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인 데뷔' 넥센 오윤성 "프로는 역시 다르네요"

2이닝 무실점으로 프로 무대 연착륙

'앞으로도 화이팅!' 넥센 히어로즈의 신인 투수 오윤성이 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경기에서 2이닝 무실점 투구로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경기를 마친 오윤성이 화이팅을 외치며 앞으로도 좋은 투구를 펼치겠다고 다짐했다. (사진=노컷뉴스)
떨렸던 첫 데뷔 무대. 역시 프로는 프로였다. 지금까지 상대했던 선수들과는 수준이 달랐다. 하지만 잘 버텨냈다. 무너지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성공적인 데뷔를 알렸다.

넥센 히어로즈의 미래를 짊어질 투수 오윤성이 드디어 프로 무대에 첫발을 내디뎠다. 쉽지 않은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 주어진 임무를 잘 완수했다. 팀은 대패했지만 오윤성에게는 분명 기억에 남을 경기가 됐다.


오윤성은 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경기에서 팀이 1-12로 크게 뒤진 7회초 마운드에 올라 2이닝 동안 안타 1개만 내주고 삼진 2개를 솎아내며 무실점 투구를 선보였다. 프로 첫 데뷔 무대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침착한 투구로 눈도장을 받았다.

인천고 출신인 오윤성은 지난해 열린 '2017 KBO 2차 신인 드래프트'에서 넥센의 부름을 받고 유니폼을 입었다. 고교 시절 에이스로 군림했던 오윤성이다. 하지만 입단 동기인 '바람의 손자' 이정후의 존재감에 밀려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다.

그러나 오윤성은 서두르지 않았다. 이미 1군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이정후가 부러울 법도 하지만 그는 2군에서 묵묵히 구슬땀을 흘리며 실력을 가다듬었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은 그를 배신하지 않았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꿈에 그리던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오윤성은 속전속결로 데뷔전까지 치렀다.

오윤성은 7회초 마정길을 대신해 팀의 네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출발은 불안했다. 첫 상대인 김준완에 볼넷을 내줬다. 이후 유격수 김하성의 실책과 또다시 볼넷이 나오면서 무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신인 투수에게는 너무나 가혹한 상황. 그러나 오윤성은 흔들리지 않았다. 이날 3점 홈런을 포함해 5타점을 쓸어 담던 재비어 스크럭스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그리고 윤병호에 내야 땅볼을 유도해 병살타로 이닝을 마쳤다. 무사 만루 위기를 실점 없이 막아낸 것이다.

넥센 히어로즈의 신인 투수 오윤성이 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경기에서 역투하는 모습. 오윤성은 이날 7회초 마운드에 올라 프로 데뷔전을 치렀다. (사진=넥센 제공)
오윤성은 8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대선배 이호준을 내야 뜬공으로 처리했다. 박석민에 첫 안타를 내주긴 했지만 손시헌을 삼진으로 잡아냈다. 그리고 풀카운트 접전 끝에 김태군을 유격수 땅볼로 돌려세우고 성공적인 프로 데뷔전을 마무리했다.

경기 후 만난 오윤성은 아직 들뜬 마음을 진정시키지 못한 모습이었다. 그는 "몸 풀라는 얘기를 들었을 때는 솔직히 별로 긴장하지 않았다. 자신 있게 하자는 생각이었다"면서도 "하지만 막상 마운드에 오르니 긴장이 많이 됐다"고 떨렸던 순간을 설명했다.

아마추어와 프로의 차이도 실감했다. 오윤성은 "관중이 많다 보니 누가 뭐라 하더라도 잘 안 들린다"며 "당연히 실력 차이도 크게 났다. 프로와 아마추어는 달랐다"고 말했다.

사실 컨디션이 그리 좋지 못했던 오윤성이다. 그는 "초구를 집중해서 던져 스트라이크를 잡으려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 생각보다 구속이 나오지 않았다"며 "몸 풀 때부터 구속이 좋지 못했는데 운이 좋았다"라고 털어놨다.

경험 외에 소득도 있었다. 오윤성은 "2군에 있을 때 변화구가 좋지 못해 걱정이 많았다. 그러나 이번 경기에서는 괜찮았다"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마침 아들의 1군 합류 소식을 접하고 부모님이 경기장을 찾은 상황에서 오윤성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그는 "아직 부모님을 만나지 못했다. 뒷정리를 마치고 찾아뵐 예정이다"라고 밝히고 "데뷔 기념 공도 챙겼다. 의미 있는 공이니 집에 잘 모셔놓겠다"라고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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