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가슴에서 사라진 '세월호 배지'…왜?

가족협의회 "대통령이 세월호에만 매달리는 것 바라지 않아. 괜찮다"

(사진=자료사진)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 내내 왼쪽 가슴에 달고 있던 세월호 추모 '노란 리본 배지'가 사라진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문 대통령의 세월호 리본은 취임 첫날인 지난 10일부터 찾아볼 수 없었다. 당선이 사실상 확정된 지난 9일 밤 서울 광화문 광장을 찾았을 때가 세월호 리본을 달고 나온 마지막 모습이었다.

물론 문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에 남다른 관심을 보여왔다. 지난 15일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김초원·이지혜 기간제 교사에 대한 순직 인정 절차를 지시한 게 대표적이다.


지난 12일에는 미수습자 유골이 발견됐다는 기사에 달린 한 희생자 부모의 가슴 아린 댓글에 직접 댓글을 얹으며 국민들의 눈시울을 붉어지게 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 '세월호 참사를 정치적으로 이용해 표를 얻으려는 심산'이라는 비판을 받을 때도 세월호 리본을 떼지 않았다.

이처럼 애착이 깃든 세월호 배지였지만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계속 달고 있는 것도 적잖은 부담이었다. 나라를 대표하는 국가원수로서 불필요한 정치적 논란을 자아낼 수 있다는 판단에 결국 배지를 떼어낸 것으로 보인다.

후보자 신분으로 세월호 배지를 단 것은 세월호 참사를 포함한 국가적 재난에 대한 관심과 적극적인 대응을 다짐하는 차원이었다면,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실행 쪽에 초점을 맞추는 게 더욱 중요하기 때문이다.

세월호 침몰로 목숨을 잃었지만 정규직이 아니라는 이유로 외면받은 기간제 교사의 순직 인정 업무지시와 세월호 특조위 재조사 의사 천명 등이 이를 뒷받침한다.

세월호 유가족들도 별로 괘념치 않는 분위기다. 세월호 가족협의회 전명선 위원장은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문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국정운영을 모두 총괄하시는 분"이라며 "세월호 일에만 매달리는 것은 유가족들도 바라지 않고, 리본을 떼어낸 것도 괜찮다"고 했다.

그러면서 "취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김초원·이지혜 기간제 교사에 대한 순직 절차를 지시했고, 민정수석실에서도 세월호 특조위 방해 정황 등에 대한 조사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문 대통령이 우리들과 약속한 바를 하나씩 지켜가는 것 같아 (오히려) 응원하는 마음이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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