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태섭 '"피고인 박근혜', 최순실과 한 법정 피하는 이유는?"

- 朴 전 대통령, 구속 53일만 첫재판
- 재판 첫 1분만 공개…피고인 호칭될것
- 최순실과 재판병합 가능성 높아
- 朴, 崔 앞에서 책임돌리기 불편할 것
- 뇌물죄 뒤집기 '스토리'? 쉽지 않다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금태섭(민주당 의원, 탄핵소추안 작성자)

잠시 후 8시 40분쯤이면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의왕에 있는 서울구치소를 나섭니다. 재판은 한 10시경부터 시작이 될 텐데요. 첫 재판이 열리는 거죠. 40년 지기 최순실 씨도 이 법정에 나란히 같이 서게 됩니다. 박근혜 재판, 최순실 재판. 이 두 재판을 병합할지 안 할지도 오늘 재판부가 밝힙니다. 아까 417호 얘기 우리가 잠깐 했는데요. 전두환, 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이 수의를 입고 재판 받았던 여러분 화면에서 많이 보셨죠. 바로 그 법정이 공교롭게도 오늘 법정입니다. 서울중앙지검 417호로 미리 가보죠. 변호사 출신입니다. 지난해 국회 탄핵소추안을 작성했던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 연결이 돼 있습니다. 금 의원님, 안녕하세요.

◆ 금태섭> 네,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일단 청취자들이 417호를 궁금하시네요. 왜 계속 417호냐. 이게 이유가 있습니까?

◆ 금태섭> 저도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는데 아마 큰 법정을 고른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 김현정> 제일 커서?

◆ 금태섭> 재판 관련자들이 워낙 많고 또 초기에 언론에 공개되고 하기 때문에 가장 많은 사람들이 들어올 수 있는 대법정을 고른 것이 아닌가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특별히 전직 대통령은 여기 세워라 이런 건 아닌 거예요.

◆ 금태섭> 그런 건 없죠. 그런데 전직 대통령이 다시 또 형사재판을 받는 모습을 보게 되니까 참 이런 일이 다시는 없어야 된다 그런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착잡한 아침. 박근혜 대통령이 구속된 게 3월 30일이니까 이게 53일만의 첫 재판인데 일반적인 사건들보다 이게 좀 늦은 거라면서요.

◆ 금태섭> 이렇게까지 늦어지는 경우가 잘 없습니다. 더군다나 이 사건은 지금 재판할 내용이 대단히 많은데요. 전직 대통령 형사재판에 대해서 말씀을 하셨지만, 전두환・노태우 사건 때도 이렇게 늦지는 않았다고 기억이 납니다. 아마 또 대선 일정도 고려했던 것이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드는데요. 다만 그 사이에도 공판준비기일을 계속 열면서 재판을 준비해 왔기 때문에 집중적으로 진행을 한다면 주어진 기일 내에 다 마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그렇게 보세요? 아무래도 전직 대통령이다 보니까 소소한 데부터 큰 데까지 궁금증 많이들 보내주시는데 일단은 53일 만에 과연 어떤 모습으로 등장할까를 많이 궁금해 하세요. 직전 대통령이다 보니까 더 궁금해 하시는 것 같은데 좀 이야기를 들으신 게 있습니까?

박근혜 전 대통령이 23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 금태섭> 언론에 보도된 것만 봐도 대체로 내용은 알 수가 있는데요. 그 사이에 보통 재판이 시작되면 바로 공판이 열려서 거기에서 공소사실에 대한 피고인의 입장을 듣게 됩니다. 부인을 하든지 인정을 하든지. 그런데 이 사건은 집중적으로 진행을 해야 되기 때문에 공판준비기일에서 그런 입장을 들었고 또 어떤 증거를 사용할 것인가. 증거 능력을 놓고도 양측이 많이 다투기 때문에 법원과 그것을 협의한 것으로 보입니다. 또 변호인 측에서도 사실 이 수사기록 자체가 정말 방대해서 그걸 보면서 준비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 김현정> 미결수라서 사복을 입어도 된다고요, 오늘?

◆ 금태섭> 기본적으로 형사절차상 유죄가 확정되기 전에는 무죄로 추정되기 때문에 본인이 선택하면 사복을 입을 수가 있고 지금 최순실 씨나 이재용 씨 같은 경우도 사복을 입고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렇죠. 이것도 참. 글쎄요. 중요한 사안은 아닌데 많이들 궁금해 하시는 게 트레이드마크인 올림머리. 이걸 할 수 있느냐 없느냐 이 질문도 많이 들어와요.

