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위주의, 엄숙주의가 아닌 '일하는 대통령', '소통하는 대통령'이라는 이미지 부각
- 트럼프, 마크롱과 비교해 안정적인 출발세…"한국인이 부럽다"는 외국인들의 반응
- '우리 이니'라는 애칭으로 팬덤현상도 일으켜…이미지 정치라는 야당 비판도 나와
- 친근한 대통령이 민생에도 도움이 될까? "정치는 토론만으로 이뤄지지 않아"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20:00)
■ 방송일 : 2017년 5월 16일 (화) 오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이택광 교수 (경희대)
◇ 정관용> 문화비평가 경희대학교 이택광 교수와 함께하는 일상다반사 시간입니다. 오늘은 출근길부터 식사 후 티타임까지 요즘 매일 언론에서 조명하는 분. 바로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고자 합니다. 이런 참신한 모습들이 나오니까 20~30대 젊은층 사이에서는 일종의 팬덤 현상까지 만들어지고 있다는데 이것들을 어떻게 볼 수 있을지 경희대학교 이택광 교수. 어서 오십시오.
◆ 이택광> 반갑습니다.
◇ 정관용> 지난 한 일주일 어떠세요, 보시기에?
◆ 이택광> 우려하는 목소리들도 있었는데요. 제가 평가하기는 상당히 굉장히 안정된 그런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리고 박근혜 정부와 대비되는 여러 가지 코드들을 그것이 의도적이든 아니면 자연스럽게 하시는 것이든 좀 장착을 한 거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고요. 두 가지가 뭐냐 그러면 일하는 정부를 보여주기 위한 것. 두 번째가 소통의 코드입니다. 소통의 어떤 모습들을 보여주려고 하는. 두 가지 모습들을 아주 부각시키는 일주일이었다고 생각이 들고요. 첫 번째 일하는 정부의 모습들은 취임 당일부터 일자리구상위원회를 만든다든가.
◇ 정관용> 일자리위원회 구성.
◆ 이택광> 일자리위원회를 만든다든가 또는 11일 업무지시 이후로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사실상 논란이 있어서 금지되고 했는데 다시 제창하게 한다든가. 또 역사교과서를 폐지한다든가 또는 미세먼지 감축을 위해서 화력발전소, 노후된 화력발전소, 석탄화력발전소를 중지시킨다든가. 이런 조처들을 아주 신속하게 내었습니다. 이런 모습들은 국민들에게는 일하는 정부다, 사실 워낙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일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 정관용> 뭔가 하나씩, 하나씩 매일매일 뭔가를 한다.
◇ 정관용> 임명된 사람들도 바로 기자들한테 질문받아서 답변하고.
◆ 이택광> 과거에 우리가 물론 김대중 정부나 노무현 정부를 거쳤지만 그때보다 더 파격적인 그런 행보들을 보이고 또 이제 어떻게 보면 웨스트윙이라는 미국 드라마가 있었거든요. 그런 분위기도 난다, 이런 말도 나오는데 그만큼 국민들이 급하게 여겼던 소통하는 대통령의 모습을 보여주는 데 주안점을 뒀다. 그리고 굉장히 그것이 일주일 동안 성공적이었던 거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듭니다.
◇ 정관용> 일상적인 업무는 비서들이 근무하는 곳에 직접 내려와서 업무를 본다. 이런 것들도 기존에 있던 어떤 권위주의, 엄숙주의 이걸 타파하는 그런 모습이라고 평가해야 되겠죠?
◆ 이택광> 그렇습니다. 물론 구내식당에서 같이 식사도 하시고 이런 모습도 보이는데 역대 대통령이 부임을 하면 구내식당에서 식사를 하셨어요.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 같은 경우는 그 식사를 하시기는 하시지만 그게 형식적인 차원이 아니라 조금 다른 방식들이 있었다고 봅니다. 그게 대화를 하는 방식이라든가 단순하게 가서 밥 먹고 가는 게 아니라 그런 보여주기식의 어떤 소통, 소탈 이런 것들이 아니었던 것 같고요.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또 그와 관련된 여러 가지. 물론 그것이 정치인들이 항상 취하는 이미지일 수도 있겠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가지고 있는 이런 몇 가지 장점과 결합을 하니까 조금 더 다른 해석의 여지들을 주는 게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어요.
◇ 정관용> 또 세월호 때 희생된 기간제 교사 2명, 순직 인정하도록 지시했고 뿐 아니라 한 선생님의 아버님하고는 직접 전화 통화까지.
◇ 정관용> 김초원 선생님의 아버지 김성욱 씨입니다. 직접 전화를 거셔서 소통하는 대통령의 모습을 보이고 이런 여러 가지 조처들을 취했죠. 그것도 굉장히 신속하게 취하는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에 상당히 그런 부분들이 기존에 또 지지자들에게는 굉장히 안정감을 주고 또 불안한 시선으로 바라봤던 분들에게도 어? 괜찮게 하네라는 생각들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 같아요.
