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아직도 두산은 5위, 가을야구 마지노선에 걸쳐 있다. 20일까지 21승19패1무로 5할 승률에서 +2승이다. 지난해 통합 우승, 최근 2년 연속 한국시리즈(KS) 정상 등극을 이룬 두산임을 감안하면 초반 기대에는 살짝 못 미치는 성적이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겠으나 공교롭게도 두산은 같은 서울 연고 구단들에 밀린 게 발목을 잡고 있다. 올해 두산은 유난히 서울 라이벌들 앞에만 서면 작아졌다.
잠실 라이벌 LG에 두산은 3전 전패했다. 특히 어린이날 시리즈에서 당한 시리즈 스윕이라 더 뼈아팠다. 1996년부터 열린 어린이날 잠실 라이벌 시리즈에서 두산이 LG에 스윕을 당한 것은 8년 만이다.
두산은 올해 넥센에도 약했다. 두 번의 시리즈에서 단 1번만 승리했다. 1승5패, 열세로 승패 마진이 LG보다 많다. 지난해 두산은 LG에 9승7패, 넥센에 9승6패1무로 우세했다.
올해 두산은 최강 선발 '판타스틱4'의 한 축인 마이클 보우덴의 부상과 박건우, 오재일 등 지난해 히트 상품의 부진 등으로 정상 전력은 아니다. 그럼에도 두산은 대부분 팀들과 상대 전적이 비슷하거나 우세하다. 1위 KIA에 3승2패, 2위 NC와 3승3패, 호각이고 영남권인 롯데(4승1패), 삼성(4승1패1무)에는 천적이다.
반면 LG는 서울 연고팀들에 대한 우세를 바탕으로 상위권을 달린다. LG는 앞서 언급한 대로 두산에 3전승을 거뒀고, '엘넥라시코'의 상대 넥센에도 3승 무패 행진이다. LG는 24승18패, 3위를 달리는데 +6승이 공교롭게도 서울팀들과 승패 마진과 같다.
그러나 LG는 상대적으로 지방팀들에 약했다. 1위 KIA와 2위 NC에 모두 2승4패 열세를 보였다. 중하위권인 롯데(2승3패)와 특히 한화(2승4패)에 밀린 게 아쉬운 LG다. 여기서 5할 승률 이상만 가져갔어도 LG는 2위다.
특히 LG는 향후 가을야구에서 만날 가능성이 높은 KIA, NC에 대한 승률을 높여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정규리그 순위 경쟁도 중요하지만 포스트시즌에서 심리적인 열세를 지워야 하는 까닭이다.
LG와 두산은 이번 주말 일정을 마치면 23일부터 다음 주중 시리즈를 펼친다. 과연 두산이 약세를 극복할지, LG가 강세를 이어갈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