◆ 금태섭> 그건 보안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저도 올림머리를 해 본 적은 없지만 머리핀이 많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수용시설에서 머리핀 같은 것을 사용할 수는 없습니다. 안전사고 우려도 있고 여러 염려가 있기 때문에 그것은 안 될 것으로 보이네요.

◇ 김현정> 8시 40분쯤에 구치소에서 나오는데 법정으로 이동할 때는 당연히 일반 호송차량을 타는 거죠?

◆ 금태섭> 네, 그렇게는 알고 있는데 보도된 것처럼 최소한의 경호상의 문제 같은 것도 있기 때문에 또 언론사 차량들도 많이 따라붙지 않겠습니까? 그런 점을 고려해서 조금 조정을 하지 않을까 싶고요. 다만 일반인에 비해서 특별한 대우가 있다거나 그런 것은 없을 겁니다.

◇ 김현정> 오늘 호칭도 전직 대통령 아니잖아요, 호칭도.

◆ 금태섭> 피고인이라고 부릅니다.

◇ 김현정> 피고인이라고 부르고. 재판 과정은 앞에 1분만 공개된다 이렇게까지 알려졌는데 어느 정도나 공개가 되는 건가요?

◆ 금태섭> 재판은 기본적으로 공개재판입니다. 성폭행 사건이라거나 청소년 사건이라거나 이런 특별한 것이 아니면 공개가 되는데요. 다만 언론이 들어와서 카메라로 촬영하는 것은 맨 앞에만 가능합니다. 워낙 재판은 거의 모든 재판이 언론사의 카메라 같은 것이 들어올 수 없어서 예전에 보면 신문사에 화백들이 그림으로 그리기도 하고... 전두환, 노태우 대통령 때 그랬는데요. 재판부에서 허가하면 카메라가 들어올 수 있고 이번 사건의 경우에도 맨 처음 시작할 때 장면은 카메라에 찍도록 재판부가 허락을 했습니다.

◇ 김현정> 한 2, 3분 정도 공개될 거다...맞습니까?

◆ 금태섭> 네, 맞습니다. 그러고 나면 심리가 시작이 되는데 언론사 카메라 앞에서 진술을 하게 되면 재판의 공정성 같은 것이 문제가 될 수가 있어서 첫 모습만 보여주고 실제로 심리가 진행되는 것은 카메라는 빠질겁니다.

◇ 김현정> 비공개로. 언론에는 비공개로.

◆ 금태섭> 네네.

◇ 김현정> 그런데 지금까지는 최순실 씨가 따로 재판을 받아왔는데 오늘 어떻게 나란히 법정에 서게 된 것은 어떻게 된 거예요?

◆ 금태섭> 이게 원래 이런 관련 사건에서는 당연히 같이 서게 됩니다. 예전에 기억하실지 모르지만 전두환, 노태우 대통령도 같이 재판을 받았었는데 그때 화제가 됐던 장면이 옆에 서서 전두환 전 대통령이 노태우 전 대통령의 손을 잡았죠, 커플처럼.

◇ 김현정> 맞아요. 그랬죠.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 (사진=자료사진)
◆ 금태섭> 참 여러 가지 감정을 불러일으켰는데 당연히 병합을 하는 것은 맞습니다.

◇ 김현정> 아직 병합이 최종결정이 안 났다면서요. 서로 거부를 해서.

◆ 금태섭> 워낙 병합을 하면 안 된다고 강하게 주장을 해서 그런데요. 사실 일반적인 상식으로 변호사의 입장에서 생각할 때는 병합이 오히려 피고인들한테 유리합니다.

◇ 김현정> 그런데 왜 지금 서로 안 하겠다고 하는 거예요. 하나로 묶자는데.

◆ 금태섭> 겉으로 내세운 이유는 유죄판결을 받을 수도 있다고 하는데 만약에 최순실 씨 재판에서 어떤 증인이 유죄 얘기를 하거나 혹은 최순실 씨가 그런 얘기를 하면 전략상 그냥 같이 있다가 즉석에서 적극적으로 반박을 해야만 오히려 유죄를 막을 수가 있고 피고인한테 유리한데요. 사실 중요한 건 뭐냐 하면 이런 정도의 형사사건에서 무죄가 되면 단순히 검찰 측 증거가 부족하다는 것만으로는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실제로는 피고인 측의 스토리를 얘기해야 합니다.

◇ 김현정> 스토리요?

◆ 금태섭> 예를 들어서 박근혜 대통령 입장이라면 본인은 몰랐는데 최순실 씨가...

◇ 김현정> 이리저리했다?

