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승인 유전자변형 식물, 밭에서 대량 발견…수입종자 검역 구멍

국내 첫 사례…나머지 수입량 추적조사

종자용으로 수입 승인받지 않은 '유전자 변형' 유채(꽃)가 발견돼 당국이 긴급 조치에 나섰다.

국립종자원은 국내에서 종자용으로 승인되지 않은 '유전자변형 생물체'(living modified organism·이하 LMO) 유채가 검출돼 긴급 현장격리 조치를 했다고 16일 밝혔다.

살아있는 유전자변형생물체를 뜻하는 LMO는 유전자변형기술을 통해 유용한 성질을 갖게 되고 생식이나 번식이 가능하므로 생태계에 혼란을 줄 위험이 있다.

이와 달리 번식 능력이 없는 유전자변형생물은 GMO(Genetically Modified Organism)라고 부른다.

예를 들어 싹을 틔울 수 있는 알곡 상태의 옥수수, 콩, 유채 등은 LMO, 이를 가공해 통조림에 넣은 것은 GMO로 분류된다.

국립종자원은 식품용·사료용으로 수입이 허용된 LMO가 종자용으로 혼입돼 환경에 방출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안전관리 시행계획을 수립하고, 해마다 '종자용 LMO 환경방출 감시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번에 검출된 LMO 유채 역시 종자원이 지역축제와 연관된 전국 8개 대규모 유채 재배단지를 검사하는 과정에서 지난 15일 강원 태백시 소도동에 있는 0.9㏊ 규모의 태백산 유채꽃 축제장에서 검출됐다.

검출된 유형은 미국 몬산토사(社)에서 개발한 제초제 내성을 지닌 'GT73' 유채로, 식약처 및 농진청으로부터 각각 국내 식품용 및 사료용으로는 안전성을 승인받아 수입할 수 있지만, 종자용으로는 수입 승인이 되지 않았다.

해당 축제장에서 지난해 8월 비LMO(non-LMO)로 수입된 중국산 유채 종자 50㎏ 가량을 재배하는 과정에서 LMO가 검출된 것으로 조사됐다.

LMO 사료 곡물이 운반 과정에서 길가에 떨어지는 등 소량씩 싹을 틔워 발견된 적은 간혹 있지만, 이번처럼 대량 밭에 심어진 채 발견된 것은 처음이다.

이는 애초에 수입 과정에서 제대로 걸러지지 않은 것이어서 검역에 '구멍'이 생겼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검역당국에 따르면 LMO 종자의 경우 식품용, 사료용, 환경영향평가용 등 세 가지 방식으로 나눠서 검사가 이뤄진다. 이번에 발견된 LMO 유채는 식품용, 사료용으로는 평가가 이뤄졌지만, 환경영향평가용으로는 평가가 이뤄지지 않았다.

다만 이미 일본, 캐나다, 미국 등에서는 평가가 완료돼 수입이 이뤄지고 있는 종자여서 환경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검역당국은 설명했다.

검역당국 관계자는 "우리 땅에 직접 심었을 때 LMO 유채가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평가가 안됐다는 의미이기는 하지만 이미 다른 국가에서는 평가가 완료돼 수입 승인이 이뤄졌으므로 특별히 독하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국립종자원은 태백시에 LMO 유채가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격리 후 소각 폐기하도록 조치했으며, 비슷한 시기 수입된 유채 종자(4t)가 판매된 수입업체 19개소를 대상으로 추적조사를 할 방침이다.

전국 유채꽃 축제장을 대상으로도 추적조사를 진행한다.

아울러 LMO 유채로 추가 확인될 경우 해당 종자·유채에 대해서도 전량 폐기하도록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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