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은행 노조, '점포축소 반대' 준법투쟁 돌입

씨티 사측 "점포 25개로 축소" VS 노측 "100개 이상 유지"

한국씨티은행 노동조합이 사측의 점포축소에 반발해 16일부터 준법투쟁에 돌입했다.

씨티은행 노조는 이날부터 1단계 준법투쟁에 돌입하면서 조합원들에게 정시출퇴근, 각종보고서 금지, 행내 공모에 따른 면접금지 등 3가지 지침을 내려 보냈다.


이에 따라 노조원들은 오전 9시 출근, 오후 5시 퇴근 시간을 엄격히 지키고, 일일 실적 목표치와 달성 관련 보고서를 올리지 않고 있다. 또 향후 인력재배치 등을 위한 은행의 공모에도 응하지 않게 된다.

앞서 노조는 15일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임금단체협상 최종 교섭이 결렬되자 “회사와 세 차례 교섭을 했으나 점포 통폐합에 대해 이견이 조금도 좁혀지지 않았다”며 16일부터 쟁의행위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지난달 28일 실시한 쟁의행위 찬반 투표에서 94%의 찬성으로 가결된 이후 이달 8일과 11일, 15일 3차례 사측과 협상을 벌였으나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노조는 사측의 자세변화가 없다면 단계적으로 투쟁 수위를 높여 전 직원 파업투쟁도 불사한다는 입장이다.

이번 쟁의의 원인은 표면적으로 임단협 결렬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사측의 점포 폐쇄 결정이 주된 이유다.

씨티은행은 126개인 영업점을 오는 7월말부터 순차적으로 폐쇄해 4분의 1수준인 25개로 축소할 예정이다. 사측의 계획대로 대규모 점포 폐쇄가 실행될 경우 상당 규모의 인력감축이 불가피하다.

노조는 점포 폐쇄가 수익성에 영향을 미쳐 향후 은행의 존립자체를 좌우할 수 있는 만큼 노조와 논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영업점의 폐쇄와 이로 인해 예상되는 대규모 인력감축, 소비자들의 불편 등을 우려하며 사측의 전략이 너무 안이하다는 것이다.

반면 사측은 인터넷뱅킹의 급격한 확산과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등으로 은행의 영업환경이 변하고 있는 현실에서 생존을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점포폐쇄는 경영권에 속하는 사안으로 노사협상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점포수를 현재의 133개에서 최소한 100개 이상은 유지할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사측은 당초 안인 32개에서 1~2곳 정도 추가할 수 있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200여개였던 씨티은행 점포는 2004년 구조조정을 통해 130여개로 축소했으며 지난달에는 올해 안에 32개로 줄이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씨티은행은 거래 중 95% 이상이 비대면 채널을 통해 일어나고 있는 영업환경의 변화에 맞춰 대형 자산관리센터 위주로 점포를 통폐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점포 통폐합의 영향을 받는 직원 800여명에 대해서는 공모과정을 거쳐 고객가치센터·고객집중센터·여신영업센터 등으로 재배치한다는 계획이다. 신설되는 고객가치센터와 고객집중센터는 전화와 인터넷 채팅 등으로 고객을 상대로 상품 소개와 서비스를 담당하는 부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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