◇ 정관용> 이웃나라들의 대통령들하고 비교해 봅시다. 한 100일쯤 전 취임한 트럼프 대통령하고 한번 비교해 보실래요?
◇ 정관용> 집권 초에 제일 지지율이 높죠.
◆ 이택광> 그런데 취임하자마자 지지율이 떨어져서 역대 최저 지지율입니다. 30%대로 떨어졌죠. 더 내려갈 것 같아요. 그래서 이런 것들이 거의 뭐 지금 트럼프 대통령이 처하고 있는 상황들을 설명해 주는 것 같고 또 니컬러스 크리스토퍼 콜드웰이라는 MIT에 있는 굉장히 시니컬한 칼럼니스트인데 뉴욕타임즈의 칼럼니스트. 이분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트럼프의 가장 잘난 점이 하나 있다면 능력이 없다는 것이다. 이렇게 또 비웃었어요.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 과거의 박근혜 전 대통령 같은 모습이 있습니다. 그와 관련돼서 지금 트럼프과 너무 대조적인 모습들을 문재인 대통령이 보여주고 있죠.
사실 이게 저 같은 경우 피부로 느껴지는 게 페이스북을 통해서 제가 외국 친구들하고 많이 교류를 하고 있는데 이미 아는 분들이죠. 이미 아는 분들이 소통을 하는 겁니다. 그런데 이 친구들이 지금 미국에 있는 친구들이 저한테 굉장히 부럽다는 메신저로 메시지로 많이 보내요. 그래서 우리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이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이런 소리를 합니다.
◇ 정관용> 계속 공약했던 거 다 어기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 같은 경우는. 실현되는 게 거의 하나도 없고 허풍만 뻥뻥 친 셈이 돼버렸고 최근에 또 FBI 국장. 코미 국장 경질하고 나서는 진짜 본격적인 탄핵론까지 막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 이택광> 저는 탄핵도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고요. 사실 러시아 게이트도 있지만 이분이 사실 이렇게 가다가 어떤 결정적 계기를 만나면 또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까 싶고요. 그래서 지금 사실 민주당 지지자들 같은 경우 벼르고 있죠. 그래서 트럼프의 트 자만 나와도 경기를 일으키는 그런 상황이다, 이런 전갈이 있습니다.
◇ 정관용> 이런 트럼프의 모습이 있기 때문에 어쩌면 문재인 대통령의 이런 모습들이 더 돋보이는 면도 있는 것 같고 또 며칠 일찍 당선된 프랑스의 마크롱 대통령. 취임식 때 55만 원짜리 정장을 입은 게 화제가 되더라고요.
◆ 이택광> 사실 프랑스 같은 데는 사생활과 관련돼서 그렇게 큰 문제제기를 하지 않는데 저는 이게 프랑스 내에 특히 르펜을 중심으로 하는 그런 약간의 상류계급에 대한 어떤 반감들, 이런 걸 이용하는 정치인들이 있지 않습니까? 그런 영향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그래서 그런 마크롱이 가지고 있는 그런. 사실 마크롱은 정당의 지지세를 가지고 대통령이 된 분은 아니지 않습니까? 그런 측면에서 그런 논란들 자체는 크게 마크롱이 앞으로 수행할 여러 가지 업무에는 큰 문제가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고요. 물론 가십에 해당되는 거죠. 사실 저는 더 큰 문제는 마크롱의 부인. 지금 프랑스 영부인입니다.
◇ 정관용> 24살 연상.
◆ 이택광> 나이 차이를 가지고 조롱을 하는 그런 현상들이 지금 프랑스에 있어요. 사실 우리가 프랑스에 갖고 있는 선입견들이 깨지는 건데 전 세계적으로 사실 굉장히 안 좋은 일들이 지금 정치적인 의미에서 일어나고 있는 거 아닌가. 거기에 비한다면 지금 한국은 복을 받지 않았나, 이런 생각을 하고요. 오히려 대조적으로 안심이 되는 그런 느낌을 받습니다.
◇ 정관용> 이처럼 취임한 지 얼마 안 되는 사람들이 트럼프, 마크롱하고 비교까지 해 봤는데 그러다 보니까 젊은층 사이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을 아예 그냥 애칭으로 우리 이니. 이렇게 부른다면서요?일종의 팬덤 현상까지 보여지는 거 아닙니까?
