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의장은 이날 경남 김해 봉하마을 노 전 대통령 묘역에서 열린 추도식에서 "오늘 우리는 사람사는 세상 위해 치열한 삶을 살다가신 당신을 기억하고 새로운 역사 시작을 함께하기 위해 모였다"며 운을 뗐다.
정 의장은 "8년 전 그날 새벽 당신은 '운명이다' 단 한마디 말만 남긴채 우리 곁을 훌쩍 떠나셨다. 믿을 수 없었다"며 그날의 기억을 꺼냈다.
그러면서 정 의장은 "온갖 역경과 풍파 속에서도 국민만 바라보고 뚜벅뚜벅 한 길만 걸어오던 당신의 마지막 모습이 이런 것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었다"며 "원망스러운 것도 사실이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동시에 당신의 진심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하고 지켜주지 못했던 우리 자신이 밉고 미웠다"며 "하지만 대통령 영전 앞으로 모여든 시민들 앞에서 새로운 희망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언젠가 당신께서는 새시대의 맏형이 되지 못하고 구시대의 막내가 된 것을 개탄했다. 비록 그 벽을 깨뜨리는 주인공은 되지 못했지만 당신의 헌신과 노력은 결코 헛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정 의장은 "8년 전 대통령께서 뿌린 씨앗이 수천만의 담쟁이 촛불로 살아나 결코 넘볼 수 없을 것 같았던 벽을 넘고 새로운 대한민국의 앞길을 밝히는 횃불이 됐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바보 노무현'을 부르다가 감정에 복받친 듯 말을 이어가지 못했다. 잠시 감정을 추스린 뒤 정 의장은 다시 "바보 노무현이 시작한 이산(移山)의 역사를 새로 출범한 민주정부가 이어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의장은 "오늘 우리는 또다른 이름의 노무현, 바보 노무현의 친구들로 이렇게 만나 하나 됐다"고 덧붙였다.
정 의장은 "지역주의와 기회주의를 극복하고 통합의 원칙이 바로 선 나라, 권력과 기득권이 득세하지 않고 열심히 땀흘린 사람들이 대접받는 나라, 대통령의 꿈을 다시 새겼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마지막으로 "그 꿈은 반드시 이뤄질 것이다"며 "제 2, 제 3의 '바보 노무현'들이 있기 때문"이라며 "깨어있는 시민의 힘으로 민주주의를 지키고 역사 수레바퀴 앞으로 전진시켜 나아가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