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중국 저장성 우전에서 열린 '바둑 인공지능(AI)' 알파고 2.0과의 '바둑의 미래 서밋' 행사 1국에서 커제 9단은 이세돌이 승리한 4국을 연구한 듯, 극단적인 실리 포석으로 집을 확보한 채 상대의 중앙 집을 무너뜨리는 전략을 구사했다.
그러나 이세돌과 대결에서 백을 잡을 경우 양화점 포석을 펼쳤던 알파고는 이날 소목의 새로운 포석을 펼치며 커제를 당황시키킨 것을 시작으로 대국 내내 성장세를 과시했다.
커제 9단은 최대한 복잡한 수를 둬 알파고을 흐트러뜨리려했지만, 알파고는 전투를 피하면서 차분하면서도 몇 차례 상상력을 뛰어넘는 수를 선보이며 커제 9단을 수세로 몰고갔다.
현란한 수보단 뚜벅뚜벅 쉽게 두는 수가 더 무서웠다.
초반 힘겨루기의 기세 싸움은 커제의 극단적인 작전이 실패하면서 일찌감치 알파고 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커제9단은 중반 중앙 싸움에서 승부수를 던졌으나, 알파고는 1년전 이세돌 9단과의 승부 때와는 달리 정면 승부를 피하고 타협을 하면서 만회 기회 조차 주지않았다.
급성장한 알파고 2.0의 상상을 뛰어넘는 새로운 파격적인 수에 속수무책이었다.
승부는 289수 만의 백 1집반 승이었지만 대국 내내 몰리며 역전이 없었던 커제 9단의 완패였다.
이번 대국은 이세돌과의 대국 당시보다 제한시간이 2시간에서 3시간으로 늘어났고 초읽기에서 1분 3회에서 5회로 증가했다.
커제 9단은 2시간 46분 43초를 사용했지만, 알파고는 공배 메우는 것까지 40초 1수를 두며 1시간 30분 54초를 사용했다.
커제 9단과 알파고의 2국은 오는 25일, 3국은 서밋 마지막 날인 27일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