근거가 무엇인지, 과거에도 그런 전례가 있었는지 확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4대강 사업 전반에 대한 정책 감사로 부정부패와 비리가 있었거나 환경 생태계 파괴가 우려되는 데도 사업을 강행했다는 뚜렷한 결과가 나온 다음에야 실질적인 서훈 취소가 이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4대강 사업에는 22조원이 넘는 막대한 국가예산이 투입됐지만 이명박 정부 시절 두 차례 감사에서는 수중보 안전성 문제만 지적됐을 뿐 이렇다 할 비위가 발견되지 못했다.

박근혜 정부 초반 이뤄진 감사에서는 대운하 컨소시엄이 그대로 4대강 사업에 참여하면서 대형 건설업체들의 담합 행위가 있었고, 정부가 이를 방조했다는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4대강 사업 전반에 대한 정책결정과 집행 과정에 대한 감사는 아니었다.

이런 가운데 새롭게 출범한 문재인 정부가 대형 국책 사업 추진 과정은 물론 이를 부추킨 정부 차원의 훈포장 수여 과정도 따져본다는 방침이어서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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