◆ 금태섭> 최순실 씨가 개인적으로 비리를 저지른 것이다 그런 얘기를 하기가 입장이 곤란해서 그런 게 아닌가. 그런 것을 보면 아직도 이 사건은 정말 미스테리라고 봅니다.


◇ 김현정> 아직도 미스터리?

◆ 금태섭> 최순실 씨랑 박근혜 대통령이랑 공모 사실이 인정이 되든 안 되든 박근혜 대통령 입장에서는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그러니까 거의 지금 현재 언론에 나와 있는 증거만으로도 인정할 수가 있고 박근혜 대통령도 어느 정도는 인정한 공무상 비밀 누설 같은 경우가 있는데, 그런 것을 들이댔을 때 왜 이 사람이 자기가 대통령으로서 이런 정보를 줬는지가 명확하게 본인이 말한 적이 한 번도 없거든요. 그런 얘기를 하기가 인간적이나 감정적으로 불편해서 그런 것이 아닌가. 사실상 어떻게 보면 소송 전략적 입장보다도 개인적인 관계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이 드는데 정말 이해하기가 어려운 얘기입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법조인으로서 보시기에는 이런 경우에는 99.999% 병합. 하나로 재판 묶는 게 당연한 거군요?

◆ 금태섭> 오히려 피고인 측에서...

◇ 김현정> 유리하기도 하고.

◆ 금태섭> 피고인 측에서 병합을 해 달라고 요청을 해야 됩니다.

◇ 김현정> 그런 의미에서 미스테리라는 말씀이에요.

◆ 금태섭> 그런 의미에서는 미스터리고. 사실 사건 내용 자체도 지금 특검수사에서 이런 것을 통해서 상당히 밝혀졌다고는 하지만 우리나라 사정을 잘 모르는 외국 사람들이 물어본다면 도대체 대통령이 왜 그런 짓을 했냐. 여기에 대해서 말을 해 줘야 되는 사람이 박 전 대통령인데 한 번도 그게 없지 않습니까?

◇ 김현정> 한 번도 없죠.

◆ 금태섭> 그러니까 뭐 심지어 구속 이런 얘기가 나온 것도 아직도 그 부분이 불분명한데... 간접적으로는 박근혜 대통령쪽에서는 최순실 씨 개인적인 비리다. 그 사람이 이런 식으로 얘기를 했는데 최순실 씨 앞에서 차마 그런 얘기를 못해서 그런 건가 그런 추측까지 듭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어쨌든 거의 100%. 99.99% 이 재판은 하나가 될 거다 이런 말씀이시고.

◆ 금태섭>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이런 얘기가 들려요. 지금 가장 핵심적인 혐의가 뇌물죄 아니겠습니까, 뇌물죄. 이걸 입증을 해야 하는데 지금 뇌물죄 입증이 쉽지 않을 거라는 우려가 나옵니다. 삼성의 매머드급 변호인단을 상대로 해가지고 단지 몇 명의 검사, 몇 명의 특검이 지금 고군분투하고 있다. 막강한 로비력 앞에 증인들이 말을 좀 바꾸고 있다는 얘기도 들리고. 어떻게 생각하세요. 어떻게 알고 계세요?

◆ 금태섭> 기본적으로는 말씀드렸듯이 크게 나눠서 공무상 기밀누설하고 뇌물죄, 직권남용죄가 있는데 뇌물죄가 입증하기가 어려운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아까 말씀드렸듯이 이것이 무죄가 나려면 피고인 측에서 설득력 있는 스토리를 마련해야 되거든요. 왜 어떻게 해서 이런 돈을 받게 됐는지 또 삼성으로 하여금 정유라 씨한테 왜 이렇게까지 특혜를 주게 얘기를 했는지. 그 부분에 대해서 박근혜 대통령 측에서 나름의 설득력이 있는 스토리를 제시하지 못한다면 무죄를 받기가 힘들 거고요. 특검에서 나름대로 철저히 수사를 했기 때문에 저는 충분히 유죄판결을 받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오늘 첫 재판입니다. 이제 시작입니다. 국민들이 관심 있게 봐야겠고요. 올림머리가 중요한 게 아니라 이 혐의들이 어떻게 입증이 되는지 끝까지...

◆ 금태섭> 이번 재판을 통해서 우리 형사사법도 장말 정의를 항상 이룬다는 것을 보여줬으면 좋겠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이렇게 이야기하면서도 착잡한 마음입니다. 여기까지 말씀 듣죠. 금태섭 의원님, 고맙습니다.

◆ 금태섭>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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