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문 대통령의 경제철학인 '사람 중심 경제'를 구현하기 위한 정책들이 본격 추진될 전망이다.
제이노믹스로 흔히 불리는 문 대통령의 '사람 중심 경제'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경제 성장보다는 국민들의 소득 확대를 중심으로 한 경제 성장을 도모하는 내용이다.
한국경제는 그동안 '재벌'로 대표되는 대기업 중심으로 성장해 그 과실이 가계까지 흘러내리도록 하는 방식으로 운영돼 왔지만 이제는 한계가 드러난 만큼 국민의 소득이 늘어나게 해 소비 진작과 경기활성화, 기업 활력 제고 등으로 이어지도록 성장 전략을 바꾸겠다는 것.
특히 문 대통령이 "새 정부는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저성장 위기 속에 출범해 빠른 시일 내 위기를 극복하고 일자리를 통한 경제활성화를 이루는 게 가장 중요한 국정과제"라고 21일 경제팀 인선을 발표하면서 강조한 점을 고려하면, 김동연 경제팀은 우선 안정적인 경제운용을 통해 일자리 창출과 경제활성화에 주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제이노믹스의 또 다른 축은 재벌개혁이다. 대기업 위주의 경제성장에서 탈피하자면 대기업의 독과점을 지양하고 중소 벤처 기업도 공정한 성장 기회를 갖도록 시장의 질서를 유지하고 지원해 주는 것이 긴요하다.
재벌이 골목 상권을 침해하거나 이른바 '갑질'을 하지 못하게 하는 한편으로 중소 벤처 기업의 성장을 적극 돕겠다는 게 문재인 정부 경제공약의 요체다.
장하성 내정자나 김상조 내정자 모두 그동안 진보적 학자로서 소액주주 운동을 함께 전개하는 등 경제 민주화와 재벌 개혁을 위해 '실천적인 노력'을 했던 전력이 있다.
'재벌 저격수'로 불리던 장하성, 김상조 두 학자를 전격 기용해 재벌정책에서 커다란 변화가 예상되고 분배쪽에 경제의 중심추가 더 기울 것으로 예상되지만 새 정부가 재벌 개혁을 급격하게 추진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두 내정자 모두 "재벌 개혁이 대기업들을 해체하자거나 인위적 또는 강제적 조치를 하자는 것이 아니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하고 있고, 새 정부 경제팀의 다른 한 축인 경제부총리에 관료 출신이 내정되면서 안정적 경제운용이 기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제교사로 불렸던 김광두 서강대 석좌 교수를 문 대통령이 신임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으로 임명한 점도 '진보적 경제 전문가들을 전면에 내세워 급진적 개혁을 추진하는 시나리오'는 채택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을 뒷받침한다.
문 대통령은 이날 김 교수의 임명에 대해 "대한민국의 개혁적 보수를 대표하는 경제학자로 저와 다소 다른 시각에서 정치, 경제를 바라보던 분이지만 경제 문제도 합리적 진보와 개혁적 보수가 손잡아야 한다"면서 "국민 삶을 중심에 놓으면 얼마든지 함께할 수 있고 우리 경제가 가야 할 길이 성장이냐 분배냐의 이분법이 아닌 성장·분배의 선순환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