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지검장은 이날 오전 8시 50분쯤 서울 서초동 검찰청사에 도착해 '오늘 첫 출근인데 소감 한 말씀 해달라'는 취재진 요청에 이같이 밝혔다.
하지만 '국정농단 사태 추가 수사와 우병우 재조사 여부'에 대한 질문에는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고 집무실로 향했다.
윤 지검장의 출근 당시 노승권(52·21기) 1차장검사와 이동열 (51·연수원 22기) 3차장검사, 이정회(51·23기) 2차장검사 등 간부들이 마중을 나왔다.
윤 지검장은 취임식을 생략하고 검사·직원들과 약식 상견례만 갖기로 했다.
이른바 돈봉투 만찬 사건에 연루돼 감찰을 받게 된 이영렬 전 서울중앙지검장이 사퇴해 조직이 어수선한 마당에 취임식이 부적절하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지검장은 당장 조직을 재정비하고 일선 실무진들을 다독여 업무에 집중해야 하는 만큼 안정적인 행보를 보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일단 문재인 대통령의 검찰개혁 기조로 인한 내부의 반발 심리를 누그러뜨려야 하고, 수사 채비도 갖춰야 하는 등 과제가 산적해 있다.
지난해와 올 초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 검찰 수사가 미진했을 뿐 아니라 박영수 특별검사팀에서 넘긴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재수사 요구가 일순위로 거론된다.
국가정보원 댓글사건 수사 당시 국회 청문회에 나와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는 말을 남긴 윤 지검장이 법과 원칙에 따라 소신껏 수사를 지휘할 것이란 분석이다.
한편 이날 이창재 전 법무부 차관은 마지막 출근길에서 윤 지검장 등 검찰 인사의 절차적 논란과 관련해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 전 차관은 "지금 시스템상 (자신의) 제청 없이는 대통령의 인사 재가가 나올 수 없게 돼 있다"고 단언했다.
앞서 이완규 인천지검 부천지청장은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이번 인사에서 제청은 누가 했는지, 장관이 공석이니 대행인 차관이 했는지, 언제 했는지 의문"이라는 내용의 글을 올려 사실상 검찰 인사에 대한 불만이라는 분석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