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첫 날인 지난 10일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를 내정하면서 "중요한 인사라고 생각되면 언제든지 국민들 앞에 직접 설명하겠다"는 약속을 이행하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파격'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문 대통령이 춘추관 브리핑장에 나타나기 10여 분 전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님이 인사 관련 발표만 하고 질문과 답변 시간은 예정돼 있지 않다"고 공지했다.
통상 기자들은 중요한 이슈가 있지 않는 한 사전 공지에 따라 대통령 예우 차원에서 궁금한 사안은 국민소통수석이나 청와대 참모들에게 대신 물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헌재 소장에 대한 인사여서 제가 예우상 직접 기자실에서 브리핑하게 됐다"고 설명한 뒤 퇴장하지 않고 갑자기 "혹시 질문 있으십니까?"라고 기자들에게 물었다.
문 대통령의 예상하지 못한 '기습'에 잠시 당황했던 기자들은 '김이수 지명자의 잔여 임기 수행 여부가 어떻게 되는지'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승진 임명 배경이 무엇인지' 등의 질문을 쏟아냈다.
문 대통령의 이런 '돌발' 행동에 "질문시간은 없다"고 공지한 청와대 관계자도 당황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임기 중 기자들과의 질문·답변을 최대한 배제했다. 질문권을 부여해도 사전에 질문지를 취합해 검토한 뒤 답변에 나선 것과 비교하면, 문 대통령의 이날 행보는 청와대 참모들도 전혀 예측하지 못한 것이었다.
박 전 대통령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국민들의 분노가 극에 달했던 지난해 10월과 11월 세 차레나 대국민담화를 진행했지만, 입장표명만 한 뒤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다음 기회에"라고 말하며 퇴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