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정권 교체의 약속을 지킨 만큼 그의 추도식 참석은 의미가 클 수밖에 없다.
봉하마을을 찾은 추모객들도 노무현과 문재인을 함께 얘기했다. 노무현을 추억하는 만큼이나 문재인에 대한 기대감도 크기 때문이다.
경남 창원에 사는 김소희(41) 씨는 "문재인 대통령이 노 대통령과 많은 생각을 공유하신 분이라서 그 정신을 이어갈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 잘 하실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에 대한 미안함과 일종의 부채감이 덜해졌기 탓일까. 추모객들의 표정과 발걸음도 대체로 밝았다.
부산에서 온 정연우(44) 씨는 "문재인 대통령이 출범 몇일 안 되는데 너무 잘하고 있다. 개혁의지도 좋고 노무현 대통령보다 더 잘하실 것 같고. 임기 동안 예전 노 대통령처럼 사람사는 세상으로 좀 만들어줬음 좋겠다는 마음이 많다"고 감격해 했다.
이 때문에 이번 추도식은 과거와는 달리 희망을 얘기할 수 있는 분위기다. 노 전 대통령 묘역에 있는 방명록에도 희망을 이야기하는 글들이 많았다.
"8년을 기다렸습니다. 이제 다시 시작입니다.", "드디어 사람사는 세상이 다시 오려나 봅니다.", "노무현의 당신이 꿈꾸는 세상이 온다."
서찬호(53) 씨는 "노 전 대통령은 사람사는 세상을 위해 노력을 했다. 지켜드리지 못해 항상 죄송스럽다. 그래서 요번에 국민들이 문 대통령님을 선택해주셨고 꼭 지켜드려야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런 의미에서인지, 이번 추도식의 주제도 '나라를 나라답게, 사람사는 세상'으로 정해졌다. 노무현의 못다 이룬 꿈과 문재인이 펼쳐나갈 꿈을 관통하는 의미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도 추도식 인사말을 통해 "노무현 대통령님을 지켜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을 이제 가슴에 묻고, 다 함께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어 봅시다. 우리가 안보도, 경제도, 국정 전반에서 훨씬 유능함을 다시 한번 보여줍시다"고 말했다.
봉하마을에서의 바람대로, 노무현의 꿈 '사람사는 세상'이 문재인을 통해 다시 인정받는 가치로 오롯이 세워질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