◆ 이택광> 그렇죠. 한국에 정치인 팬덤이 일어난 것은 최근에 와서 일어났죠. 물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노사모를 만들고는 했지만 그래도 상당히 정치적이었거든요. 이념적 지지가 있었고, 거기와 관련돼서. 그리고 뚜렷한 목적들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보이는 현상들은 문재인이라는 어떤 사람. 그러니까 셀러브리티에 관심이 큰 경향이 좀 있죠. 왜냐하면 문재인 대통령이 굉장히 잘생겼잖아요. 후보 시절부터 외모로 어필을 많이 해 오셨는데. 물론 팬덤이 윤활유 역할은 해 주지만 너무 정치가 이쪽으로 흘러가는 것은 견제해야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듭니다. 물론 이건 의제화를 통해서 계속 생산적 방향으로 가야 된다. 이런 생각이 들죠.
◇ 정관용> 바로 그 대목에서 지금 이미 또 야당들에서는 보여주기식 행보 그만해라, 이런 식의 논평도 나오고요. 그러니까 자기 옷은 자기가 벗고 커피 들고 참모들하고 산책하고. 그런다고 해서 국민들의 생활이 달라지느냐, 솔직히 그건 아니란 말이에요. 그러니까 정치, 경제적, 구조적 정책 변화와는 좀 차이가 있는. 일종의 뭐라 그럴까. 이미지 정치, 정치문화의 변화. 이걸 어떻게 평가해야 하는 겁니까?
◆ 이택광> 사실 우리가 팬덤을 경계해야 되는 이유는 말씀하신 것처럼 그것이 구체적인 정책적 변화라든가 또는 우리의 문제들을 풀어줄 수 있는 어떤 힘이 없기 때문에 그런 것이죠. 그것이 말 그대로 팬덤이고 금방 실망하면 또 식어버리기 때문에. 그래서 지지율의 어떤 마력에 걸려버리면 정치적인 어젠다가 실종될 수 있기 때문에 우려하는 겁니다. 실제로 그러한 우려는 할 수 있지만 지금 야당이 되신 그분들이 그런 말씀을 하시는 건 조금 어폐가 있다. 왜냐하면 사실 넥타이 풀고 셔츠바람으로 원탁회의 하신 최초의 분은 노태우 전 대통령이에요. 그리고 커피 들고 모여서 원탁회의 하신 분들 기억납니다. 보통 사람이 대통령이에요. 그리고 그런 이미지를 정치를.
◇ 정관용> 군사문화를 벗어나기 위해서.
◆ 이택광> 그런 것을 도입을 했었고 그리고 사실 이미지 정치를 가장 잘 활용하신 당사자가 사실 박근혜 전 대통령 아닙니까? 그러니까 사실 저는 이 이미지 정치라는 것은 윤활유 역할을 해 줄 수 있다. 왜냐하면 정치라는 것이 한국에서는 아주 토론이라든가 이런 것만으로는 정치가 이루어지지 않거든요. 정치인들의 카리스마라는 것도 사실 필요한데. 지금 문재인 대통령이 보여주는 카리스마라는 것은 굉장히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보여주고 있죠. 잘 아시겠지만 정치인의 덕목 중의 하나가 카리스마입니다. 카리스마라는 것은 군림한다라기보다는 대중들 스스로가 이분을 존경해서 옹립하는 그런 것들도 있는 거거든요. 그런 카리스마가 잘 발휘된다면 상당히 정책 추진에 힘이 되는 그런 배경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도 해 봅니다.
◇ 정관용> 오래된 일입니다마는 1993년도에 김영삼 정부가 처음 출범하던 해입니다. 그때 하나회 척결, 고위공직자 재산 공개, 금융실명제. 진짜 우리 사회의 구조를 건드리는 굵직한 개혁들을 많이 했거든요. 그런데 많은 국민들의 평가를 보면 그런 것보다 더 많이 기억하고 있는 정책이 있어요, 뭐냐 하면 청와대 앞길 개방이에요.
◆ 이택광> 그렇습니다.
◇ 정관용> 청와대 앞길 개방이 사실 국민 생활하고 무슨 관련이 있습니까? 하지만 그걸 국민들이 더 많이 기억한다는 것. 그만큼 이건 그냥 이미지 정치다라고 나쁘게만 볼 건 아니지 않습니까?
◆ 이택광> 문화가 사실 굉장히 중요합니다. 사실 우리의 사고방식, 철학 이런 것들을 바꾸는 어떤 힘이 문화에 있기 때문에 저는 한국분들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소망 중의 하나가 권위주의 문화의 타파로 봐요. 이게 굉장히 뿌리가 깊거든요. 군사문화라든가. 그런 것들이 해소될 수 있다면 대단히 좋은 것이죠.
◇ 정관용> 지금까지 권위주의, 엄숙주의를 버리는 대통령의 모습을 보지 않았습니까? 이것이 우리 정치 문화, 전체의 변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그런 행보로 이어지기를 기대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여기까지. 수고하셨습니다.
◆ 이택광> 감사합니다.
◇ 정관용> 경희대학교 이택광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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