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전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모습을 드러낸 건 지난 3월 구속된 지 53일 만이다.
박 전 대통령을 홀로 태운 호송차량은 이날 오전 8시 35분쯤 서울구치소를 출발해 9시 10분쯤 서초동 서울법원종합청사에 도착했다.
청와대 경호실이나 경찰의 별도 경호 지원은 없었지만, 경찰이 관계기관 협조 요청에 따라 이동로 안전 확보 차원에서 사이드카를 배치해 최소한의 교통관리를 지원했다.
박 전 대통령은 수감 전보다 다소 수척해진 얼굴과 굳은 표정으로 호송차에서 내려 빠르게 지하 구치감으로 이동했다.
감색 코트 차림의 그는 왼쪽 가슴에 수용자 신분임을 알리는 구치소 표식 수용자번호 '503'번 배지를 달고 있었다.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미결수인 경우 법정에 출석할 때 사복을 입을 수 있다.
수갑은 차고 있었지만 포승줄로 묶이지는 않았다. 통상 여성이나 고령의 수용자는 이동할 때 포승줄로 묶지 않은 경우가 많다.
특히 박 전 대통령은 '트레이드마크'인 올림머리를 연상하게 하는 머리 스타일을 공개했다.
일반적으로 올림머리는 많은 머리핀을 사용해야 하지만, 구치소에서는 머리핀 사용이 금지돼 있다.
따라서 머리끈을 이용해 뒷머리를 일부 올려 올림머리와 비슷한 머리모양을 만든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의 첫 공판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오전 10시 시작됐다.
피고인석에는 '40년 지기'인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가 나란히 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