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KIA와 3위 LG의 격돌이었다. 2위를 달리는 NC가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는 시리즈였다. 일단은 KIA가 17일까지 2연승을 달리며 LG의 거센 도전을 뿌리친 상황이었다.
김 감독은 "물론 결과야 보긴 하지만 특별히 신경을 쓰거나 할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아직 시즌 초반이라는 것이다. 김 감독은 "우리도 선두권에 있지만 이제 40경기를 치르지 않았느냐"면서 "아직 100경기가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시즌을 길게 보고 충분한 호흡으로 치르겠다는 것이다. 아직 NC는 완전한 전력이 아닌 상황. 초반 페이스를 끌어올리다 후반 뒷심이 달릴 수 있는 만큼 여유를 갖고 힘을 비축하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 NC는 다소 힘을 뺀 라인업으로 나섰다. 부상 복귀한 베테랑 이호준(41)을 6번 지명타자로 넣어 컨디션을 점검했고, 마무리 임창민도 사실상 배제했다. 앞선 2경기 모두 2-1 승리를 거두면서 여유가 생긴 데다 불펜 필승조가 많은 이닝을 소화한 까닭이다. 주전 2루수 박민우의 기용도 조심스러운 NC다.
사실상 마음을 비우고 나선 것. 다만 이날 경기에 대해서는 "어제, 그제는 투수들이 잘 해줬고, 승부처에서 홈런이 나왔다"면서 "오늘은 타자들이 전반적으로 쳐주고 선발 이민호가 5, 6회는 버텨줘야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두산은 5선발급인 함덕주가 나섰다.
이런 가운데 NC는 경기 초반 선발들을 적잖게 뺐다. 선발 이민호가 2이닝도 채우지 못하고 6실점으로 무너지면서다. 박석민, 손시헌, 이종욱 등이 빠졌다. 2연패를 당한 두산이 총력전에 나설 것인 만큼 뒤집기가 쉽지 않다고 본 것.
그럼에도 NC는 소득이 있었다. 이호준이 비록 운은 따르지 않았지만 배트 중심에 맞는 타구들이 나왔다. 1회 1사 만루에서 이호준은 잘 맞은 타구가 유격수에 걸려 병살타가 됐지만 3회 우익수 희생타로 타점을 올렸다. 비록 올 시즌 뒤 은퇴하지만 이호준은 최근 4년 연속 20홈런, 90타점 이상을 올린 선수. 시즌 중후반 타선에 힘을 실어줄 자원이다.
NC는 앞선 2경기에서 더스틴 니퍼트, 장원준 등 상대 에이스의 선발 등판 때 2승을 따냈다. 특히 16일에는 구창모와 니퍼트 대결이었는데도 이겼다. 18일 NC는 졌지만 여유 속에 이유 있는 패배를 안은 셈이었다. 아직 NC는 공룡의 발톱을 숨기며 날카롭게 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