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는 24일 제주종합경기장에서 열린 우라와와 2017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전에서 2-0으로 승리를 거뒀다. 안방에서 귀중한 승리를 챙긴 제주는 31일 적지에서 열리는 2차전에서 무승부만 거둬도 8강에 오르는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FC서울, 울산 현대, 수원 삼성이 조별예선에서 탈락하며 K리그 팀 가운데 유일하게 16강에 오른 제주는 최상의 멤버로 우라와를 상대했다. 생에 첫 태극마크를 단 이창민과 황일수를 필두로 정운, 마그노, 마르셀로 등 주축 선수들이 모두 출전했다.
제주는 선수 공격수까지 중앙선 밑으로 내려와 수비에 가담하며 수비 후 역습을 펼치는 전략으로 경기에 임했다. 이런 작전은 금방 효과를 드러냈다.
전반 6분 제주는 우라와의 공격을 끊어내고 역습을 전개했다. 이 과정에서 공은 측면을 파고들던 황일수에 연결됐다. 황일수는 침착하게 공을 완전하게 소유한 뒤 문전으로 크로스를 올렸다. 그리고 이 공이 달려 들어오던 마르셀로의 머리에 정확히 맞으면서 득점이 만들어졌다.
정확한 크로스로 도움을 올린 황일수는 이날 경기 관람을 위해 현장을 찾은 울리 슈틸리케 축구 대표팀 감독에 확실한 눈도장을 받았다.
제주는 득점 이후에도 흐트러짐 없이 침착하게 수비를 펼쳤다. 오히려 조급해진 쪽은 우라와였다. 우라와는 쉼 없이 공격 활로를 찾으려 했지만 이미 자리를 잡고있는 제주의 두터운 수비벽을 뚫기란 쉽지 않았다. 회심의 슛도 제주의 굳게 닫힌 골문을 열지 못했다.
전반 21분 우라와의 모리와키 료타가 강력한 중거리 슛을 날렸다. 한 차례 수비에 맞고 굴절돼 막기 까다로운 슛. 하지만 제주의 수문장 김호준은 몸을 날려 손으로 쳐내는 선방을 펼쳤다.
위기를 넘긴 제주는 전반 25분 역습을 통해 우라와의 골문을 겨냥했지만 마그노의 슛이 옆 그물을 때리며 아쉬움을 남겼다.
전반을 1-0으로 마친 제주는 후반전에도 같은 전술로 경기를 풀어갔다.
황일수와 함께 대표팀의 부름을 받은 이창민은 후반 1분 강력한 중거리 슛으로 우라와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후반 5분에는 마그노가 헤더로 추가골을 노렸지만 상대 골키퍼 선방에 막히고 말았다.
위기도 있었다. 후반 7분 우라와의 무토 유키가 헤더 슛을 날렸다. 골키퍼 김호준은 공을 커트하기 위해 이미 골문을 비운 상황. 실점으로 이어지는 듯했다. 하지만 권한진이 골라인 바로 앞에서 공을 걷어내며 팀을 구해냈다.
제주는 이후에도 몸을 던져가며 우라와의 공격을 막아냈다. 우라와는 후반 27분 이충성(리 타다나리)을 교체 투입하며 반전을 노렸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오히려 제주의 진성욱이 후반 추가시간 쐐기골을 넣으면서 승리의 마침표를 찍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