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현지시간으로 18일 후안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직후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특검 임명을) 존중하지만 이는 전체적으로는 마녀사냥"이라고 강조했다. 추가 질문이 나오자 "아니, 아니, 다음 질문"이라며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앞서 이날 오전 자신의 트위터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이것은 미국 역사상 한 정치인에 대한 가장 거대한 마녀사냥"이라고 글을 올렸다. 또 "힐러리 클린턴 캠프와 버락 오바마 정부에서 일어난 모든 불법 행위에는 특검이 한 번도 임명되지 않았다"며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날 중동과 유럽 순방을 앞두고 주요 방송사 앵커들과 오찬을 함께 한 자리에서도 "(특검수사는) 우리가 분열되고 통합되지 못한 나라라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에 미국을 완전히 망칠 것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특검 수사는 선거에서 패배한 민주당의 순전한 변명일 뿐"이라며 "이것은 아주 아주 부정적인 것이고, 희망하기로는 우리가 위대한 일을 하려면 하나가 되어야 하기 때문에 이것(특검수사)이 빨리 지나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로젠스타인 법무부 부장관이 특검 임명을 발표하기 30분 전에 통보를 받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제프 세션스 법무부 장관은 러시아 내통 의혹과 관련해 청문회에서 거짓 증언을 했다는 논란이 커지면서 관련 수사에서 손을 뗀 상태다.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의 격앙된 반응과 달리, 미 의회에서는 뮬러 전 FBI 국장을 특별 검사로 임명한 것에 대해 초당적으로 환영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뮬러 특별검사는 FBI에서는 전설적인 인물로 초당적 신임을 바탕으로 자신의 임기인 10년을 넘어 12년 동안 국장을 지냈다. 재임기간 대통령은 물론 의회와도 맞서 수사를 관철시켜 최고 수사기관으로서 FBI의 독립성을 한껏 높인 인물이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뮬러 특검 임명은 매우 필요한 조치"라며 "로젠스타인 법무부 부장관이 옳은 일을 했다"고 결정을 반겼다. 여당인 공화당의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도 "나라를 위해서 모든 정당은 특검 수사에 완전히 협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화당은 대체로 부정적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대놓고 환영하는 모습을 보이지도 않았다. 밋치 맥코넬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특검 임명은 러시아 대선개입 수사가 계속 될 것이라는 점을 확인해 주는 것"이라고만 입장을 밝혔다.
폴 라이언 하원 의장도 "그것이 어떤 결론으로 이어지든 간에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최우선 과제는 완전하고 독립적인 수사를 보장하는 것이며, 로버트 뮬러를 특검으로 임명한 것도 이런 목적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공화당은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의 편에 서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지만, 수사 결과에 따라서는 공화당이 지지를 철회할 가능성도 엿보이는 대목이다.
굽히지 않는 대쪽 수사로 정평이 난 뮬러 특검이 어떤 수사 결과를 내놓는지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운명도 결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